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페린(Differin) 효과와 원리, 3세대 레티노이드 아다팔렌은 여드름에 어떻게 작용할까?
By Dr. Lee5 min read

여드름을 알아보다 보면 디페린(Differin)이라는 이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바르는 여드름약인데, 항생제처럼 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막힌 모공을 풀어 준다는 점이 다르게 소개됩니다. 그런데 레티노이드, 트레티노인, 아크리프처럼 비슷한 이름이 많아 디페린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 헷갈리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디페린이 정확히 무엇이고, 레티노이드 중에서 어디에 속하며, 여드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광고가 아니라 실제 연구로 따라가 봅니다. 디페린은 효과가 잘 입증된 약이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초기에 자극이 있다는 점을 모르면 일찍 포기하기 쉽습니다.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 알면 끝까지 잘 쓸 수 있습니다.

디페린(Differin)은 어떤 약일까?
디페린은 아다팔렌(adapalene)이라는 성분의 바르는 레티노이드 여드름 치료제입니다. 갈더마라는 회사가 만들었고, 농도는 0.1퍼센트 겔이 가장 흔합니다. 레티노이드는 비타민A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피부 세포가 자라고 떨어져 나가는 과정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쓰입니다. 디페린은 면포, 즉 막힌 모공이 주가 되는 경증에서 중등도 여드름에 1차로 권장되는 약입니다.
한 가지 알아 둘 점은 나라마다 분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2016년에 디페린 겔 0.1퍼센트가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됐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전문의약품이라 의사 처방이 있어야 약국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직구나 후기만 보고 쓰기보다, 피부 상태에 맞게 처방받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디페린이 다루는 것은 균이 아니라 모공 막힘입니다. 그래서 항생제나 과산화벤조일(benzoyl peroxide)처럼 균을 줄이는 약과는 작용이 다르고, 오히려 함께 쓰면 서로를 보완합니다. 여드름의 시작점인 막힌 모공 자체를 다루는 약이라는 점이 디페린의 핵심입니다. 한국에는 디페린 외에도 같은 아다팔렌 성분의 제네릭 제품이 여럿 있고, 과산화벤조일을 섞은 복합제도 처방받을 수 있어 피부 상태에 맞게 고를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든 핵심 성분인 아다팔렌의 작용 자체는 같습니다.

레티노이드는 세대가 있다, 디페린은 몇 세대일까?
레티노이드는 개발된 순서와 구조에 따라 세대로 나뉩니다. 위 그림이 이를 정리한 것입니다. 1세대는 트레티노인(tretinoin), 흔히 레틴에이로 불리는 성분과 먹는 이소트레티노인이 속합니다. 효과는 강하지만 자극도 큰 편입니다. 2세대는 주로 건선에 쓰는 먹는 약이라 여드름에 바르는 용도로는 쓰이지 않습니다. 3세대가 바로 아다팔렌, 즉 디페린이고, 같은 3세대에 타자로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것이 아크리프입니다. 아크리프(Aklief)는 디페린과 같은 갈더마 제품이지만 성분이 트리파로텐(trifarotene)으로, 가장 최근에 나온 4세대 레티노이드입니다. 즉 디페린과 아크리프는 이름이 비슷하고 같은 회사 제품일 뿐, 성분이 다른 별개의 약입니다. 디페린은 아다팔렌, 아크리프는 트리파로텐이라고 기억하면 됩니다.
아다팔렌이 1세대 트레티노인과 다른 점은 자극이 적고 안정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아다팔렌은 레티노이드 수용체 중 일부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돼 있어 피부 자극이 덜합니다. 또 햇빛에 잘 분해되지 않아, 트레티노인이 자외선에 6시간 만에 대부분 분해된 실험에서도 아다팔렌은 안정적으로 남았습니다. 과산화벤조일과 함께 써도 잘 분해되지 않아 두 성분을 합친 복합제가 나와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아다팔렌은 여드름에 어떻게 작용할까?
위 그림이 아다팔렌의 작용을 보여 줍니다. 여드름은 모공 입구의 각질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출구를 막으면서 시작됩니다. 막힌 모공에 피지가 쌓이고 균이 자라면서 면포가 생기고, 여기에 염증이 더해지면 빨갛게 부어오르는 구진과 농포가 됩니다. 아다팔렌은 이 과정의 앞쪽에 개입합니다.
작용은 크게 세 단계입니다. 먼저 아다팔렌이 모공을 둘러싼 세포의 레티노이드 수용체에 결합합니다. 그러면 각질 세포가 과하게 자라는 것을 막고 정상적으로 떨어져 나가게 해, 모공 출구가 막히지 않도록 합니다. 새 면포가 생기는 것을 억제하고 이미 막힌 면포가 빠져나오도록 돕는 것입니다. 동시에 모공의 염증 반응을 가라앉혀 빨간 여드름도 줄여 줍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아다팔렌은 모공 막힘과 염증을 다루지만, 피지가 나오는 양 자체를 줄이지는 않습니다. 피지 분비를 크게 줄이는 것은 먹는 이소트레티노인, 흔히 이소티논으로 불리는 약의 특징이고, 그래서 중증 여드름에는 먹는 약이 더 강력합니다. 바르는 아다팔렌은 막힌 모공을 푸는 데 초점이 있다고 이해하면 정확합니다. 이렇게 모공 막힘을 푸는 작용이라 효과가 한 번에 보이기보다 면포가 줄면서 서서히 나타나고, 새로 막히는 것을 미리 막아 재발을 줄이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한동안 유지 삼아 꾸준히 바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여드름이 좋아질까?
아다팔렌의 효과는 근거가 잘 쌓여 있습니다. 위 그래프처럼 아다팔렌을 12주 동안 바른 연구에서 빨갛게 부은 염증성 여드름은 약 60퍼센트, 막힌 면포는 약 절반 줄었습니다. 1세대 트레티노인과 효과를 비교한 여러 연구를 모은 분석에서도 두 약의 효능은 비슷했고, 자극은 아다팔렌이 더 적었습니다. 효과는 같으면서 더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아다팔렌의 강점입니다.
여기에 과산화벤조일을 더하면 효과가 더 커집니다. 아다팔렌과 과산화벤조일을 합친 복합제를 위약과 비교한 연구들을 모은 분석에서, 복합제의 여드름 개선 성공률이 위약의 두 배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에서도 바르는 레티노이드에 균을 줄이는 약을 함께 쓰는 조합을 대부분의 여드름에 1차로 권장합니다.
다만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 8주에서 12주는 꾸준히 발라야 변화가 보이고, 처음 몇 주에는 오히려 숨어 있던 여드름이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막혀 있던 면포가 빠져나오는 정상적인 과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를 못 견디고 일찍 그만두면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효과가 더디다는 점을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한 부위에만 콕 찍어 바르기보다 여드름이 잘 나는 부위 전체에 얇게 펴 바르는 것이 새 여드름을 예방하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사용법과 부작용, 누가 쓰면 좋을까?
사용법은 단순하지만 요령이 있습니다. 밤에 세안하고 피부를 완전히 말린 뒤 여드름 부위에 얇게 바릅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자극이 커지므로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매일 바르면 자극이 심할 수 있어, 첫 2주에서 4주는 이틀에 한 번 정도로 시작해 피부가 적응하면 매일로 늘리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초기 자극은 거의 모든 사람이 겪습니다. 시작하고 2주에서 4주 사이에 피부가 붉어지고 각질이 일어나며 건조하고 따가울 수 있는데, 이는 약이 안 맞아서가 아니라 레티노이드에 적응하는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대개 한 달쯤 지나면 가라앉습니다. 자극이 심하면 횟수를 줄이고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며, 레티노이드를 쓰는 동안에는 피부가 햇빛에 약해지므로 낮에는 자외선차단제를 꼭 발라야 합니다. 그리고 레티노이드는 임신 중에는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므로, 임신했거나 계획 중이라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디페린은 면포가 많은 경증에서 중등도 여드름을 꾸준히 관리하고 싶은 분에게 잘 맞습니다. 다만 결절이나 낭종이 잡히는 중증 여드름이라면 바르는 약만으로는 부족해 먹는 약을 함께 고려해야 하고, 이미 생긴 흉터나 색소 자국에는 직접 효과가 제한적이라 따로 치료가 필요합니다. 효과까지 시간이 걸리고 초기 자극이 있다는 점만 받아들이면, 디페린은 여드름의 근본 원인인 막힌 모공을 다루는 검증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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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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