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리프 효과와 부작용 정리, 디페린 다음에 나온 4세대 여드름약은 정말 더 나을까?
By Dr. Lee5 min read

여드름 약을 알아보다 보면 아크리프라는 이름을 만나게 되는데, 바르는 약이라는 점에서 디페린과 같은 것 아닌가 헷갈리기 쉽습니다. 게다가 등이나 가슴 여드름에도 쓴다고 하니 정말 그런지, 또 효과와 자극은 어떤지 궁금하실 겁니다.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아크리프는 디페린과 같은 바르는 레티노이드 계열이지만 한 세대 뒤에 나온 다른 약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얼굴뿐 아니라 등과 가슴 같은 몸통 여드름까지 정식으로 허가받은 첫 바르는 레티노이드라는 점입니다. 효과를 본 임상도 꽤 탄탄하지만, 디페린보다 더 잘 듣는다는 직접 비교는 없고 초기 자극이 흔하다는 점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아래에서 원리와 디페린과의 차이, 효과와 부작용을 하나씩 쉽게 짚어 드리겠습니다.

아크리프는 어떤 약일까?
아크리프는 트리파로텐이라는 성분을 0.005% 담은 바르는 크림으로, 갈더마라는 회사가 만든 4세대 바르는 레티노이드입니다. 레티노이드는 비타민A 계열 성분으로, 모공 속 각질이 제대로 떨어져 나가도록 정리하고 염증을 가라앉혀 여드름이 생기는 길목을 막아 줍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아크리프의 특징이 보입니다. 우리 피부에는 레티노이드가 붙어 작용하는 수용체가 여러 종류 있는데, 아크리프는 그중에서도 피부에 가장 많은 RAR감마라는 수용체에 골라서 작용합니다. 다른 수용체에는 훨씬 약하게 작용하다 보니, 피부에서 필요한 일을 하면서 불필요한 자극은 줄이려는 설계입니다. 한국에서는 2021년에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만 9세 이상이 쓸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라 의사 처방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또렷한 특징은 부위입니다. 보통 바르는 여드름 약이 얼굴 위주로 허가된 것과 달리, 아크리프는 얼굴은 물론 등과 가슴, 어깨 같은 몸통 여드름까지 정식으로 허가받고 연구된 첫 바르는 레티노이드입니다. 몸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성질이 있어 넓은 부위에 발라도 몸 전체로 흡수되는 부담이 적다는 점이 이런 부위 사용의 근거가 됩니다.

디페린과 무엇이 다를까?
이름은 비슷하지만 디페린과 아크리프는 다른 약입니다. 디페린은 아다팔렌이라는 성분의 3세대 레티노이드이고, 아크리프는 트리파로텐이라는 성분의 4세대 레티노이드입니다. 큰 틀은 비슷합니다. 둘 다 모공 각질을 정리하고 염증을 가라앉혀 여드름을 다스립니다.
차이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아크리프는 피부에 많은 RAR감마 수용체에 더 골라서 작용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둘째,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얼굴뿐 아니라 몸통 여드름까지 허가받았습니다. 셋째, 몸에 들어가면 반감기가 약 5분으로 매우 빠르게 분해되어, 등처럼 넓은 부위에 발라도 전신으로 흡수될 걱정이 적습니다. 그래서 등이나 가슴 여드름까지 함께 고민인 분에게는 아크리프가 한 가지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솔직하게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크리프가 디페린보다 얼굴 여드름에 더 잘 듣는다는 것을 보여 준 직접 비교 임상은 아직 없습니다. 오히려 자극은 더 셀 수 있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그러니 아크리프를 디페린보다 무조건 좋은 약으로 보기보다, 몸통까지 함께 쓸 수 있는 약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얼굴과 몸통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
효과를 본 자료는 제법 탄탄합니다. PERFECT 1과 2라는 두 개의 큰 임상에 모두 2,420명이 참여했는데, 위 그래프처럼 12주 뒤 피부가 거의 깨끗하다고 평가된 비율이 얼굴은 약 29%에서 42%, 몸통은 약 36%에서 43%에 이르렀습니다. 가짜 약을 바른 쪽이 2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얼굴과 몸통 모두에서 분명히 더 좋았습니다.
병변 수로 보면 변화가 더 와닿습니다. 같은 임상에서 얼굴의 염증성 여드름은 약 61%가 줄었습니다. 즉 붉게 올라온 여드름의 절반 이상이 가라앉은 셈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솔직하게 알아 두셔야 합니다. 피부가 거의 깨끗한 상태에 도달한 비율이 10명 중 3명에서 4명꼴이라는 뜻이므로, 누구나 매끈하게 깨끗해지는 약은 아닙니다. 또 이 임상은 중등도 여드름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깊고 단단한 낭종성 여드름이 심한 경우라면 바르는 약만으로는 부족해 먹는 약을 함께 쓰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도 얼굴과 몸통 양쪽의 여드름을 한 가지 약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특히 얼굴은 다른 약으로 어느 정도 잡았는데 등이나 가슴 여드름이 같이 신경 쓰이던 분이라면, 부위를 나누지 않고 한 가지로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효과는 언제 나타날까?
여드름 약은 효과가 언제 나타나는지를 알아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크리프도 바르자마자 효과가 보이는 약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좋아지는 약입니다.
임상에서 보면 얼굴의 염증성 여드름은 2주, 등과 가슴 같은 몸통은 4주 무렵부터 가짜 약보다 분명히 줄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변화는 그다음부터입니다. 위 그래프처럼 1년을 지켜본 장기 연구에서 얼굴이 거의 깨끗해진 비율이 12주에 약 27%였다가 26주에 약 50%, 52주에는 약 65%까지 꾸준히 올라갔습니다. 즉 두세 달 써 보고 큰 변화가 없다고 그만두기보다, 꾸준히 발라야 진가가 나타나는 약입니다. 다만 시작하고 한두 달은 뒤에서 말씀드릴 자극 때문에 가장 견디기 힘든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부터 매일 세게 바르기보다 천천히 적응하며 늘려 가는 편이 끝까지 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아크리프는 짧게 끝내는 약이 아니라 몇 달 이상 길게 보고 관리하는 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효과가 더디다고 느껴지더라도 같은 시간에 꾸준히 바르며 사진으로 한 달 간격의 변화를 비교해 보면, 눈으로는 잘 안 보이던 개선을 확인하기 좋습니다.

부작용과 어떻게 발라야 할까?
가장 흔한 부작용은 바른 자리의 자극입니다. 위 그래프처럼 초기에는 발갛게 달아오르거나 각질이 일고 건조하며 따끔거리는 느낌이 흔합니다. 다만 대부분 경미한 정도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적응해 가라앉습니다. 실제로 이런 자극 때문에 약을 끊은 사람은 100명 중 2명꼴인 1.9%에 그쳐, 견딜 만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래도 알아 두실 점이 있는데, 레티노이드는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에는 쓰면 안 되고, 햇빛에 약해지므로 낮보다 밤에 바르고 자외선 차단을 꼭 해야 합니다.
자극을 줄이려면 바르는 법이 중요합니다. 저녁에 세안하고 피부가 완전히 마른 뒤 콩알만 한 양으로 얼굴 전체에 얇게 펴 바르는 것이 기본입니다. 처음부터 매일 바르기보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시작해 피부가 적응하면 차차 늘리는 편이 좋고, 보습제를 함께 쓰면 건조와 자극을 한결 덜 수 있습니다. 상처가 있거나 습진, 햇볕에 탄 피부에는 바르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아크리프는 얼굴과 몸통 여드름을 함께 다스릴 수 있는 4세대 바르는 레티노이드이고, 초기 자극을 잘 넘기며 몇 달 이상 꾸준히 바를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약입니다. 다만 심한 여드름이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의사와 상의해 먹는 약을 함께 쓸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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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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