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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문신은 왜 레이저로 한 번에 안 지워지고 색깔마다 반응이 다르다고 하는 걸까?

By Dr. Kim5 min read

10년 전에 새긴 문신을 지우려고 병원에 갔다가, 한 번에 안 되고 6회에서 10회로 나눠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당황하는 분이 많습니다. 레이저로 쏘면 바로 사라질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신 잉크는 피부 속에 그냥 발라져 있는 게 아니라 세포 안팎에 단단히 박혀 있습니다. 그래서 지우는 과정도 한 번의 시술이 아니라, 레이저가 색소를 잘게 부수고 몸이 그 조각을 서서히 치워내는 6개월에서 2년에 걸친 과정입니다. 그 이유와 색깔마다 결과가 다른 배경을 순서대로 짚어보았습니다.

문신 잉크는 피부 속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문신을 새길 때 바늘은 색소를 표피 아래 진피층까지 찔러 넣습니다. 진피는 피부 겉층인 표피 아래에 있는, 혈관과 신경이 지나는 두꺼운 층입니다.

이 깊이에 들어간 색소 입자는 대부분 크기가 커서 몸이 스스로 처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피부는 이 이물질을 대식세포라는 면역세포 속에 가둬 놓는 방식으로 타협을 봅니다. 대식세포는 몸속 쓰레기나 이물질을 삼켜서 처리하는 청소차 역할을 하는 세포인데, 문신 색소 입자는 크기가 너무 커서 삼키기만 하고 완전히 분해하지는 못합니다. 그 결과 색소가 대식세포 안에 그대로 갇힌 채 진피에 오래 머무르게 되고, 이것이 문신이 10년, 20년이 지나도 잘 지워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레이저는 문신 색소를 어떤 원리로 부술까?

문신 제거에 쓰는 레이저는 아주 짧은 시간, 보통 나노초 단위로 강한 빛 에너지를 색소 입자에 쏩니다. 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단위로, 그만큼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던진다는 뜻입니다.

색소 입자는 이 빛을 흡수하면서 극히 짧은 순간 온도가 확 올라갑니다. 큰 덩어리가 순식간에 뜨거워지면 팽창 속도를 못 견디고 쪼개지는데, 이 과정이 색소 입자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원래 크기가 크던 색소 덩어리가 대식세포가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작은 조각들로 쪼개집니다.

중요한 점은 이 열이 아주 짧은 순간에만 집중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변의 정상 피부 조직에는 열이 퍼질 시간이 없어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색소 입자만 선택적으로 부술 수 있습니다. 레이저 직후 시술 부위가 하얗게 뜨는 것을 흔히 보는데, 이는 부서진 색소 입자와 그 주변에 생긴 미세한 가스가 빛을 산란시켜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부서진 색소 조각은 몸속에서 어디로 사라질까?

레이저로 잘게 쪼개진 색소 조각은 그 자리에서 바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대식세포가 나서서 이 작은 조각들을 삼키고, 일부는 림프관을 통해 몸 밖으로, 정확히는 림프절 쪽으로 서서히 옮겨 갑니다. 림프관은 몸속 노폐물과 면역세포가 이동하는 통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청소 과정은 시간이 걸립니다. 시술 직후 바로 색이 옅어지는 게 아니라, 4주에서 8주에 걸쳐 대식세포들이 조각을 하나씩 실어 나르면서 서서히 흐려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다음 레이저는 최소 4주에서 8주 간격을 두라고 권하는데, 이는 이전 시술로 생긴 조각들을 몸이 치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조각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에서 서둘러 다시 레이저를 쏘면 청소가 끝나지 않은 부위에 자극만 더해질 수 있습니다.

왜 색깔마다 레이저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를까?

레이저 빛은 색마다 흡수되는 정도가 다릅니다. 색소 입자는 특정 파장의 빛을 잘 흡수할수록 잘 부서지고, 반대로 그 파장을 잘 흡수하지 못하면 열에너지를 충분히 받지 못해 잘 안 부서집니다.

검정과 짙은 파랑 계열 색소는 넓은 범위의 파장을 두루 잘 흡수하는 편이라 여러 레이저 파장에 비교적 고르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검정 문신이 상대적으로 빠지는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반면 초록, 노랑, 밝은 빨강 같은 색소는 흡수하는 파장대가 좁고 까다롭습니다. 이런 색은 특정 파장의 레이저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데, 그 파장에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에너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잘 부서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색 문신은 색깔마다 다른 파장의 레이저를 나눠서 조준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초록이나 노랑이 섞인 부위는 다른 색보다 반응이 느리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10년, 20년 된 오래된 문신이 새 문신보다 더 잘 빠지는 이유는 뭘까?

문신 제거 상담을 하다 보면 최근에 새긴 문신보다 10년, 20년 지난 문신이 오히려 더 수월하게 흐려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얼핏 오래됐으니 색소가 자리를 더 단단히 잡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반대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몸이 그 오랜 시간 동안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식세포는 색소 입자를 삼킨 채로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이동하거나 수명을 다하고 새 대식세포로 교체됩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 촘촘하게 뭉쳐 있던 색소 덩어리가 조금씩 흩어집니다. 자외선과 피부 대사도 5년에서 10년에 걸쳐 색소 입자 표면을 서서히 변형시켜 갑니다. 그 결과 오래된 문신은 색소 뭉치가 신선한 문신보다 헐거워져 있는 경우가 많고, 레이저 열을 받았을 때 더 쉽게 쪼개집니다.

반대로 새긴 지 얼마 안 된 문신은 색소가 아직 촘촘하고 단단하게 뭉쳐 있는 상태입니다. 레이저에 반응은 하지만 덩어리가 완전히 부서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오래 참고 새긴 문신일수록 지우기는 오히려 수월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한 번에 안 지워지고 6회에서 10회로 나눠 받아야 할까?

색소가 안 지워지는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겹쳐 있습니다.

  • 색소 입자의 밀도가 높은 경우: 잉크가 진하고 촘촘하게 들어간 문신은 한 번의 레이저로 모든 입자를 부수기 어렵고, 아래층에 남은 입자는 다음 회차에서 다시 쏘아야 합니다.
  • 색소가 자리한 깊이가 다른 경우: 문신을 새길 때 바늘 깊이가 균일하지 않으면 색소가 진피 여러 층에 걸쳐 흩어져 있고, 얕은 층부터 순서대로 반응하면서 깊은 층은 나중에야 드러납니다.
  • 대식세포가 조각을 치우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앞서 설명했듯 청소 속도에는 한계가 있어서, 이전 조각이 다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새로 부순 조각까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 색상이 여러 개 섞여 있는 경우: 색마다 반응하는 파장이 달라 한 번의 시술로 모든 색을 동시에 최대로 부수기 어렵고, 색깔별로 순서를 나눠 접근해야 합니다.
  • 커버업으로 덧그린 문신인 경우: 예전 문신을 가리려고 그 위에 새 문신을 겹쳐 새긴 경우 색소층이 두 겹으로 쌓여 있는 셈입니다. 위층부터 순서대로 반응하기 때문에 아래층 색소까지 다 빼내려면 회차가 그만큼 더 늘어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문신 제거는 6회에서 10회 이상, 문신 크기와 색상 구성에 따라 그 이상 나눠서 진행합니다. 오래되고 색이 진한 문신일수록, 또 전문 장비로 정교하게 새긴 문신일수록 색소가 더 촘촘하고 깊게 들어가 있어 회차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가락이나 발목처럼 혈액순환이 더딘 부위는 왜 유독 오래 걸릴까?

문신 제거 상담을 하다 보면 몸통이나 팔뚝은 잘 빠지는데, 손가락이나 발목, 정강이 앞쪽은 유독 더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이유는 앞서 설명한 청소 과정, 그러니까 대식세포가 부서진 색소 조각을 림프관을 통해 실어 나르는 속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손가락이나 발목처럼 몸의 끝부분은 심장에서 멀고, 그쪽으로 지나가는 혈관과 림프관도 상대적으로 가늘고 촘촘하지 않습니다. 물을 뿌려도 배수구에서 먼 구석은 물이 늦게 빠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같은 횟수, 같은 세기로 레이저를 쏘아도 손가락과 발목 문신은 몸통보다 색이 옅어지는 속도가 느리고, 완전히 지워지기까지 회차가 더 필요한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부위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색소 배출 속도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문신 제거 후 관리에서는 뭘 조심해야 할까?

레이저 직후 피부는 일시적으로 붉어지고 부어오르며, 물집이 생기거나 딱지가 앉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딱지를 억지로 떼면 그 안에 아직 자리 잡고 있던 색소나 새로 자라는 피부까지 함께 뜯겨나가 흉터로 남을 위험이 커집니다.

자외선 차단도 중요합니다. 시술 부위는 자극에 예민해진 상태라 햇빛에 노출되면 색소침착, 즉 피부가 자기방어로 멜라닌을 더 만들어내 오히려 갈색이나 진한 색으로 얼룩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차 사이 기간에는 시술 부위를 옷이나 자외선 차단제로 가리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피부 타입에 따라 이 색소침착 부작용의 위험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원래 피부색이 어두운 편일수록 레이저 자극에 색소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이런 경우에는 출력을 보수적으로 잡고 회차 간격을 더 넉넉히 두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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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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