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트라가 넣자마자가 아니라 4주에서 12주에 걸쳐 볼륨이 서서히 차오르는 원리와 그 조건, 유지
By Dr. Lee5 min read

필러 상담을 받다 보면 스컬트라(Sculptra)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듣게 됩니다. 히알루론산 필러와 달리 맞은 당일에는 얼굴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넣은 즉시 볼륨이 차는 게 아니라 4주에서 12주에 걸쳐 서서히 차오른다고 하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스컬트라가 왜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몸속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하나씩 풀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스컬트라는 정확히 무엇을 넣는 시술일까?
스컬트라의 주성분은 PLLA(폴리락틱애씨드, poly-L-lactic acid)라는 물질입니다. 쉽게 말하면 몸에 들어가면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녹아 없어지는 아주 작은 알갱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술용 실이나 흡수성 봉합사에도 쓰이는 성분이라 안전성 자료가 오래 쌓여 있습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젤 자체가 물리적으로 공간을 채워서 바로 볼륨이 보입니다. 반면 PLLA 알갱이는 그 자체로 부피를 채우는 물질이 아닙니다. 알갱이가 피부 속에서 하는 일은 따로 있습니다.
PLLA는 어떤 경로로 콜라겐을 늘릴까?
콜라겐은 피부를 밑에서 받쳐주는 기둥 같은 단백질입니다. 이 기둥이 튼튼해야 피부가 처지지 않고 볼륨을 유지합니다. 나이가 들면 이 기둥이 점점 줄어들면서 얼굴이 꺼져 보입니다.
PLLA 알갱이를 피부 깊은 층에 주입하면 몸은 이것을 아주 작은 이물질로 인식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 특히 대식세포(macrophage, 몸속 청소부 세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가 알갱이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대식세포는 이물질을 서서히 분해하는 과정에서 주변 세포에 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를 받은 섬유아세포(fibroblast, 콜라겐을 만드는 공장 세포)가 활성화되어 새 콜라겐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즉 PLLA는 콜라겐을 직접 넣어주는 게 아니라 내 몸이 콜라겐을 스스로 더 만들도록 자극하는 방식입니다.
왜 넣자마자 볼륨이 보이지 않을까?
시술 직후에 얼굴이 붓거나 볼륨이 있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대부분 주사액에 섞인 수분과 국소 부종 때문입니다. 2일에서 5일 정도 지나면 이 수분은 빠지고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진짜 볼륨은 그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대식세포가 모여들고 섬유아세포가 콜라겐을 짜내는 과정 자체가 시간이 걸리는 생물학적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벽돌 공장이 가동을 시작해서 실제로 벽돌을 쌓아 기둥을 세우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과 비슷합니다.
이 과정은 보통 시술 후 3주에서 4주부터 시작해 서서히 진행되며 콜라겐이 충분히 쌓이는 데는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스컬트라는 즉각형이 아니라 지연형, 서서히 좋아지는 방식의 시술로 분류됩니다.
시술을 받은 당일에 거울을 보고 실망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애초에 이 시술의 작동 방식과 맞지 않는 기대입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 정상적인 경과라고 이해하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왜 한 번에 다 맞지 않고 여러 번 나눠서 맞을까?
스컬트라는 보통 한 번에 끝내지 않고 4주에서 6주 간격으로 2회에서 4회 나눠서 시술합니다. 여기에는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콜라겐 생성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섬유아세포가 콜라겐을 만드는 속도는 정해져 있어서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넣어도 몸이 그만큼 빨리 반응하지 못합니다.
- 자연스러운 결과를 위해서입니다. 조금씩 나눠 자극을 주면 콜라겐이 고르게, 점진적으로 쌓여 부자연스러운 뭉침 없이 볼륨이 올라옵니다.
- 개인마다 반응 속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회차를 나누면 중간중간 경과를 보면서 다음 시술량과 부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눠 맞는 방식은 몸이 반응할 시간을 벌어주면서 동시에 결과를 더 자연스럽게 만드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히알루로니다제로 되돌릴 수 없을까?
히알루론산 필러는 마음에 안 들면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 젤을 녹이는 효소)를 놓아서 어느 정도 되돌릴 수 있습니다. 급하게 없애야 할 상황이 생겨도 안심이 되는 이유입니다.
스컬트라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이름 그대로 히알루론산이라는 특정 성분만 골라서 분해하는 효소이기 때문입니다. 열쇠 하나가 자물쇠 하나에만 맞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스컬트라로 채워진 볼륨은 히알루론산이 아닙니다. 내 몸의 섬유아세포가 스스로 만들어낸 콜라겐입니다. 녹이는 효소가 애초에 겨냥하는 자물쇠 자체가 다른 셈입니다.
그래서 스컬트라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즉시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옅어지는 콜라겐 대사 과정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처음에는 소량으로 시작해 원하는 정도를 확인하면서 천천히 늘려가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권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컬트라 효과는 얼마나 유지될까?
콜라겐은 한 번 만들어졌다고 영원히 그대로 있는 게 아닙니다. 몸속에는 콜라겐을 서서히 분해하는 효소인 MMP(matrix metalloproteinase, 콜라겐을 자르는 가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가 항상 활동하고 있고, 나이가 들수록 이 가위의 활동은 늘고 새 콜라겐을 만드는 힘은 줄어듭니다.
스컬트라로 새로 만들어진 콜라겐도 이 자연스러운 대사 과정을 피해가지는 못합니다. 다만 한 번에 많은 양의 콜라겐이 새로 생성되기 때문에 효과가 1년에서 2년 정도 유지된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길게는 2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알려져 있습니다.
유지 기간은 개인의 피부 대사, 나이, 시술 부위, 생활습관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콜라겐을 분해하는 가위인 MMP의 활동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더 오래, 어떤 사람은 더 짧게 유지되는 것도 이런 개인차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유지를 원하는 경우 1년에서 2년 후 추가 시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히알루론산 필러와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를까?
두 시술은 작동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젤이 물리적으로 자리를 차지해서 볼륨을 만드는 방식이고, 스컬트라는 내 몸의 콜라겐 생산을 유도해서 볼륨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결과가 나타나는 속도, 유지 기간, 피부 결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히알루론산 필러가 빠른 볼륨감을 원할 때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면, 스컬트라는 서서히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결과와 상대적으로 긴 유지 기간을 기대하는 경우에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얼굴 부위와 원하는 결과, 피부 상태에 따라 적합한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방식을 함께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빠른 볼륨감과 서서히 쌓이는 콜라겐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되기도 합니다.
시술 후 마사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컬트라 시술 후에는 자가 마사지를 꼭 하라는 안내를 받게 됩니다. 이는 PLLA 알갱이가 피부 속에서 뭉치지 않고 고르게 퍼지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설명됩니다.
알갱이가 한 곳에 뭉치면 그 부위에서만 콜라겐 반응이 집중되어 결절(작은 멍울)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알갱이가 고르게 분산되면 콜라겐 생성도 넓은 면적에 걸쳐 고르게 일어나 매끄러운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시술 직후 5일간의 마사지 관리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술 후 5일에서 4주 사이가 더 중요하다고 안내됩니다. 이 시기에 알갱이가 조직 안에서 자리를 잡고 몸의 반응이 막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반죽을 눌러 펴서 고르게 만드는 것과 비슷한데, 굳기 전에 손을 대야 모양이 잘 잡힙니다.
이 초반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나중에 결절이 만져져도 되돌리기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4주 동안의 마사지 습관이 결과에 생각보다 오래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이 글이 도움이 되었나요?
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Read next

덴서티 고주파가 두 가지 방식으로 즉각 수축과 콜라겐 재생을 함께 노린다는 원리와 회차
덴서티(Density RF)는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가지 고주파 모드를 함께 써서, 시술 직후 느껴지는 즉각적인 조임과 4주에서 12주에 걸쳐 서서히 차오르는 콜라겐 재생을 동시에 노리는 리프팅 시술입니다. 왜 두 가지 모드가 필요한지, 열이 피부 속에서 어떤 순서로 작용하는지, 회차를 나눠 받아야 하는 이유까지 원리 중심으로 풀어 정리했습니다.
By Dr. Kim

쥬베룩 효과와 부작용, PDLLA 콜라겐 주사가 스컬트라와 다른 점과 효과 지속 기간
쥬베룩의 성분 PDLLA와 히알루론산이 어떻게 즉각적인 수분감과 서서히 차오르는 콜라겐을 함께 만드는지, 스컬트라와의 차이, 임상 근거와 한계, 어떤 사람에게 맞는지, 부작용과 주의점까지 의료진 관점에서 정리했습니다.
By Dr. Kim

하이푸(HIFU)가 피부 겉이 아니라 훨씬 더 깊은 근막층을 콕 집어 데우는 원리와 그 이유
하이푸(HIFU) 리프팅이 피부 표면이 아니라 SMAS라는 근막층을 정확히 겨누는 이유를, 초음파가 한 점에 모이는 원리부터 풀어 설명합니다. 시술 직후 느껴지는 즉각적인 당김과 4주에서 6개월에 걸쳐 차오르는 콜라겐, 이 두 단계를 나눠 살펴봅니다.
By Dr.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