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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부틴 미백 효과, 왜 몇 주 뒤에야 눈에 보일까?

By Dr. Kim4 min read

알부틴은 미백 화장품 성분표에서 흔히 보이는 이름입니다. 곰의 포도라는 뜻을 가진 월귤나무(uva ursi) 잎에서 처음 발견된 성분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알부틴은 정작 그 자체로 색소를 지우는 힘이 세지 않습니다. 대신 피부 속에서 서서히 다른 물질로 바뀌면서 일을 합니다. 그 바뀌는 물질이 바로 미백 성분으로 잘 알려진 hydroquinone입니다. 알부틴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 방식을 택했는지, 그 원리를 하나씩 풀어봅니다.

색소가 쌓이는 과정

피부색을 결정하는 색소는 멜라닌(melanin)입니다. 멜라닌은 자외선이 피부 깊은 곳의 DNA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막아주는 일종의 그늘막 역할을 합니다.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는 멜라노사이트(melanocyte)라는 세포입니다. 이 세포 안에는 tyrosinase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가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을 붙잡아 멜라닌으로 바꾸는 첫 단추를 끼웁니다. 자외선을 받거나 염증이 생기면 이 효소가 더 활발해지면서 그 부위에 색소가 진하게 쌓입니다.

기미나 잡티,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의 색소침착은 대부분 이 tyrosinase가 그 부위에서 유독 많이, 오래 일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미백 성분들은 대부분 이 효소를 얼마나 잘 잠재우느냐를 두고 경쟁합니다.

알부틴에는 왜 포도당이 붙어 있을까?

알부틴은 화학적으로 hydroquinone에 포도당 한 분자가 붙어 있는 형태입니다. 이런 구조를 배당체(glycoside)라고 부릅니다. 설탕 옷을 하나 입혀 놓은 hydroquinone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hydroquinone은 tyrosinase를 강하게 억제해서 미백 효과가 확실한 성분입니다. 다만 원액 그대로 쓰면 피부 자극이 크고, 장기간 고농도로 쓰면 오크로노시스(ochronosis)라는 회청색 착색이 드물게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알부틴은 이 hydroquinone에 포도당 옷을 입혀서 피부에 한 번에 쏟아지지 않도록 눌러 놓은 성분입니다. 그리고 피부 속 효소가 이 옷을 서서히 벗겨내면서 hydroquinone이 조금씩 흘러나오게 만듭니다. 급하게 들이붓는 대신 천천히 흘려보내는 방식을 택한 셈입니다.

알부틴이 일부러 천천히 작용하는 방식

알부틴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에 있는 β-glucosidase(베타글루코시데이스)라는 효소가 포도당과 hydroquinone을 연결하고 있는 고리를 조금씩 끊어냅니다. 이 효소는 색소를 만드는 tyrosinase와는 다른 효소입니다. 이 과정에서 hydroquinone이 아주 적은 양씩 만들어져 나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hydroquinone의 양은 원액 hydroquinone 제품과 비교하면 훨씬 적습니다. 그래서 자극은 줄어들지만, 대신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도 그만큼 느립니다. 안전성과 속도를 맞바꾼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알부틴은 tyrosinase를 억제하는 방식도 조금 독특합니다. 티로신과 구조가 비슷해서, 효소가 진짜 티로신 대신 알부틴을 붙잡고 헛일을 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도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물쇠에 맞지 않는 가짜 열쇠를 꽂아 넣어 진짜 열쇠가 들어갈 자리를 막아버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알파알부틴과 베타알부틴은 뭐가 다를까?

시중 제품에는 알부틴 앞에 알파 또는 베타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은 포도당이 붙는 방향만 다른 이성질체입니다.

  • 베타알부틴: 자연에서 월귤나무 등 식물에 원래 존재하는 형태입니다. β-glucosidase가 이 결합을 끊어내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 알파알부틴: 자연에는 거의 없어서 대부분 효소 반응으로 합성해서 만듭니다. tyrosinase와 결합하는 힘이 베타알부틴보다 강해서, 같은 농도라도 더 효율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됩니다.
  • 디옥시알부틴(deoxyarbutin): 아예 합성으로 만든 유사 계열 성분으로, 포도당 고리가 없어 더 강하게 작용하지만 그만큼 안정성 논의가 따로 필요한 성분입니다.

그래서 제품 성분표에 알파알부틴이라고 적혀 있으면, 같은 농도의 베타알부틴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성분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알부틴 효과는 언제부터 보일까?

알부틴은 서서히 풀어내는 방식이라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도 느긋합니다. 꾸준히 발라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4주에서 12주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간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알부틴이 hydroquinone으로 바뀌어 tyrosinase를 억제하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둘째, 이미 만들어져 피부 표면 쪽에 쌓여 있던 멜라닌은 각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야 옅어지는데, 이 각질 교체 주기 자체가 4주 안팎입니다.

그래서 알부틴 제품은 2주 안에 판단하기보다는 한 계절, 즉 최소 2개월에서 3개월은 꾸준히 써봐야 변화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그만두면 효소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색소침착이 서서히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알부틴과 함께 챙길 것들

알부틴 자체는 hydroquinone보다 자극이 적은 편이지만, 미백 성분을 쓰는 동안 챙겨야 할 것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자외선 차단은 반드시 함께 챙겨야 합니다. 자외선이 tyrosinase를 다시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 없이 알부틴만 바르면 만드는 속도와 억제하는 속도가 서로 상쇄되어 효과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 niacinamide, tranexamic acid 같은 다른 미백 성분과 함께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각 멜라닌이 만들어지는 다른 단계를 건드리기 때문에, 함께 쓰면 서로 보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retinol처럼 각질 교체를 돕는 성분과 병행하면,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해져 변화를 조금 더 빨리 느낄 수 있습니다.
  • 처음 사용할 때는 소량으로 시작해서 붉어짐이나 따가움이 없는지 며칠 지켜보는 것이 권장됩니다. 사람마다 피부 장벽 상태가 달라서 반응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을 멈추면 색소가 돌아올까?

알부틴으로 옅어진 색소침착은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면 서서히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색소를 만드는 tyrosinase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눌러 놓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에 띄는 변화를 얻은 뒤에도 자외선 차단과 함께 유지 목적으로 계속 바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장기간 고농도로 쓰는 제품이라면 피부과에서 정기적으로 확인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는 화장품에 넣을 수 있는 알부틴 농도에 상한을 두고 관리하고 있어, 이 범위 안에서 제품을 고르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결국 알부틴은 화려하게 빨리 지우는 성분이 아니라, 안전하게 오래 쓸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춘 미백 성분입니다. 이 점을 알고 쓰면 기다리는 시간도 덜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화장품에 넣을 수 있는 알부틴 양은 나라마다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EU는 베타알부틴을 얼굴용 크림에 최대 7%까지, 더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알파알부틴은 2%까지만 허용합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미백 기능성 고시 성분으로 알부틴을 2~5% 범위에서 관리하고 있어서, 이 범위 안의 제품이라면 농도 걱정 없이 꾸준히 쓸 수 있습니다.
화장품에 넣을 수 있는 알부틴 양은 나라마다 상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EU는 베타알부틴을 얼굴용 크림에 최대 7%까지, 더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알파알부틴은 2%까지만 허용합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미백 기능성 고시 성분으로 알부틴을 2~5% 범위에서 관리하고 있어서, 이 범위 안의 제품이라면 농도 걱정 없이 꾸준히 쓸 수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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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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