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빔 색소혈관 레이저가 붉은기와 실핏줄만 골라서 없앤다는 원리와 회차, 다운타임
By Dr. Lee5 min read

거울 속 볼과 코 옆에 붉은 실핏줄이 자꾸 비칩니다. 화장으로 가려도 다음 날이면 또 보이고, 날이 춥거나 술 한잔만 해도 얼굴 전체가 확 달아오릅니다. 이런 고민을 가진 분들이 병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름이 브이빔(Vbeam)입니다.
브이빔은 색소 레이저의 한 종류이면서도 색소보다는 혈관을 겨냥해 만들어진 장비입니다. 어떻게 피부 속 수많은 조직 중에 늘어난 혈관만 콕 집어 찾아가는지, 그 원리를 하나씩 차례로 짚어드립니다.
브이빔 레이저의 정체와 등장 배경
브이빔은 PDL(펄스형 색소 레이저, pulsed dye laser)이라는 계열의 장비입니다. 레이저 빛을 만들어내는 매질로 색소 용액을 쓴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장비가 나오기 전에는 혈관 질환을 치료할 때 쓰는 레이저가 주변 정상 조직까지 함께 태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브이빔은 585나노미터에서 595나노미터 사이의 특정한 노란빛 파장을 쏘도록 설계되어, 혈관 속 색소에만 반응하고 주변 피부는 상대적으로 덜 건드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헤모글로빈은 왜 이 파장의 빛만 붙잡을까요?
우리 혈액이 빨갛게 보이는 이유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 색소 때문입니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온몸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하는데, 동시에 특정 색깔의 빛을 유독 잘 흡수하는 성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빨간 옷에 초록 물감을 튀기면 유난히 눈에 띄듯이, 물질마다 유독 잘 흡수하는 빛의 색이 따로 있습니다. 헤모글로빈은 노란빛에 해당하는 파장대를 특히 잘 흡수하는데, 브이빔이 쏘는 585에서 595나노미터가 바로 이 구간에 가깝습니다.
반면 피부의 다른 성분인 멜라닌(피부색을 만드는 색소)이나 물 성분은 이 파장을 상대적으로 덜 흡수합니다. 그래서 같은 빛을 쏴도 혈관 속 헤모글로빈이 주변 조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받게 되고, 이 차이가 혈관만 골라 없애는 열쇠가 됩니다. 피부과에서는 이 원리를 선택적 광열분해라고 부릅니다. 특정 색을 표적 삼아 그 부분에만 열 손상을 집중시킨다는 뜻입니다.
흡수된 빛이 열로 바뀌어 혈관을 막는 과정
빛 에너지를 흡수한 헤모글로빈은 순간적으로 뜨거운 열로 바뀝니다. 이 열은 헤모글로빈이 들어 있는 혈관 벽에 그대로 전달됩니다.
늘어나 있던 실핏줄, 즉 확장된 모세혈관은 벽이 얇고 약합니다. 여기에 열이 가해지면 혈관 안쪽 벽을 이루는 세포들이 손상되면서 혈관이 오그라들듯 응고됩니다. 응고라는 표현은 계란 흰자가 열을 받아 하얗게 굳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액체처럼 흐르던 혈액과 혈관 조직이 열을 받아 형태가 굳어버리는 것입니다.
브이빔은 이 열을 아주 짧은 순간, 밀리초 단위로만 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열이 혈관 밖으로 퍼져나가기 전에 레이저를 끝내기 때문에, 표적이 된 혈관 안에만 손상이 머무르고 주변 정상 피부로는 열이 덜 번지게 됩니다.
사라진 혈관, 몸이 처리하는 방식
레이저로 응고된 혈관은 그 순간 바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손상된 혈관 조직을 몸이 서서히 치우는 과정을 거칩니다.
응고된 혈관 벽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식세포라는 청소 담당 면역세포에 의해 분해되고 흡수됩니다. 마치 공사가 끝난 자리에서 남은 자재를 트럭이 실어 나르는 것과 비슷한 과정입니다. 이 흡수 과정에는 시술 후 1주에서 4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시술 당일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기가 점점 옅어지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시술 직후 생기는 자반은 무엇일까요?
브이빔 시술을 받고 나면 시술 부위가 멍든 것처럼 자주색이나 보라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자반 반응이라고 부릅니다.
자반은 레이저 열로 혈관 벽이 손상되면서 혈관 속 혈액 성분이 주변 조직으로 살짝 새어 나오기 때문에 생깁니다. 오히려 이 자반이 나타난다는 것은 레이저 에너지가 표적 혈관까지 제대로 도달해 반응을 일으켰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다만 자반이 꼭 필수는 아니고, 장비 설정에 따라 자반 없이 진행하는 방식도 함께 쓰입니다.
다운타임 동안 벌어지는 일
자반이 나타난 경우 다운타임은 대체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피부 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순서대로 일어납니다.
- 시술 직후에는 자주색 반점과 함께 약간의 붓기가 동반됩니다. 손상된 혈관 주변으로 염증 반응이 잠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 3일에서 5일이 지나면 색이 자주색에서 갈색, 노란빛으로 서서히 옅어집니다. 이는 새어 나온 혈액 성분이 대식세포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 7일에서 10일 전후로 자반이 대부분 사라지고 원래 피부색으로 돌아옵니다. 손상된 혈관 조직의 흡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입니다.
이 기간에는 시술 부위를 문지르거나 뜨거운 찜질을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손상된 혈관 벽이 회복되는 중이라 자극에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까요?
얼굴에 퍼져 있는 실핏줄과 붉은기는 굵기와 깊이가 저마다 다릅니다. 한 번의 시술로 레이저 에너지가 도달할 수 있는 혈관과 그렇지 못한 혈관이 함께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 4주에서 6주 간격으로 3회에서 5회 나누어 받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한 회차씩 지날 때마다 반응이 컸던 혈관부터 먼저 정리되고, 다음 회차에서 남은 혈관을 다시 표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전체적인 붉은기가 누적해서 옅어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어떤 붉은기 유형에 효과적일까요?
브이빔이 반응하는 대상은 결국 헤모글로빈이 있는 혈관이기 때문에, 혈관이 원인인 붉은기일수록 반응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뺨이나 코 옆에 실처럼 가늘게 비치는 실핏줄(모세혈관확장증)은 혈관 자체가 표적이라 반응이 뚜렷한 편입니다. 혈관이 피부 표면 가까이 얇게 늘어나 있어 레이저 빛이 도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 술이나 온도 변화에 얼굴 전체가 붉어지는 홍조, 특히 주사(로자시아)로 인한 만성 붉은기도 대표적인 적응증입니다. 얼굴 전체에 걸쳐 확장된 미세 혈관들이 원인이라, 넓은 부위를 반복 조사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 여드름이 아물고 남은 붉은 자국도 혈관이 늘어난 상태라서 함께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갈색 색소 자국은 원인이 혈관이 아니라 멜라닌이라, 이 경우에는 다른 파장의 레이저가 더 적합합니다.
반대로 색이 아니라 오목하게 파인 흉터나 모공처럼 조직 구조 자체가 변한 문제는 브이빔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표적이 혈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술 전후 관리 포인트
브이빔은 비교적 회복이 빠른 시술로 알려져 있지만, 다음 세 가지를 챙기면 회복이 더 매끄럽게 진행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시술 전후로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발라야 합니다. 레이저로 자극받은 피부는 색소침착이 잘 생기는 상태라서, 자외선에 노출되면 그 부위가 갈색으로 남기 쉽기 때문입니다.
- 자반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각질제거나 강한 마사지를 피해야 합니다. 회복 중인 혈관 조직에 물리적 자극이 더해지면 염증이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뜨거운 사우나나 격한 운동은 3일에서 5일 정도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과 혈류가 급격히 올라가면 이제 막 응고된 혈관 주변에 다시 열이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리를 함께하면 자반이 가라앉는 속도와 붉은기 개선 정도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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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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