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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받고 오히려 더 거뭇해진 자리, 시술 후 색소침착이 생기는 이유와 단계별 관리법

By Dr. Kim5 min read

색소를 빼겠다고 레이저를 받았는데 그 자리가 오히려 거뭇해질 때가 있습니다. 없애려던 잡티보다 더 진해 보여서 당황스럽고, 시술을 괜히 받았나 싶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이게 평생 가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나기도 합니다.

먼저 안심하셔도 되는 점부터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흉터가 아니라 색소 문제입니다. 시술 후 색소침착, 줄여서 PIH라고 부르는데, 자극받은 피부가 멜라닌을 과하게 만들어 생깁니다. 한국인처럼 멜라닌이 많은 피부에서 특히 흔하게 나타납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빠지는 속도가 몇 달씩 달라집니다. 왜 생기는지, 어떤 시술이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빼는지 순서대로 짚겠습니다.

레이저 시술 뒤 생긴 거뭇한 색소침착

시술 후 색소침착은 흉터가 아닙니다

PIH는 피부 속에 멜라닌이라는 갈색 색소가 과하게 고여 생기는 얼룩입니다. 흉터처럼 조직이 파이거나 솟은 것이 아니라, 색소가 더 만들어져 쌓인 상태일 뿐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색소가 분해되고 빠지면 원래 피부로 돌아옵니다. 흉터는 조직 자체가 바뀐 것이라 잘 돌아오지 않지만, 색소침착은 색소만 치우면 되는 문제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다만 같은 PIH라도 색소가 어느 깊이에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색소가 피부 표면 쪽 표피에 머물면 비교적 빨리 빠집니다. 반대로 자극이 심해 색소가 더 깊은 진피까지 떨어지면, 우리 몸이 그것을 천천히 청소해야 하므로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같은 시술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몇 주 만에 돌아오고 어떤 사람은 오래 끄는 이유가 바로 이 깊이 차이입니다. 그래서 색이 얼마나 진한지보다, 색소가 얼마나 깊이 내려갔는지가 회복 기간을 좌우합니다. 또 색소침착은 만졌을 때 표면이 매끄럽습니다. 손끝으로 만져 파이거나 도드라지는 느낌이 없다면 흉터보다 색소일 가능성이 높고, 울퉁불퉁하게 만져진다면 색소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어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표피에 머문 색소는 빨리 빠지고 진피까지 떨어진 색소는 오래 간다
표피에 머문 색소는 빨리 빠지고 진피까지 떨어진 색소는 오래 간다

왜 레이저 자리가 오히려 거뭇해질까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레이저나 필링은 색소를 깨거나 피부를 벗기는 과정에서 피부에 열과 자극을 줍니다. 그 자극이 과하면 피부는 다쳤다고 판단해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이 염증이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인 멜라노사이트를 다시 자극합니다. 결국 색소를 빼려고 준 에너지가 도리어 색소를 더 만드는 쪽으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불을 끄려고 물을 부었는데 기름에 옮겨붙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기서 피부색이 큰 변수가 됩니다. 멜라닌이 많은 피부일수록 같은 자극에도 색소가 더 쉽게 올라옵니다.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피부가 PIH에 잘 시달리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자외선까지 더해지면 멜라노사이트는 더 활발해집니다. 그래서 시술 자체의 세기만큼이나, 시술 뒤에 자외선을 얼마나 막았는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같은 레이저를 같은 출력으로 받아도, 피부 타입과 시술 뒤 관리에 따라 누구는 멀쩡하고 누구는 거뭇해지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시술 직후 색소가 딱지로 떠오르는 정상 과정과 며칠 뒤 올라오는 색소침착은 다릅니다. 둘을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평소보다 오래 거뭇하게 남으면 시술받은 곳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레이저를 받는 모습, 시술 뒤 색소침착 관리가 결과를 좌우한다

어떤 시술이 색소침착을 잘 만들까

색소침착 위험은 시술마다, 피부마다 다릅니다. 연구에서 보고된 발생률을 모아 보면 경향이 분명합니다. 같은 색소 시술이라도 피부를 강하게 깨는 방식일수록, 출력이 셀수록,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색소침착이 더 잘 생깁니다. 그래서 어떤 레이저가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기보다, 내 피부와 시술 방식의 조합을 봐야 합니다.

피부를 벗기지 않는 부드러운 피코초 레이저는 색소침착이 5퍼센트 정도로 낮게 보고됩니다. 반대로 같은 파장이라도 더 강한 큐스위치 방식은 20에서 30퍼센트까지 올라갑니다. 진피를 점점이 지지는 비박리 프락셔널 레이저는 17퍼센트 안팎, 피부를 깎아 내는 박리형 이산화탄소 레이저는 어두운 피부에서 30퍼센트가량으로 보고됩니다. 특히 햇볕에 잘 타는 피부에서는 시술 직후 일시적으로 색소가 올라오는 경우가 최대 90퍼센트 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이 일시적 색소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정리하면 강한 시술과 어두운 피부일수록 신중해야 하고, 그만큼 출력을 낮추고 간격을 두는 시술자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시술 종류와 피부색에 따른 색소침착 발생률, 부드러운 피코초는 낮고 강한 박리형과 어두운 피부일수록 높다
시술 종류와 피부색에 따른 색소침착 발생률, 부드러운 피코초는 낮고 강한 박리형과 어두운 피부일수록 높다

시간과 자외선 차단이 절반입니다

PIH 관리의 절반은 사실 기다림과 자외선 차단입니다. 색소가 표피에 있으면 몇 주에서 두세 달이면 옅어지고, 진피까지 내려갔으면 6개월에서 1년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급한 마음에 또 다른 시술을 얹기보다, 피부가 색소를 스스로 치우는 시간을 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색소가 빠지는 데에는 정해진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억지로 줄이려다 오히려 자극을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자외선 차단이 핵심입니다. 자외선은 멜라노사이트를 다시 깨워 색소를 더 만들게 합니다. 애써 빠지던 색소가 자외선 한 번에 도로 진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술 뒤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바르고, 두세 시간마다 덧바르며, 모자나 양산으로 직접 햇빛을 가리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에서도 창가나 모니터 빛에 노출되므로 방심하기 쉽습니다. 자외선 차단을 꾸준히 하느냐 마느냐가 회복 기간을 몇 달씩 바꿔 놓습니다. vitamin C나 niacinamide처럼 색소를 누그러뜨리는 성분을 함께 쓰면 도움이 되지만, 그 무엇도 자외선 차단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자외선을 막지 않으면 어떤 미백 성분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PIH가 옅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 표피형은 몇 주에서 몇 달 진피형은 6개월 이상
PIH가 옅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 표피형은 몇 주에서 몇 달 진피형은 6개월 이상

바르는 약으로 회복을 당깁니다

기다리는 동안 바르는 약으로 속도를 당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 멜라닌을 만드는 효소인 타이로시네이스를 억제하는 성분들입니다. 대표적으로 hydroquinone, azelaic acid, tranexamic acid, kojic acid, arbutin, niacinamide가 있고, 피부 재생을 빠르게 하는 retinoid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성분마다 강도와 자극이 달라서, 내 피부가 견디는 선에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근거가 비교적 탄탄한 쪽을 보면, azelaic acid 15퍼센트 젤을 16주 바른 연구에서는 절반이 넘는 사람이 색소침착이 사라졌습니다. azelaic acid 20퍼센트는 미백의 기준으로 쓰이는 hydroquinone 4퍼센트와 효과 차이가 없으면서 자극은 덜한 편으로 보고됩니다. 바르는 tranexamic acid도 4주에서 8주면 눈에 띄는 개선이 시작됩니다. 어떤 성분이든 자외선 차단과 함께 써야 효과가 살고, 최소 두세 달은 꾸준히 발라야 결과가 나옵니다. 아래 표에 자주 쓰는 성분을 정리했습니다.

성분작용참고
hydroquinone멜라닌 생성 억제, 미백 기준전문약, 장기간은 의사 상의
azelaic acid타이로시네이스 억제, 항염자극 적은 편, 임신 중도 비교적 무난
tranexamic acid멜라노사이트 자극 억제바르는 제형, 자극 적음
retinoid피부 턴오버 촉진초기 자극 주의, 임신 금기

바르는 성분의 색소침착 개선 근거, azelaic acid 15퍼센트는 16주에 절반 넘게 색소가 사라졌고 hydroquinone과 효과가 비슷하다
바르는 성분의 색소침착 개선 근거, azelaic acid 15퍼센트는 16주에 절반 넘게 색소가 사라졌고 hydroquinone과 효과가 비슷하다

성급한 재시술이 가장 위험합니다

PIH가 생겼을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조급한 재시술입니다. 색소가 안 빠진다고 곧바로 또 레이저를 얹으면, 이미 예민한 피부에 자극을 더해 색소침착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색소침착이 올라온 피부는 먼저 진정시키고, 자외선 차단과 바르는 약으로 가라앉힌 뒤에 다음을 판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약하게 여러 번 나누는 레이저 토닝을 쓰기도 하지만, 이 역시 색소침착이 충분히 가라앉은 다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쉽습니다. 시술 전후로 자외선을 피하고, 햇볕에 탄 상태에서는 강한 레이저를 미루며, 빛에 과민해지는 약을 먹고 있다면 미리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시술자는 피부색에 맞게 출력을 낮추고 간격을 충분히 둡니다. 처음 받는 부위라면 작게 시험 삼아 해 보고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색소침착이 오래간다고 인터넷에서 본 강한 미백제를 임의로 바르는 것도 위험합니다. 농도 높은 hydroquinone을 자기 판단으로 오래 바르면 도리어 자극과 색소를 부를 수 있어, 성분과 기간은 진료를 받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시술 후 색소침착은 대부분 돌아오는 색소 문제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자외선 차단과 검증된 바르는 약으로 시간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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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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