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붉고 딱딱하게 남는 화상 흉터, 레이저로 결을 펴는 치료의 원리와 시작 조건
By Dr. Kim4 min read

화상을 크게 입고 나면 상처는 언젠가 아뭅니다. 그런데 그 자리가 매끈하게 돌아오지 않고, 붉고 두툼하게 튀어나온 채로 6개월, 심하면 2년 넘게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유독 화상 자국만 이렇게 고집스럽게 남는 걸까요.
이유는 상처가 아무는 방식 자체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레이저로 이 굳은 결을 다시 부드럽게 다듬는 치료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흉터가 왜 이렇게 생기는지부터, 레이저가 어떤 경로로 그 결을 바꾸는지까지 차례로 풀어봅니다.
화상 흉터는 왜 유독 붉고 딱딱하게 남을까?
피부가 다치면 몸은 그 자리를 메우려고 콜라겐을 만들어 냅니다. 콜라겐은 피부를 받치는 기둥 같은 단백질입니다. 상처가 얕으면 이 기둥을 필요한 만큼만 세우고 끝납니다.
하지만 화상은 다릅니다. 깊고 넓게 손상되기 때문에 몸이 위기감을 느끼고 콜라겐을 훨씬 많이, 그것도 급하게 쏟아냅니다. 문제는 이 콜라겐이 가지런히 정렬되지 않고 엉킨 실타래처럼 뭉쳐서 쌓인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뭉친 자리가 두껍고 단단하게 튀어나온 것이 비후성 흉터(hypertrophic scar, 상처 부위에 두껍게 솟아오른 흉터)입니다.
붉은기는 또 다른 이유에서 옵니다. 상처를 복구하는 동안 그 자리에 혈관이 새로 많이 자랍니다. 다친 조직에 영양과 산소를 급하게 공급하려는 몸의 반응입니다. 이 혈관들이 피부 표면 가까이 몰려 있다 보니, 흉터가 오래도록 붉게 비치는 것입니다.
콜라겐이 정리되지 않고 계속 쌓이는 진짜 이유는?
정상적인 상처라면 콜라겐이 필요한 만큼 쌓인 뒤에는 MMP(matrix metalloproteinase, 여분의 콜라겐을 잘라 내는 효소)라는 가위가 나서서 남는 부분을 잘라 정리합니다. 기둥을 세우는 일꾼과 그 기둥 중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는 가위가 짝을 이뤄 균형을 맞추는 셈입니다.
그런데 화상처럼 손상이 크면 이 가위질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합니다. 콜라겐을 만드는 속도가 잘라내는 속도를 계속 앞서면서, 정리되지 않은 콜라겐이 그 자리에 그대로 눌러앉습니다. 그 결과가 오래가는 두껍고 단단한 흉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흉터는 점점 굳어 갑니다. 뭉친 콜라겐 다발이 방향 없이 얽혀 있다 보니 피부가 원래 가진 유연함을 잃고, 관절 주변이라면 움직임을 당기는 구축(움직임을 제한할 만큼 피부가 팽팽하게 당겨지는 상태)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프락셔널 레이저는 이 결을 어떻게 다시 펴는 걸까?
프락셔널 레이저(fractional laser, 레이저 빛을 촘촘한 점으로 나눠 쏘는 방식)는 피부 전체를 한 번에 태우지 않습니다. 대신 아주 작은 점 단위로 미세한 구멍을 만듭니다. 마치 뭉친 밀가루 반죽에 촘촘히 구멍을 내서 다시 반죽하게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미세한 손상을 일부러 낸 자리에서는 몸이 다시 재생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새로 만들어지는 콜라겐은 처음 화상 때처럼 급하게 뭉치지 않고, 비교적 가지런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기존에 엉켜 있던 콜라겐 다발도 이 재생 과정에서 함께 재배열되면서, 울퉁불퉁하던 흉터 표면이 서서히 평평해지고 결이 부드러워집니다.
레이저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피부 표면까지 태워 없애는 박피형(ablative, 대표적으로 CO2·Er:YAG)과 표면은 남기고 그 아래에만 열 손상을 주는 비박피형(non-ablative)입니다. 박피형은 효과가 강한 대신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하고, 비박피형은 회복은 짧지만 5회에서 8회의 치료가 필요한 편입니다. 흉터의 두께와 부위, 회복 가능한 기간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고르거나 함께 쓰기도 합니다.
혈관 레이저로 붉은기는 어떤 원리로 줄어들까?
결을 다듬는 것과 붉은기를 줄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결이 울퉁불퉁한 것은 콜라겐 배열의 문제이고, 붉은기는 그 아래 몰려 있는 혈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붉은기에는 혈관을 겨냥하는 레이저를 따로 씁니다.
대표적인 것이 혈관레이저(pulsed dye laser, 혈관 속 헤모글로빈에 잘 흡수되는 파장의 빛을 쏘는 레이저)입니다. 이 레이저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붉은 혈액 색소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파장의 빛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빛이 피부를 통과해 들어가도 주변 조직은 거의 건드리지 않고, 혈관 속 헤모글로빈만 열을 받아 그 혈관을 막아 버립니다.
이런 방식을 선택적 광열분해(원하는 목표물만 골라 열로 손상을 주는 원리)라고 부릅니다. 표적이 아닌 것은 지나치고 표적만 정확히 맞히는 저격수에 가깝습니다. 이 원리로 흉터 표면에 몰려 있던 비정상 혈관들이 줄어들면서, 붉게 보이던 흉터가 점차 원래 피부색에 가까워집니다.
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과거에는 흉터가 다 아물고 색과 두께가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야 레이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흉터가 아직 붉고 두꺼워지는 중인 이른 시기, 즉 상처가 아문 직후부터 2개월에서 6개월 이내에 레이저를 시작하는 조기 개입 방식이 점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유는 콜라겐이 한창 쌓이고 있는 시기에 개입하면,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흉터를 나중에 푸는 것보다 결을 다듬기가 수월하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처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피부 표면이 아문 것을 확인한 뒤 시작합니다.
몇 회나 받아야 할까, 그리고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 흉터의 두께와 범위: 얇고 좁은 흉터는 적은 횟수로도 결이 부드러워지지만, 넓고 두꺼운 부위는 콜라겐이 그만큼 많이 쌓여 있어 5회에서 8회에 걸쳐 나눠서 다뤄야 합니다.
- 치료 간격: 보통 4주에서 6주 간격을 둡니다. 레이저로 자극한 뒤 새로운 콜라겐이 재배열되는 데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피부가 회복할 틈을 얻지 못합니다.
- 총 치료 횟수: 흔히 3회에서 6회 이상을 기본으로 잡습니다. 한 번의 레이저로 뭉친 콜라겐이 한 번에 정리되지 않고, 매 회차마다 조금씩 결이 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 피부색과 화상 부위: 피부색이 짙을수록 레이저 열이 색소에도 반응해 오히려 색소침착을 남길 수 있어, 파장과 출력을 신중히 조절해야 합니다. 손이나 관절처럼 움직임이 많은 부위는 구축을 막기 위해 더 이른 시기에, 더 적극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락셔널 레이저와 혈관 레이저는 다루는 문제가 다른 만큼, 두 가지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한쪽은 결과 두께를, 다른 한쪽은 붉은기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셈입니다.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레이저 후에는 3일에서 7일 정도 붓기와 발적이 남을 수 있고, 박피형을 쓴 경우에는 딱지가 앉았다가 떨어지는 데 7일에서 14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합니다. 이 기간에는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갓 재생 중인 피부는 자극에 예민해서 색소침착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상 흉터는 한 번의 시술로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3회에서 6회 이상의 회차에 걸쳐 서서히 흐려지고 부드러워지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흉터의 상태와 부위, 피부 타입을 종합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화상 흉터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와 함께 진행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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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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