송곳 흉터에 고농도 산을 콕 떨어뜨리는 티씨에이 크로스가 흉터를 메운다는 원리와 회차
By Dr. Kim4 min read

거울 가까이서 뺨을 보면 유독 좁고 깊게 파인 자국이 눈에 띌 때가 있습니다. 넓게 퍼진 흉터와 달리 바늘로 콕 찍은 것처럼 좁고 뾰족한 이 자국을 송곳 흉터라고 부릅니다. 이런 흉터는 얼핏 작아 보여도 깊이가 상당해서, 일반적인 레이저나 필링으로는 바닥까지 손이 잘 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쓰는 방법 중 하나가 티씨에이 크로스입니다. 고농도 산을 흉터 안쪽에만 정확히 떨어뜨려서, 그 좁은 자리에서 새 콜라겐이 차오르게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왜 하필 산을 떨어뜨리는 게 흉터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왜 이 방법이 유독 좁고 깊은 흉터에 잘 맞는지 그 원리를 하나씩 짚어봅니다.
티씨에이 크로스란 정확히 무엇일까?
티씨에이는 trichloroacetic acid의 줄임말로, 오래전부터 피부과에서 써온 화학 필링 산의 한 종류입니다. 크로스(CROSS)는 Chemical Reconstruction Of Skin Scars의 앞글자를 딴 말인데, 풀어보면 화학물질로 흉터 부위의 피부 구조를 다시 만든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인 필링은 얼굴 전체에 비교적 낮은 농도의 산을 넓게 펴 바릅니다. 반면 티씨에이 크로스는 65에서 100퍼센트 사이의 아주 높은 농도를 뾰족하게 깎은 나무 막대나 얇은 도구 끝에 살짝 묻혀서, 흉터 하나하나의 바닥에만 콕 찍듯 떨어뜨립니다. 넓게 바르는 게 아니라 좁은 점 하나에만 집중해서 작용시키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같은 산이라도 얼굴 전체에 낮은 농도로 펴 바르는 필링과, 흉터 한 점에만 아주 높은 농도를 찍어 넣는 이 방법은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넓은 필링은 표면 각질을 고르게 정리하는 데 초점이 있고, 크로스는 특정 지점의 조직을 국소적으로 다시 세우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이 차이 때문에 두 방법은 같은 산을 쓰면서도 결과물이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왜 고농도 산이 흉터 바닥을 자극하는 걸까?
고농도 산이 피부에 닿으면 그 자리의 단백질이 순간적으로 굳는 반응이 일어납니다. 마치 계란 흰자에 열을 가하면 투명하던 것이 하얗게 굳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피부과에서는 이 하얗게 변하는 반응을 프로스팅이라고 부릅니다.
이 프로스팅이 일어난 자리는 우리 몸에서 일종의 작은 상처로 인식됩니다. 상처가 나면 몸은 그 부위를 복구하기 위한 회복 반응을 자동으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하는 세포가 섬유아세포입니다. 섬유아세포는 피부 속에서 콜라겐을 만들어내는 일꾼 세포로, 콜라겐은 피부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기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둥이 무너져 움푹 꺼진 자리에 산을 자극제 삼아 떨어뜨리면, 그 자리로 섬유아세포가 몰려들어 새 기둥을 다시 세우는 작업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왜 좁고 깊은 송곳 흉터에 유독 잘 맞을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산이 퍼지는 방식입니다. 좁고 깊은 흉터 안에 산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그 산은 마치 가느다란 빨대 속에 잉크를 떨어뜨렸을 때처럼 옆으로 크게 퍼지지 않고 흉터 통로를 따라 아래로 고이는 경향을 보입니다. 덕분에 자극이 흉터 안쪽에만 집중되고, 주변의 멀쩡한 피부는 상대적으로 덜 다치게 됩니다.
넓고 얕게 퍼진 흉터라면 이런 방식이 오히려 비효율적입니다. 산이 고일 좁은 통로가 없어서 원하는 만큼 깊이 스며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송곳 흉터처럼 폭이 2밀리미터 안팎으로 좁고 깊이가 있는 흉터는 산이 자연스럽게 바닥까지 고이기 때문에, 넓은 부위에 낮은 농도를 바르는 방법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주변 피부가 받는 부담입니다. 산이 좁은 통로 안에 갇혀 있으면 옆으로 흘러나가지 않으니, 흉터를 둘러싼 정상 피부까지 함께 자극받을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같은 농도의 산을 넓은 면적에 바르면 정상 피부까지 두루 자극이 가해지지만, 크로스 방식은 흉터라는 좁은 표적에만 힘을 모아준다는 점에서 효율과 안전을 동시에 챙기는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콜라겐이 차오르며 흉터가 메워지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프로스팅 직후에는 그 자리가 붉어지고 5일에서 7일 정도 딱지가 앉는 정도의 변화만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피부 속에서는 이때부터 회복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손상된 조직을 정리하는 초기 염증 단계를 지나면, 섬유아세포가 자리를 잡고 새로운 콜라겐 섬유를 하나씩 쌓아 올립니다.
이 콜라겐 생성은 보통 시술 후 4주에서 8주에 걸쳐 서서히 늘어나며, 이후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섬유 구조가 정리되고 단단해지는 리모델링 과정이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움푹 파인 도로를 아래에서부터 새 아스팔트로 채워 올리듯, 흉터 바닥에서부터 조직이 차오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표면과의 높이 차이가 서서히 줄어드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회차를 여러 번 나눠서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의 시술로 만들어지는 콜라겐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흉터가 깊을수록 3회에서 6회 정도에 걸쳐 자극을 반복해 주는 방식이 흔히 권장됩니다. 회차를 나누는 데는 각각 이유가 있습니다.
- 한 번의 자극으로 생기는 콜라겐만으로는 깊은 흉터를 한 번에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3회에서 6회 정도 자극을 쌓아야 충분한 양이 모입니다.
- 앞선 시술 부위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자극하면 조직이 지나치게 다칠 수 있어서, 보통 4에서 8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다음 회차를 진행합니다.
- 흉터마다 깊이와 반응 속도가 달라서, 중간중간 회복 상태를 확인하며 필요한 만큼만 추가로 진행하는 것이 과도한 자극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3회에서 4회, 많게는 6회에서 7회까지, 흉터 상태를 보면서 간격을 두고 나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시술 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프로스팅이 일어난 자리는 5일에서 7일 정도 붉게 부어오르고 얇은 딱지가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과입니다. 이 딱지는 그 안에서 회복이 진행되는 동안 상처를 덮어주는 역할을 하므로, 억지로 떼어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권장됩니다.
새로 재생되는 피부는 자외선에 특히 예민한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햇빛에 많이 노출되면 그 자리에 색소가 진하게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발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언급됩니다. 더불어 보습을 충분히 유지해 피부 장벽이 회복되는 동안 자극을 줄여주는 것도 함께 권장됩니다.
모든 흉터에 다 잘 맞는 방법일까?
티씨에이 크로스는 좁고 깊은 송곳 흉터에 초점이 맞춰진 방법입니다. 반대로 폭이 넓고 바닥이 상자처럼 각진 흉터나, 물결처럼 완만하게 굴곡진 흉터에는 이 방식만으로는 충분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흉터는 흉터 아래 유착된 조직을 풀어주는 방법이나 필러, 다른 레이저 접근을 함께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라면 자극 후 일시적으로 색소가 진해지는 반응이 상대적으로 더 잘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시술 전 피부 상태를 살펴보고 농도와 횟수를 조절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농도로 떨어뜨리는 정밀함이 필요한 시술이라, 충분한 경험을 갖춘 곳에서 진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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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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