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몰 흉터에 바늘 넣어 밑을 뜯어내는 서브시전이 꺼진 흉터를 끌어올린다는 원리와 회차
By Dr. Lee6 min read

거울을 가까이 대고 보면 볼이나 관자놀이 쪽에 유독 안으로 꺼진 자국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드름이 다 아물고 붉은 기도 사라졌는데, 그 자리만 마치 도장을 찍어놓은 것처럼 움푹합니다. 로션을 바를 때 그 부분만 손끝에 걸리는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이런 흉터는 피부 겉면이 아니라 피부 속에서 뭔가가 잡아당기고 있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브시전(subcision)이라는 시술은 바로 그 속에서 당기는 힘을 없애주는 방법입니다. 겉을 깎거나 태우는 게 아니라, 안에서 흉터를 붙들고 있는 끈 같은 조직을 바늘로 끊어주는 원리입니다. 왜 이런 접근이 효과가 있는지, 그 경로를 하나씩 짚어 봅니다.
흉터가 왜 꺼진 채로 남을까?
여드름 염증이 깊이 들어가면 피부 안쪽의 진피(피부 겉층 바로 아래, 콜라겐이 그물처럼 얽혀 있는 층)까지 손상됩니다. 몸은 이 손상을 메우려고 회복 조직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종종 섬유성 밴드(fibrous band, 상처를 아물게 하려고 몸이 만든 질긴 실 같은 조직)가 생깁니다.
문제는 이 밴드가 피부 표면과 그 아래 더 깊은 층을 서로 붙여버린다는 점입니다. 마치 텐트 천을 말뚝에 실로 꽉 묶어놓은 것과 비슷합니다. 실이 팽팽하게 당기고 있으니 천이 그 지점에서 아래로 눌려 들어갑니다. 피부도 똑같습니다. 밴드가 표피(맨 겉피부)와 더 깊은 조직을 당기고 있어서, 그 지점만 주저앉아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흉터를 흔히 boxcar형, rolling형이라고 부르는데, 둘 다 이 유착(붙어서 당기는 것)이 핵심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래서 표면만 다루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고, 안에 있는 그 실 자체를 끊어야 근본적인 접근이 됩니다.
이 유착이 있는지 없는지는 손끝으로도 어느 정도 확인됩니다. 흉터 주변 피부를 양옆으로 팽팽하게 당겨봤을 때, 유착이 있는 흉터는 잘 안 펴지고 그 자리만 계속 눌려 있습니다. 반면 유착이 없는 흉터는 피부를 당기면 주변과 함께 자연스럽게 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간단한 촉진이 서브시전이 도움이 될지 가늠하는 첫 단서가 됩니다.
바늘이 실제로 무엇을 끊는가?
서브시전은 특수하게 다듬어진 바늘(끝이 살짝 뭉툭하거나 갈고리 모양인 것을 씁니다)을 흉터 옆쪽 피부에 살짝 찔러 넣고, 흉터 바로 밑을 부채꼴로 왔다갔다 움직이는 시술입니다. 이 움직임으로 앞서 말한 섬유성 밴드를 물리적으로 끊어냅니다.
밴드가 끊어지는 순간 흉터를 아래로 당기던 힘이 사라집니다. 텐트 예시로 다시 돌아가면, 팽팽하던 실을 가위로 자른 것과 같습니다. 실이 없어지니 눌려 있던 천이 원래 위치로 어느 정도 돌아옵니다. 피부도 밴드가 끊어지면 바로 그 순간 흉터 부위가 살짝 들리는 것이 손으로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경로가 있습니다. 바늘이 지나가면서 그 자리에 작은 상처(미세 손상)를 새로 만드는데, 몸은 이걸 메우려고 새 콜라겐을 만들어냅니다. 콜라겐은 피부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기둥 같은 단백질입니다. 기둥이 새로 세워지니 시간이 지나면서 흉터 바닥이 조금씩 더 채워지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왜 바로 확 좋아지지 않을까?
시술 직후에는 흉터가 눈에 띄게 들려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밴드가 끊어진 즉시 나타나는 효과입니다. 그런데 1주에서 2주 지나면 다시 어느 정도 꺼지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유는 몸이 새로 생긴 상처를 메우는 과정에서 또 다른 섬유 조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브시전은 한 번으로 끝내는 시술이 아니라, 4주에서 6주 간격을 두고 3회에서 6회 반복하면서 콜라겐이 충분히 쌓일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매번 조금씩 밑을 다시 다지는 셈입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새로 만들어진 콜라겐이 누적되면서 흉터 바닥이 점점 더 안정적으로 올라옵니다.
이 과정을 계단을 오르는 것에 비유해볼 수 있습니다. 한 칸씩은 낮아 보여도, 여러 칸을 밟고 올라가면 처음 서 있던 자리보다 훨씬 높은 곳에 도달하게 됩니다. 서브시전도 매 회차가 작은 한 칸이고, 그 칸들이 쌓이면서 흉터 바닥이 서서히 올라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이해하면 좀 더 와닿습니다.
레이저를 같이 하는 이유는 뭘까?
서브시전은 흉터를 당기는 힘을 없애고 흉터 밑을 채우는 데는 유리하지만, 흉터 가장자리의 각지고 급격한 경계선 자체를 부드럽게 다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게 프랙셔널 레이저(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촘촘히 뚫어 그 주변 콜라겐 재생을 자극하는 방식)입니다.
두 방법은 각자 다른 층, 다른 문제를 다룹니다.
- 서브시전은 피부 깊은 층의 유착을 끊어 흉터 밑을 들어 올립니다. 표면 결을 다듬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 레이저는 흉터 가장자리와 표면 질감을 매끈하게 다듬어줍니다. 하지만 깊은 유착 자체는 건드리지 못합니다.
- 두 가지를 병행하면 안에서 당기는 힘을 풀어주는 작업과 겉면을 다듬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 각각 따로 했을 때보다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서브시전만 단독으로 하기보다 레이저나 필러 등을 함께 계획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모든 흉터에 다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서브시전이 잘 듣는 흉터는 특정 지점을 당기는 밴드가 뚜렷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흉터 중에는 밴드 없이 그냥 피부 밑 콜라겐과 지방이 넓게 얇아져서 생긴 것도 있습니다. 이런 흉터는 애초에 당기는 실이 없기 때문에, 바늘로 아무리 부채꼴을 그려도 끊어낼 대상이 별로 없습니다.
넓고 완만하게 퍼진 rolling형 흉터 중 일부,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볼 전체가 서서히 꺼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부위는 서브시전보다 필러나 지방이식처럼 꺼진 부피 자체를 채워주는 방법이 더 직접적인 접근이 됩니다.
그래서 진료 전에 먼저 이 흉터가 당겨서 꺼진 것인지, 아니면 그냥 부피가 없어서 꺼진 것인지를 구분하는 게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촉진 검사로 유착이 확인되면 서브시전이 우선순위가 되고, 유착 없이 얇고 넓게 꺼져 있다면 채우는 시술이 먼저 고려됩니다. 두 가지가 함께 섞여 있는 흉터도 흔한데, 이럴 때는 서브시전과 필러를 같이 계획하기도 합니다.
시술 후 멍은 왜 생기고 얼마나 갈까?
바늘이 피부 밑을 왔다갔다 지나가는 과정에서 그 경로에 있던 작은 혈관들이 함께 눌리거나 스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시술 부위에 멍이 드는 것은 서브시전에서 흔히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걱정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밴드가 제대로 끊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멍은 보통 1~2주 사이에 옅어지면서 사라지는 경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붓기도 함께 동반될 수 있는데, 이 역시 3일에서 7일 안에 가라앉는 것이 일반적인 경과입니다. 사람마다 회복 속도는 다를 수 있어서, 시술 전에 담당 의료진과 자신의 피부 상태와 회복 기간을 미리 상의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바늘 대신 끝이 더 뭉툭한 캐뉼라(관 모양의 무딘 기구)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캐뉼라는 지나가는 길에 혈관을 살짝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 멍이 상대적으로 덜 생기지만, 밴드를 끊는 힘은 날카로운 바늘보다 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착이 단단한 부위는 바늘을, 혈관이 많은 예민한 부위는 캐뉼라를 쓰는 식으로 부위별로 기구를 다르게 선택하기도 합니다. 통증이 걱정된다면 국소마취를 미리 충분히 해두면 부채꼴 움직임을 넓게 반복해도 덜 아프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몇 회 정도, 얼마나 간격을 두고 진행할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콜라겐이 쌓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브시전은 보통 4주에서 6주 간격을 두고 3회에서 6회에 걸쳐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흉터의 깊이와 유착 정도, 개인의 회복 속도에 따라 필요한 횟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유착이 얕고 넓게 퍼진 rolling형 흉터는 2회에서 3회의 비교적 적은 횟수로도 반응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밴드 자체가 두껍지 않기 때문입니다.
- 유착이 깊고 단단한 boxcar형이나 오래된 흉터는 밴드가 더 질기게 자리 잡고 있어 5회에서 8회 정도로 더 여러 차례 진행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 레이저나 필러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 전체 진행 순서와 간격을 종합적으로 조율하게 되므로 단독으로 할 때와 회차 계획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해진 횟수를 무조건 채우기보다는, 매 회차마다 흉터가 들리는 정도를 확인하면서 다음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다시 쓰이는 것이 앞서 말한 촉진 검사입니다. 흉터 부위를 눌러보거나 당겨봤을 때 주변 피부와 비슷하게 부드럽게 움직이면 유착이 충분히 풀렸다고 판단하고 마무리를 고려합니다. 반대로 그 지점만 여전히 딱딱하게 당겨져 있으면, 아직 끊어내지 못한 밴드가 남아 있다는 뜻이라 다음 회차를 이어갑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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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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