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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는 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탈모를 막고 또 함께 쓰라고 할까?

By Dr. Lee5 min read

탈모 치료를 알아보면 거의 항상 두 가지 이름이 나옵니다.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피나스테리드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만 쓰지 않고 둘을 같이 쓰라고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두 약이 완전히 다른 문제를 겨냥하기 때문입니다. 미녹시딜은 모낭으로 가는 혈류를 늘리는 쪽이고, 피나스테리드는 모낭을 공격하는 호르몬 신호를 줄이는 쪽입니다. 이 차이를 알면 왜 병행이 권장되는지, 왜 효과가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됩니다.

미녹시딜은 원래 무슨 약이었을까?

미녹시딜은 처음부터 탈모약으로 만들어진 약이 아닙니다. 원래는 고혈압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혈관 확장제였습니다. 혈관을 넓혀서 혈압을 낮추는 약이었는데, 먹은 환자들에게서 예상치 못하게 몸 여기저기 털이 많아지는 부작용이 관찰되었습니다.

이 부작용을 거꾸로 이용한 것이 지금의 바르는 미녹시딜입니다. 혈관을 넓히는 힘을 두피에만 쓰겠다는 발상입니다.

미녹시딜이 두피 혈류를 늘리는 원리는 뭘까?

모낭은 작은 혈관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머리카락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미녹시딜을 두피에 바르면 혈관 벽에 있는 통로, 즉 칼륨 채널이라는 작은 문이 열립니다. 이 문이 열리면 혈관 근육이 이완되면서 혈관이 넓어지고, 그 결과 모낭 주변으로 혈액이 더 많이 흐르게 됩니다.

혈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미녹시딜은 모낭에서 새 혈관이 자라나도록 돕는 신호 물질, 즉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분비도 함께 늘립니다. 쉽게 말하면 기존 수도관을 넓히는 동시에 새 수도관을 하나 더 놓아주는 셈입니다.

머리카락은 자라는 시기인 성장기와 쉬는 시기인 휴지기를 반복합니다. 탈모가 진행되면 성장기가 점점 짧아지고 휴지기 모낭이 늘어나는데, 미녹시딜은 영양 공급이 넉넉해진 모낭이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더 빨리, 더 오래 머물도록 돕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녹시딜 반응 속도가 사람마다 다른 이유는 뭘까?

미녹시딜을 두피에 바른다고 그 성분이 바로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부 안에서 한 번 더 변신을 거쳐야 진짜 힘을 씁니다.

두피 모낭에는 설포트랜스퍼레이스라는 효소가 있습니다. 이 효소가 미녹시딜을 활성형인 미녹시딜 설페이트로 바꿔줘야 혈관 확장 효과가 제대로 시작됩니다. 쉽게 말하면 미녹시딜은 열쇠이고, 이 효소는 그 열쇠를 실제로 돌려주는 손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효소가 모낭에 얼마나 많은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큽니다. 효소가 풍부한 사람은 같은 양을 발라도 활성형이 넉넉하게 만들어져 반응이 빠르고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반대로 효소가 적은 사람은 똑같이 꾸준히 발라도 체감 효과가 더디거나 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옆 사람은 8주에서 12주 만에 확 달라졌는데 나는 왜 이렇게 더딘가 싶은 궁금증 뒤에는 이런 개인차가 자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어떤 경로로 탈모를 막을까?

피나스테리드는 미녹시딜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갑니다. 혈류가 아니라 호르몬 신호를 겨냥합니다.

남성형 탈모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테스토스테론이 몸속 효소에 의해 변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줄여서 DHT라는 물질입니다. DHT는 테스토스테론보다 모낭 수용체에 훨씬 강하게 달라붙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DHT가 유전적으로 예민한 모낭에 계속 작용하면, 모낭이 점점 작아지는 소형화가 일어납니다. 굵고 길게 자라던 머리카락이 가늘고 짧은 솜털처럼 바뀌다가 결국 자라지 못하는 상태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피나스테리드는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바꾸는 효소인 5알파환원효소를 막습니다. 이 효소를 억제하면 몸속 DHT 농도가 뚜렷하게 줄어들고, DHT가 모낭을 계속 소형화시키는 압력 자체가 줄어듭니다. 열쇠와 자물쇠에 비유하면, DHT라는 열쇠를 아예 못 만들게 공장을 막아버리는 방식입니다.

피나스테리드 효과가 정수리와 앞머리에서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같은 피나스테리드를 먹었는데 정수리는 확실히 나아졌지만 앞머리 헤어라인은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차이는 모낭이 자리한 위치마다 DHT 신호를 받아들이는 민감도, 즉 안드로겐 수용체가 얼마나 발현되어 있는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수리 모낭과 앞머리 모낭은 발생 과정에서 유래한 뿌리 자체가 다르고, 유전적으로 DHT에 반응하는 정도도 부위마다 차이가 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수리 쪽 모낭이 DHT 억제 효과에 더 뚜렷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보고되어 있고, 앞머리 헤어라인은 상대적으로 반응이 느리거나 폭이 작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수리는 좋아졌는데 앞머리는 제자리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고, 이는 약이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부위별 반응 차이일 가능성이 큽니다.

왜 하나는 바르고 하나는 먹을까?

이 차이도 두 약의 작동 원리에서 나옵니다.

미녹시딜은 혈관에 국소적으로 작용하면 충분하기 때문에 두피에 바르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굳이 온몸의 혈관을 넓힐 필요가 없고, 두피 국소에만 작용시키면 전신 혈압에 미치는 영향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DHT는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도는 호르몬입니다. 두피에만 국소적으로 효소를 막아서는 몸 전체에서 만들어지는 DHT의 흐름을 충분히 줄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피나스테리드는 먹는 약으로 만들어져 몸속에서 순환하며 효소 작용 자체를 낮추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나스테리드도 미녹시딜처럼 두피에만 바르면 안 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소로 바르는 피나스테리드 제형도 개발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온몸을 도는 DHT 전체를 줄이는 효과는 먹는 약보다 제한적이어서, 지금도 전신에 작용하는 먹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 약을 함께 쓰면 왜 더 효과적일까?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를 병행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탈모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두 가지 문제가 겹쳐서 진행된다는 점을 먼저 떠올리면 됩니다.

  • DHT가 모낭을 계속 소형화시키는 문제는 피나스테리드가 담당합니다. 원인 쪽을 줄이는 접근입니다.
  • 이미 약해진 모낭에 영양과 산소가 부족한 문제는 미녹시딜이 담당합니다. 남아 있는 모낭의 활동을 돕는 접근입니다.
  • 두 문제가 동시에 진행되던 상황에서 한쪽만 손보면 다른 쪽 문제가 계속 진행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두 경로를 함께 다루면 상호 보완 효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즉 피나스테리드가 소형화 진행을 늦추는 동안, 미녹시딜이 남아 있는 모낭을 더 활발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서로 다른 문을 두드리기 때문에 한 가지 약보다 두 가지를 함께 쓸 때 더 나은 결과가 보고된 연구들이 있습니다.

효과가 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두 약 모두 바르거나 먹기 시작한다고 다음 날 머리숱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유는 머리카락이 자라는 주기 자체가 원래 느리기 때문입니다.

한 모낭이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고, 다시 눈에 보일 만큼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기까지는 최소 12주는 걸립니다. 약이 아무리 빨리 작용해도 모낭 하나하나가 새로운 주기를 시작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는 생물학적인 시간이 필요한 셈입니다. 그래서 대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꾸준히 사용해야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평소 건강한 두피라면 모낭 대부분이 성장기에 머물러 있고, 일부만 휴지기에 들어가 있는 구조로 돌아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탈모가 진행되면 이 균형이 무너지면서 휴지기에 들어간 모낭 비율이 점점 늘어납니다. 약을 써서 이 균형을 다시 성장기 쪽으로 되돌리려면, 이미 휴지기로 넘어간 모낭이 새로 성장기를 시작해서 눈에 보일 만큼 자라나는 시간을 처음부터 다시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약효가 몸 안에서는 이미 작동하고 있어도 겉으로 체감되기까지는 시차가 생기는 것입니다.

초반에 오히려 머리가 더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미녹시딜을 시작한 초기에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는 부작용이라기보다 약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미녹시딜이 휴지기에 머물러 있던 낡은 모낭을 강제로 깨워 성장기로 밀어 넣으면, 그 자리에 있던 오래된 머리카락이 먼저 빠지고 새 머리카락이 자라날 자리를 내줍니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탈락하는 머리카락이 늘어나 보이는 것입니다. 이 초기 탈락은 대개 2주에서 6주 안에 가라앉고, 이후 새로 자란 머리카락이 자리를 채워가는 흐름으로 이어진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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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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