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자국 갈색 색소침착, 시간이 지나도 안 빠지는 이유와 실제로 효과 있는 관리법
By Dr. Lee7 min read

여드름이 다 나았는데 갈색 얼룩이 그대로입니다. 벗겨지지도 않고, 파운데이션으로 가려지지도 않고, 몇 달째 피부에 박혀 있는 느낌입니다. 이게 PIH, 염증후 색소침착입니다.
여드름 흉터와는 다릅니다. 피부가 꺼지거나 울퉁불퉁해진 것이 아니라, 색이 달라진 겁니다. 만져도 올록볼록한 게 없고 표면은 매끄러운데 색만 어둡습니다.
미백 앰플을 두 달 써도 별 변화가 없어 포기한 분이 많습니다. 비싼 레이저를 맞고 오히려 더 짙어진 경험을 한 분도 있습니다. 둘 다 잘못된 접근 때문입니다. PIH는 원리를 알고 맞는 방법을 쓰면 분명히 흐려집니다. 단, 빠르지는 않습니다. 그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PIH는 왜 생기고, 왜 오래 갑니까
피부가 염증을 겪으면 멜라닌 세포(melanocyte)가 과잉 반응합니다. 주변 세포들이 염증 신호 물질을 쏟아내고, 멜라닌 세포는 그 자극을 받아 색소를 과하게 만듭니다.
관여하는 주요 신호 물질은 IL-1(인터루킨-1), endothelin-1(ET-1), α-MSH(멜라닌 세포 자극 호르몬), stem cell factor(SCF), prostaglandin 등입니다. 이 물질들이 멜라닌 합성 효소 tyrosinase(티로시나아제)를 활성화합니다. SCF와 ET-1이 함께 작용하면 tyrosinase 유전자 발현이 더 크게 올라간다는 것이 피부 실험에서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염증이 셀수록 색소가 더 진하게 박힙니다.
여드름뿐 아닙니다. 벌레 물린 자리, 작은 찰과상, 왁싱 자극, 접촉성 피부염에서도 같은 경로로 PIH가 생깁니다.
문제는 속도의 차이입니다. 멜라닌이 쌓이는 건 며칠 안에 일어나지만, 빠지는 건 피부 세포 교체 주기를 따라 천천히 진행됩니다. 표피 기저층에서 각질층까지 세포가 올라오는 데 보통 4~6주가 걸립니다. 색소가 표피에만 있다면 이 주기가 반복되면서 몇 달에 걸쳐 흐려집니다.
그런데 염증이 깊었던 자리에서는 멜라닌이 진피로 떨어집니다. 이것을 색소 실금(pigment incontinence)이라고 합니다. 진피로 내려간 색소는 교체 속도가 훨씬 느려 1년 넘게 남고, 회청색을 띠며 잘 안 빠집니다.
피부 톤이 어두울수록 PIH가 더 짙고 오래 갑니다. 피츠패트릭 분류(Fitzpatrick scale) III형 이상인 아시아인, 라틴계, 중동계, 아프리카계 피부에서 특히 심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저 멜라닌 세포 활성도가 높아 같은 염증에도 색소 반응이 더 크게 일어납니다.
자외선도 상태를 악화시킵니다. UV-B는 tyrosinase 활성을 직접 높이고, UV-A는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을 산화시켜 색을 짙게 만듭니다. 흐려지던 자국이 자외선에 한 번 노출되면 다시 진해집니다.

PIH와 PIE, 같은 자국이 아닙니다
자국의 색을 먼저 봐야 합니다. 갈색이면 PIH, 붉은색이나 분홍빛이면 PIE(염증후 홍반, post-inflammatory erythema)입니다. 성질이 다르고 접근도 다릅니다.
| 구분 | PIH (염증후 색소침착) | PIE (염증후 홍반) |
|---|---|---|
| 색 | 갈색, 황갈색, 어두운 갈색 | 분홍, 붉은색, 보랏빛 |
| 원인 | 멜라닌 과다 생성 | 모세혈관 손상, 혈관 잔존 |
| 압박 시 | 안 사라짐 | 흰색으로 잠깐 사라짐 |
| 효과 있는 것 | 미백 성분, 각질 제거, 부드러운 레이저 | 혈관 레이저, 레티노이드, 나이아신아마이드 |
| 자연 소실 기간 | 6개월~1년 이상 | 3~6개월 |
PIE는 손상된 모세혈관이 수축되지 않고 피부 표면 가까이 남아 있어 붉게 보이는 겁니다. 혈관 문제이지 멜라닌 문제가 아닙니다. 미백 성분을 발라도 작용하는 경로 자체가 없습니다.
집에서 구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국 위에 손가락이나 유리를 가볍게 눌렀을 때 잠깐 흰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붉어지면 PIE입니다. 눌러도 색이 그대로면 PIH 쪽입니다.
갈색 PIH라도 색소가 표피에 있는지 진피에 있는지에 따라 예후가 다릅니다. 진피까지 내려간 색소는 표면 성분이 닿기 어렵고 반응이 느려, 처음부터 기대 기간을 길게 잡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PIE에는 혈관을 타깃으로 하는 PDL(pulsed dye laser)이나 Nd:YAG 혈관 모드가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PIE에 hydroquinone을 발라도 붉은 기는 빠지지 않습니다. 임상에서 두 가지가 겹쳐 있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섞여 있다면 압박 테스트를 여러 부위에서 해보고, 어느 쪽이 주된 문제인지 파악한 다음 순서를 정합니다.

시간과 자외선 차단이 기본입니다
PIH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시간과 자외선 차단입니다. 이것이 갖춰지지 않으면 어떤 성분도 제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SPF 30 이상, 가능하면 SPF 50 PA+++ 이상을 매일 아침 바릅니다. 야외 활동 시에는 2시간마다 덧발라야 의미가 있습니다. 흐린 날도 UV-A는 구름을 거의 통과합니다. 실내 창가에 오래 앉아 있어도 차단이 필요합니다. SPF만 높고 PA 등급이 낮은 제품은 PIH 관리에는 부족합니다.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현실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습니다. 멜라닌 억제제들이 자연 소실 속도를 높여 주는 것이지, 며칠 만에 없애 주는 건 아닙니다. 임상 연구에서 대부분의 바르는 성분은 12~16주 사용 후 유의미한 개선을 보고합니다. 4주 써 보고 포기하면 효과를 확인조차 못 하고 끝납니다.
새 여드름이 계속 올라오면 PIH도 계속 새로 생깁니다. 기존 자국을 지우는 데만 집중하다가 새 자국이 더 생기면 제자리걸음입니다. 활성 여드름이 많다면 그쪽을 먼저 정리하는 게 순서입니다.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여드름 치료제와 PIH 성분을 병행하면 양쪽을 동시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표피 PIH는 3~6개월 꾸준히 관리하면 눈에 띄게 흐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피까지 내려간 색소는 1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이 타임라인을 알고 시작하면,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르는 성분, 뭐가 됩니까
여러 성분이 있고 각각 작용 방식이 다릅니다. 두세 가지를 조합하면 멜라닌 생성의 서로 다른 단계를 동시에 막기 때문에 효과가 더 빠릅니다.
hydroquinone은 가장 오랫동안 연구된 PIH 1차 성분입니다. tyrosinase를 직접 억제해 멜라닌 합성을 줄입니다. 국내에서 2% 제품은 처방 없이, 4%는 처방으로 구합니다. 4% 제품을 하루 두 번 12주 사용했을 때 약 40%의 환자에서 색소가 거의 사라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4%까지는 최대 6개월 정도 비교적 안전하게 쓸 수 있지만, 자극이 생기면 쉬어야 합니다.
retinoid는 피부 세포 교체 속도를 높여 색소가 쌓인 세포를 더 빨리 표면으로 밀어 올립니다. tyrosinase 유전자 발현도 억제합니다. 단독보다 hydroquinone과 함께 쓸 때 효과가 더 큽니다. 24주 동안 hydroquinone에 retinoid를 더한 조합이 hydroquinone 단독보다 색소 감소가 유의하게 컸습니다. 초반에 건조와 각질이 생길 수 있어 격일 소량으로 시작합니다.
azelaic acid는 자극이 적고 여드름과 PIH를 동시에 잡아 활성 여드름 피부에 잘 맞습니다. 20% 크림을 하루 두 번 24주 사용한 연구에서 환자의 약 73%가 호전됐습니다. 같은 연구의 2% hydroquinone은 약 19%였습니다. 민감한 피부에도 비교적 잘 견딥니다.
niacinamide는 멜라닌이 각질세포로 전달되는 통로를 막아, 이미 만들어진 색소가 퍼지는 것을 줄입니다. 4% niacinamide와 4% hydroquinone을 좌우 얼굴에 8주간 비교한 연구에서 niacinamide가 약 40%의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고 표피 멜라닌과 염증 침윤이 함께 줄었습니다. 자극이 거의 없어 다른 성분과 조합하기 좋습니다.
tranexamic acid는 원래 지혈제이지만 바르면 멜라닌 합성 경로를 억제합니다. 여드름 PIH 환자에서 5% 용액을 12주 사용한 임상에서 20% azelaic acid와 비슷한 개선을 보였고, 초기 자극은 오히려 더 적었습니다. 기미에서는 먹는 형태로도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vitamin C(L-ascorbic acid)는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을 환원시키고 추가 산화를 막습니다. 불안정한 성분이라 갈변되면 효과가 크게 떨어집니다. 불투명 용기에 서늘한 곳 보관이 필수입니다.

레이저는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레이저가 빠를 것 같지만, PIH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써야 합니다. 출력이 높거나 열 손상이 큰 시술은 오히려 PIH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출력 레이저 토닝, 특히 Nd:YAG 1064nm를 낮은 fluence(에너지 밀도)로 여러 차례 시행하는 방식이 아시아인 PIH에 가장 많이 쓰입니다. 낮은 출력으로 색소만 흔들고 열 자극은 최소화한다는 원리입니다. 한 번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4~8회를 반복하며 서서히 옅어집니다.
다만 함정이 있습니다. 출력을 낮게 써도 회복 기간이 부족한 채 자주 반복하면, 색소가 군데군데 빠져 얼룩덜룩한 저색소(mottled hypopigmentation)가 생길 수 있습니다. 토닝 후 색소가 다시 올라오는 rebound 현상도 보고되며, 피츠패트릭 III~IV형 아시아인에서 특히 흔합니다. 간격을 충분히 두고 시술 전후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picosecond(피코초) 방식은 펄스가 짧아 열 손상이 적다는 이론적 장점이 있어 점차 쓰이지만, PIH에 대한 대규모 장기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입니다. 기기 이름보다 출력과 설정값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강한 박피 레이저(CO2, Er:YAG 고출력)나 높은 fluence의 분획 레이저는 표피에 상당한 염증을 유발합니다. 이 염증이 멜라닌 세포를 다시 자극해 시술 후 PIH를 만들 수 있습니다. 피부 톤이 어두운 분에게는 치료하러 갔다가 더 짙은 자국을 얻어 오는 역설적 악화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보수적인 설정으로 1회 시행해 반응을 본 뒤 일정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레이저보다 덜 공격적인 선택지로 화학적 박피(chemical peel)가 있습니다. 어두운 피부에서 mandelic acid(만델산)는 분자가 커서 천천히 균일하게 침투해 자극이 적습니다. 피츠패트릭 IV~VI형에서 가장 안전한 1차 선택으로 꼽힙니다. salicylic acid(살리실산)는 여드름이 남은 피부에 잘 맞고, glycolic acid(글리콜산)는 낮은 농도로 써야 합니다. 강한 박피 한 번보다 낮은 농도를 여러 번 나눠 하는 것이 PIH 악화 위험이 낮습니다.

실제로 관리하는 방법
자외선 차단을 매일 합니다. 이것 없이는 어떤 성분도 절반 효과입니다. SPF 50 PA+++ 이상을 아침에 바르고, 야외라면 2시간마다 덧바릅니다. 덧바르는 습관이 한 번에 두껍게 바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실내 창가도 차단이 필요합니다.
활성 여드름이 남아 있다면 여드름을 먼저 잡습니다. 새 PIH가 계속 생기는 상황에서 기존 것만 지우려는 건 효율이 없습니다.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여드름 치료제를 병행하면 새 자국 생성을 막으면서 동시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성분 선택은 피부 상태에 맞게 합니다. 민감하거나 여드름이 아직 활성인 상태라면 azelaic acid나 niacinamide로 시작하는 편이 자극이 적습니다. 피부 장벽이 안정적이고 색소가 짙다면 hydroquinone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retinoid는 단독보다 다른 성분과 함께 쓸 때 효과가 더 잘 납니다. 여러 성분을 한꺼번에 시작하면 자극이 어디서 왔는지 알기 어려워집니다. 2주 간격으로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이 낫습니다.
루틴 예시입니다. 아침: 부드러운 세안 후 niacinamide 세럼, SPF 50 자외선 차단제. 저녁: 세안 후 azelaic acid 또는 hydroquinone, 보습제. 피부가 익숙해지면 저녁에 격일로 retinoid를 추가합니다. 이 구조를 12주 이상 유지하면서 효과를 평가합니다.
12주가 지나도 변화가 없거나, 자극이 지속된다면 피부과에서 상담하는 타이밍입니다. 처방 농도의 hydroquinone, 전문 시술 레이저, 복합 처방 트리팜(tretinoin, hydroquinone, steroid 조합) 등 혼자 쓰기 어려운 옵션이 더 있습니다. 진피까지 색소가 내려간 경우라면 혼자 관리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는 처음부터 피부과에서 시작하는 편이 시간을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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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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