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토닝이 짧은 펄스로 멜라닌만 잘게 부숴 기미와 잡티를 함께 옅게 하는 원리와 회차
By Dr. Lee5 min read

피부과나 피부관리실에서 요즘 가장 많이 들리는 레이저 이름 중 하나가 피코토닝입니다. 기미나 잡티, 잔주근깨가 고민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권유받아 봤을 법한 시술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피코초(picosecond)라는 낯선 단위가 붙는지, 그리고 그 짧은 빛이 어떻게 색소만 골라 지우는지는 잘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리를 알면 이 시술이 왜 얼굴 곳곳의 다른 색소에도, 예민한 기미에도 비교적 무난하게 쓰이는지 이해가 됩니다.
피코초 펄스는 대체 얼마나 짧은 걸까?
피코초는 1조분의 1초입니다. 감이 잘 안 오는 단위인데, 빛이 그만큼 짧게 켜졌다 꺼진다는 뜻입니다. 예전에 많이 쓰던 나노초(1조분의 1000배) 레이저보다 펄스 하나가 수백 배는 더 짧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짧게 자르는 이유는 빛을 쏘는 시간과, 그 열이 주변으로 퍼지는 시간의 차이 때문입니다. 열은 옆으로 번지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빛을 그 시간보다 훨씬 짧게 끊어 쏘면, 에너지가 옆으로 퍼질 틈도 없이 목표물 하나에만 순간적으로 몰립니다. 마치 물풍선을 천천히 누르면 물이 옆으로 퍼지지만, 아주 빠르게 탁 치면 터지는 자리만 정확히 반응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색소가 잘게 부서지는 원리는 무엇일까?
피부 속 멜라닌 색소는 검은색이나 갈색을 띠는 아주 작은 알갱이입니다. 이 알갱이는 특정 파장의 빛을 유독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레이저는 이 성질을 이용해 멜라닌이 잘 흡수하는 파장을 골라 쏩니다.
여기서 펄스가 피코초 단위로 짧아지면 색소 알갱이 안에서 벌어지는 반응도 달라집니다. 순간적으로 아주 강한 에너지가 알갱이 안에 갇히면, 열로 서서히 익는 대신 알갱이 표면에서 미세한 충격파가 터지듯 발생합니다. 이 충격이 색소 알갱이를 먼지처럼 잘게 쪼갭니다. 원래 한 덩어리였던 색소가 훨씬 작은 조각 여러 개로 흩어지는 셈입니다. 잘게 쪼개진 조각은 몸속 청소 세포, 즉 대식세포가 알아보고 서서히 삼켜서 몸 밖 림프 순환으로 내보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색소가 옅어집니다.
열이 아닌 광음향 파괴가 왜 유리할까?
레이저가 조직에 반응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열로 익히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충격파로 부수는 방식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이 충격파 방식을 광음향(photoacoustic) 효과라고 부릅니다. 빛이 소리처럼 순간적인 압력파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기존 나노초 레이저는 펄스가 상대적으로 길어서 색소 알갱이가 빛을 흡수하는 동안 열이 함께 발생하는 비중이 컸습니다. 열은 목표로 삼은 색소뿐 아니라 바로 옆 정상 피부 세포에도 어느 정도 번져나갑니다. 반면 피코초 레이저는 펄스가 워낙 짧아서 열이 퍼질 틈 없이 충격파 위주로 반응이 끝납니다. 그래서 같은 색소를 부수더라도 주변 조직이 받는 열 손상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열 손상이 적으면 그만큼 시술 후 붉어짐이나 붓기, 딱지 같은 회복 과정도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닝 모드는 왜 세기를 낮춰 여러 번 쏠까?
피코토닝이라는 이름에는 토닝(toning)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한 번에 세게 쏘는 대신, 에너지를 낮춘 빛을 한 세션 안에서 2회에서 4회 겹쳐 쏘는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에너지를 세게 쓰면 색소 알갱이 하나가 크게 부서지지만, 그만큼 주변 조직도 함께 자극을 받기 쉽습니다. 반대로 에너지를 낮추면 알갱이는 조금씩만 부서지는 대신, 자극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래서 낮은 에너지로 2회에서 4회 나눠 쏘면, 매번 조금씩 부서진 색소가 차곡차곡 쌓여서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자극은 훨씬 적게 남습니다. 물을 한 번에 확 부으면 흙이 깊이 파이지만, 같은 양을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부으면 흙이 덜 파이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세게 쏘면 시술 직후 피부가 하얗게 살짝 들뜨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반응이 강할수록 회복 기간도 길어지고, 자극으로 색소가 다시 짙어지는 반동도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토닝 모드는 눈에 띄는 반응 없이 은은하게 2회에서 4회 다지듯 지나가서, 기미처럼 자극에 예민한 색소에 특히 잘 맞는 방식으로 쓰입니다.
기미에 자극을 줄이는 이유는 뭘까?
기미는 다른 색소 질환보다 유독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자외선뿐 아니라 열, 마찰, 염증 같은 자극에도 색소가 다시 짙어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부 속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 즉 멜라닌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오히려 색소를 더 많이 만들어내며 반발하는 성질이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기미에 열 자극이 큰 시술을 강하게 쓰면 일시적으로는 옅어져도, 자극으로 인해 색소가 다시 짙어지는 반동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피코토닝처럼 열보다 충격파 위주로 작동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기미에 잘 맞는 선택지로 여겨집니다. 다만 기미는 원인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의 시술로 완전히 사라진다고 기대하기보다는 5회에서 10회에 걸쳐 서서히 옅어지는 흐름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보고됩니다.
잡티와 기미는 왜 반응 속도가 다를까?
같은 피코토닝이라도 잡티, 즉 표피 얕은 층에 있는 단순 색소반점은 반응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색소가 피부 얕은 곳에 뭉쳐 있어서 빛이 도달하기 쉽고, 부서진 색소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경로도 짧기 때문입니다.
반면 기미는 색소가 표피뿐 아니라 그보다 깊은 진피 쪽까지 퍼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빛이 깊은 곳까지 고르게 닿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앞서 설명한 자극에 대한 반발 성질도 있어서 반응이 느리고 개인차가 큽니다. 그래서 시술 계획을 세울 때도 잡티는 1회에서 3회 안에 마무리를 기대하지만, 기미는 처음부터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차는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까?
색소 알갱이가 잘게 부서졌다고 해서 그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식세포가 조각을 삼키고 림프 순환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 번의 시술 뒤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2주에서 4주가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 색소가 피부 속에 균일한 두께로 퍼져 있지 않고 층층이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한 번의 자극으로 모든 색소 알갱이가 고르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아래에 그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 색소가 깊이에 따라 여러 층으로 겹쳐 있어서, 한 번의 시술로는 얕은 층만 먼저 반응하고 깊은 층은 다음 회차에야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 몸이 부서진 색소 조각을 배출하는 데 2주에서 4주가 필요해서, 그 배출 주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자극을 줘야 효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 자체는 시술로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어서, 새로 생기는 색소를 억제하려면 간격을 두고 반복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2주에서 4주 간격을 두고 5회에서 10회 반복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피부 톤에 따라 세기를 다르게 잡는 이유는?
멜라닌은 기미나 잡티 같은 색소 병변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부색을 결정하는 표피 전체에도 넓게 퍼져 있습니다.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이 배경 멜라닌의 양도 자연히 많아집니다.
레이저 빛은 병변 속 색소만 정확히 골라내지 못하고, 주변 배경 멜라닌에도 어느 정도는 반응합니다. 그래서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에게 밝은 피부와 같은 세기를 그대로 쓰면, 병변 주변 정상 피부까지 자극을 받아 오히려 색소가 얼룩덜룩하게 남거나 다시 짙어지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술 전에는 피부색과 색소 병변의 깊이, 과거에 색소 침착이 잘 생겼던 이력까지 함께 살펴 세기를 사람마다 다르게 정합니다. 같은 피코토닝이라도 시술받는 사람마다 설정값이 조금씩 다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시술 후 관리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피코토닝은 다른 레이저보다 회복이 가벼운 편이지만, 그렇다고 자극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술 직후에는 피부 장벽이 일시적으로 약해져 있어서 자외선이나 마찰에 평소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술 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평소보다 더 꼼꼼히 덧바르고, 뜨거운 찜질이나 사우나처럼 열 자극이 큰 활동은 1주 정도 피하는 편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기미가 있는 경우는 열과 자극에 반응해 색소가 다시 짙어질 수 있으므로, 관리를 더 세심하게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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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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