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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농성 결절낭종 여드름이 피부 깊숙한 곳에서 염증을 키워 흉터로 이어지는 이유와 원리

By Dr. Lee4 min read

여드름이라고 다 같은 여드름이 아닙니다. 얼굴에 오돌토돌 올라오는 좁쌀 여드름과, 만지면 아프고 붉게 부어오른 뾰루지 같은 결절낭종 여드름은 피부 속에서 일어나는 일 자체가 다릅니다. 표면이 아니라 진피라는 피부 깊은 층까지 염증이 내려가기 때문에 통증도 크고, 다 나은 뒤에도 자국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 여드름만 유독 깊고 오래가는지,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하나씩 설명합니다.

화농성 결절낭종 여드름은 일반 여드름과 어떻게 다를까?

보통 여드름은 모공 하나에 피지와 각질이 막혀 생기는 작은 좁쌀 같은 트러블입니다. 이것을 면포, 쉽게 말해 막힌 모공이라고 부릅니다. 반면 결절과 낭종은 이 막힌 모공 밑에서 염증이 크게 번진 형태입니다.

결절은 피부 속에 단단하고 아픈 덩어리가 만져지는 상태이고, 낭종은 그 안에 고름 같은 액체가 고여 물주머니처럼 물렁하게 만져지는 상태입니다. 둘 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뿌리가 훨씬 깊다는 점이 일반 여드름과 다릅니다. 그래서 손으로 짜내려 해도 표면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아프기만 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에 붙은 화농성이라는 말은 고름이 잡히는 성질이라는 뜻입니다. 백혈구가 세균과 싸우고 난 흔적, 즉 죽은 세균과 백혈구가 뒤섞인 물질이 고름인데, 이 고름이 피부 얕은 곳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이 일반 여드름의 고름과 다릅니다. 그만큼 몸이 그 자리에서 훨씬 크고 오래가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염증이 피부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과정

이 깊은 염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밟아 진행됩니다. 먼저 모공 안에서 피지와 각질이 뒤엉켜 막힙니다. 막힌 모공 속은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되는데, 여드름을 일으키는 세균인 큐티박테리움 아크네스(Cutibacterium acnes, 피부에 원래 살고 있는 세균)는 산소가 없는 곳을 좋아해 이 안에서 크게 늘어납니다.

세균이 늘어나면 몸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백혈구를 그 자리로 보내 싸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싸움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들이 주변 조직을 자극하면서, 염증이 모공 벽을 뚫고 아래쪽, 즉 진피(피부 표피 아래 두꺼운 층으로 콜라겐과 혈관이 있는 곳)까지 내려가게 됩니다.

모낭벽이 터지면서 번지는 염증

염증이 심해지면 모낭을 감싸고 있던 벽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풍선에 바람을 계속 넣으면 결국 터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모낭 안에 있던 피지, 각질, 세균, 염증 물질이 한꺼번에 주변 조직으로 쏟아져 나오면, 몸은 이것을 훨씬 넓은 범위의 침입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염증 반응도 좁은 모공 하나에 그치지 않고 그 주변 진피 조직 전체로 번지게 됩니다. 결절과 낭종이 만졌을 때 유독 크고 단단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염증이 한 지점이 아니라 넓은 면적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붓기와 통증이 유독 심한 이유

결절낭종 여드름을 만지면 다른 여드름보다 훨씬 아프고, 누르지 않아도 욱신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염증이 깊은 진피까지 내려가면서 그 주변 신경과 혈관까지 함께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혈관이 확장되면 그 부위로 혈액이 몰려 붉게 부어오르고,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통증 신호가 더 강하게 전달됩니다. 표면의 여드름은 눌러야 아픈 경우가 많지만, 결절낭종은 염증이 신경 가까이까지 닿아 있어서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턱과 등에 유독 잘 생기는 이유

같은 사람이라도 결절낭종 여드름은 이마보다 턱, 얼굴보다 등이나 가슴에서 더 자주,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위들은 공통적으로 피지선(피지를 만드는 작은 기관)의 크기가 크고 밀도가 높습니다. 피지선이 크고 많을수록 만들어지는 피지의 양도 늘어나고, 그만큼 모공이 막힐 재료가 많아지는 셈입니다.

턱과 목 주변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안드로겐은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생리 주기나 스트레스로 호르몬이 흔들리는 시기에 턱 라인 여드름이 심해지는 경우가 흔한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등과 가슴은 모공 자체가 깊고 피부가 두꺼워서, 한번 염증이 생기면 얕은 곳으로 잘 배출되지 못하고 안쪽으로 파고들기 쉬운 구조도 함께 작용합니다.

방치하면 흉터로 남는 까닭

염증이 진피까지 내려가 넓게 번지면, 그 자리를 정상적인 피부 구조로 되돌리는 일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진피에는 피부를 받쳐주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 섬유가 그물처럼 짜여 있는데, 염증이 이 그물을 함께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몸은 파괴된 부분을 원래와 똑같이 복구하지 못하고, 급하게 흉터 조직으로 메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면의 여드름은 자국 없이 낫는 일이 흔하지만, 결절낭종은 염증이 깊고 넓었던 만큼 파인 흉터나 튀어나온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함께 커집니다.

짜면 안 되는 진짜 이유

결절낭종을 손으로 짜거나 눌러서 터뜨리려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염증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염증이 이미 모낭 벽 아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표면을 눌러도 그 뿌리까지는 닿지 않습니다. 압력만 가해질 뿐 염증의 원인은 그대로 남습니다.
  • 강제로 누르면 모낭 안에 있던 염증 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 조직으로 더 퍼질 수 있습니다. 터진 풍선 속 내용물이 밖이 아니라 안쪽으로 흩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피부 표면의 다른 세균이 함께 들어가 염증이 한 번 더 겹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극이 더해지는 셈입니다.
  • 반복해서 자극을 주면 그 부위의 염증이 가라앉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흉터로 남을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그래서 이미 결절낭종으로 자리 잡은 여드름은 손을 대기보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까?

결절낭종 여드름의 치료는 표면의 각질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염증이 이미 진피까지 내려가 있기 때문에, 그 깊이까지 작용하는 치료가 함께 필요합니다.

항생제나 경구 이소트레티노인 같은 약물은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과 피지 분비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세균의 수를 줄이면 백혈구가 계속 몰려들어 싸울 이유가 줄어들고, 피지 분비가 줄면 애초에 모공이 다시 막힐 재료 자체가 적어지는 셈입니다. 그리고 염증이 심한 부위에는 병변 안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방법도 함께 쓰입니다. 좁은 범위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진피 깊은 곳의 염증 반응을 비교적 빠르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염증의 깊이와 범위, 흉터로 이어질 위험을 함께 살펴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절이 몇 개만 있는 경우와 얼굴 전체에 넓게 번진 경우는 필요한 접근의 강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표면이 가라앉아 보여도 그 아래 염증이 완전히 사그라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는 것입니다. 겉으로 붉은 기가 줄었다고 치료를 서둘러 중단하면, 진피 속에 남아 있던 염증이 다시 커지면서 같은 자리에 결절이 재발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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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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