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밑에 만져지는 혹, 표피낭종과 지방종이 생기는 원리와 손끝으로 구별하는 방법
By Dr. Kim4 min read

목을 만지다가, 또는 등을 밀다가 동그랗게 만져지는 혹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놀라서 인터넷부터 검색하게 되지만, 피부 아래 생기는 혹은 흔하고 대부분 양성입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두 가지가 표피낭종과 지방종입니다. 둘 다 겉으로는 비슷한 둥근 혹처럼 보이지만, 만들어지는 조직도 다르고 손끝에 닿는 느낌도 다릅니다. 어떻게 다른지 하나씩 풀어봅니다.
피부밑 혹, 무엇부터 의심해야 할까?
혹이 만져지면 우선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눌렀을 때 아픈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통증이 없고 몇 달째 크기 변화가 거의 없다면 대부분 양성 혹에 가깝습니다.
피부 아래 생기는 혹은 종류가 여러 가지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보는 두 가지가 표피낭종과 지방종입니다. 둘 다 천천히 자라고 통증이 거의 없어서 겉모습만으로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원리부터 짚어보면 구별이 쉬워집니다.
표피낭종이 생기는 이유
표피낭종은 피부 표면의 각질세포가 피부 속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생깁니다. 원래 각질은 피부 겉면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떨어져 나가야 하는데, 모낭(털이 자라는 작은 통로) 입구가 막히거나 눌리면 각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머니처럼 쌓입니다.
풍선 안에 각질이 계속 채워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안쪽 벽은 피부 표피와 똑같은 세포로 되어 있고, 그 안에 오래된 각질과 피지가 죽처럼 뭉쳐서 채워집니다. 그래서 표피낭종을 짜면 하얗고 냄새가 나는 각질 덩어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이 혹을 피지낭종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피지샘이 아니라 각질이 주요 성분이라서 지금은 표피낭종이라는 이름이 더 정확한 표현으로 쓰입니다. 표면을 자세히 보면 가운데에 아주 작은 점 같은 구멍, 즉 개구부가 보이는 경우가 흔한데, 이 구멍이 바로 각질이 원래 빠져나가던 모낭 입구입니다.
지방종이 생기는 이유
지방종은 이름 그대로 지방세포가 뭉쳐서 생기는 혹입니다. 피부 아래에는 원래 지방층이 얇게 퍼져 있는데, 어떤 이유로 지방세포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얇은 막에 둘러싸인 덩어리를 이룹니다.
비유하자면 이불 속에 솜이 고르게 펴져 있어야 하는데, 한쪽에만 솜뭉치가 뭉쳐서 볼록 튀어나온 것과 비슷합니다. 이 지방 덩어리는 얇은 섬유막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주변 조직과는 어느 정도 경계가 나뉘어 있습니다.
지방종은 왜 생기는지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서 유전적인 소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표피낭종과 달리 모낭이나 각질과는 관계가 없고, 순수하게 지방 조직 자체의 문제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만져보면 드러나는 차이
두 혹은 만졌을 때 손끝 느낌이 꽤 다릅니다. 표피낭종은 안에 각질이 눌러 담겨 있어서 눌러도 잘 눌리지 않고 단단한 편이고, 지방종은 지방 자체가 부드러운 조직이라 말랑말랑하고 반죽처럼 눌리는 느낌이 납니다.
- 경도: 표피낭종은 고무공처럼 단단한 편이고, 지방종은 밀가루 반죽처럼 물렁하게 눌립니다. 안에 든 성분이 각질이냐 지방이냐의 차이가 그대로 손끝에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 경계: 표피낭종은 피부와 딱 붙어 있어서 위쪽 피부를 함께 잡아야 같이 움직이고, 지방종은 피부보다 더 깊은 층에 있어서 피부는 그대로 두고 혹만 옆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피낭종이 모낭에서 시작해 표피와 이어져 있는 반면, 지방종은 표피와 무관한 더 깊은 층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 개구부: 표피낭종은 표면에 작은 구멍이 보이는 경우가 흔하고, 지방종은 그런 구멍 없이 매끈합니다. 각질이 드나들던 통로가 남아 있는지 여부가 갈리는 지점입니다.
- 염증 여부: 표피낭종은 안에 든 각질이 세균과 만나 염증이 생기면 갑자기 붓고 아플 수 있지만, 지방종은 염증이 거의 생기지 않고 늘 비슷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각질 주머니는 외부와 통하는 구멍이 있어 세균이 들어가기 쉬운 반면, 지방종은 막힌 구조라 그럴 일이 적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차이
표피낭종은 주로 얼굴, 목, 등 위쪽처럼 모낭이 많은 부위에 잘 생깁니다. 크기는 몇 밀리미터에서 몇 센티미터까지 다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종은 등, 어깨, 팔, 목 뒤처럼 지방층이 두툼한 부위에 잘 생깁니다. 표피낭종보다 대체로 더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고, 피부색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아래에서 볼록하게 밀어 올리는 모양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혹 모두 피부색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표피낭종은 염증이 생기면 그 부위만 빨갛게 부어오르는 반면, 지방종은 색깔 변화 없이 크기만 서서히 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치와 생기는 부위 차이
표피낭종은 모낭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생길 수 있어서 얼굴처럼 좁고 노출된 부위에도 흔합니다. 모낭 자체가 원인이기 때문에 모낭 밀도가 높은 부위일수록 잘 생기는 셈입니다.
지방종은 지방층이 두꺼운 몸통과 팔다리에 더 흔하고, 하나만 생기기도 하지만 여러 개가 동시에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방 조직 자체의 증식이 원인이라, 지방층이 얇은 얼굴보다는 몸통 쪽에 상대적으로 더 잘 나타납니다.
치료가 필요한 순간은 따로 있는가?
대부분의 표피낭종과 지방종은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으면 굳이 서둘러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상황에서는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됩니다.
- 갑자기 빠르게 커지거나 단단하게 고정되어 잘 안 밀리는 경우입니다. 원래 양성 혹은 천천히 자라는데, 짧은 기간에 크기가 달라지면 다른 조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눌렀을 때 통증이 있거나 갑자기 붉게 붓는 경우입니다. 표피낭종 안에서 염증이나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고, 방치하면 곪아서 터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얼굴이나 목처럼 눈에 띄는 부위라서 미용적으로 신경 쓰이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위험해서가 아니라 제거를 원하는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경우입니다.
- 크기가 5센티미터를 넘어가거나 계속 커지는 지방종의 경우입니다. 흔치는 않지만 크고 빠르게 자라는 지방 종괴는 다른 종류의 조직과 감별이 필요할 수 있어서 확인 차원에서 진료가 권장됩니다.
검사로 확인하는 방법
눈과 손으로 만져보는 진찰만으로도 상당 부분 구별이 가능하지만,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을 때는 초음파 검사를 활용합니다. 초음파는 피부 아래 조직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안에 든 것이 액체 성분에 가까운 각질 덩어리인지 지방 조직인지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화면에서 보이는 밝기와 경계의 형태가 표피낭종과 지방종에서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는 초음파가 조직의 밀도와 구성 성분에 따라 다르게 반사되기 때문입니다. 애매하거나 비정형적인 소견이 보이면 조직검사로 최종 확인을 하기도 합니다.
결국 두 혹은 생기는 조직도 다르고 성질도 다르지만, 둘 다 흔하고 대부분 양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궁금한 혹이 만져진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한 번쯤 진료실에서 확인해보는 편이 마음도 편하고 정확합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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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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