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오민 효과와 보톡스 내성, 복합단백질 없는 보툴리눔 톡신이 내성에 갖는 의미와 한계
By Dr. Kim7 min read

보톡스를 몇 년째 맞다 보면 예전만큼 효과가 오래 안 가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고, 이 말이 나오면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 단어가 내성입니다. 내성 이야기가 시작되면 거의 자동으로 거론되는 제품이 제오민인데, 보툴리눔 톡신에서 주변 단백질을 떼어 내고 순수한 신경독소만 남긴 제형이라 내성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과장인지는 의외로 흐릿하게 떠돕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통의 미용 사용에서 내성은 거의 생기지 않으며 제오민은 내성이 없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마케팅입니다. 어디가 맞고 어디가 부풀려졌는지를 논문 근거로 하나씩 짚겠습니다.

보톡스 내성이란 무엇인가?
보톡스 내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처음부터 아예 안 듣는 1차 무반응과, 처음엔 잘 듣다가 반복하면서 점점 효과가 빠지는 2차 무반응입니다. 진료실에서 진짜 문제가 되는 건 두 번째이고, 그 주범이 중화항체입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몸 입장에서 외부에서 들어온 단백질이기 때문에, 같은 단백질이 자꾸 들어오면 면역계가 이걸 적으로 보고 맞서는 항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게 중화항체인데, 톡신이 근육의 신경 끝에 닿아 일을 하기도 전에 달라붙어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약은 분명히 들어갔는데 효과는 안 나는 상황이 그래서 생기는 것입니다.
다행히 중화항체가 잘 생기는 조건은 꽤 정해져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용량을 쓰거나, 주사 간격이 너무 짧거나, 효과가 빠지기도 전에 자꾸 덧맞는 경우가 위험을 키웁니다. 사각턱이나 다한증처럼 많은 용량을 자주 쓰는 치료에서 위험이 올라가고, 미간이나 눈가에 적은 용량을 몇 달 간격으로 맞는 경우는 위험이 낮습니다. 숫자로 보면 대규모 분석에서 미간주름 목적 보톡스를 맞은 사람 중 중화항체가 생긴 비율은 0.4% 안팎이었던 반면, 경부 근긴장이상처럼 한 번에 많은 용량을 쓰는 치료에서는 1%를 넘었습니다. 내성은 톡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쓰느냐의 문제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보톡스 맞으면 내성 생긴다는 막연한 걱정은 대부분 과장이며, 일 년에 두세 번 미간이나 눈가에 적은 용량을 맞는 보통의 미용 사용에서 항체가 생겨 효과를 잃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효과가 예전보다 빨리 풀린다고 느낀다면 그게 진짜 항체 때문인지, 아니면 용량이나 주사 위치, 근육이 적응한 탓인지부터 가려야 하는데, 항체가 아닌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제오민은 무엇이 다른가?
위 그래프는 제품마다 100단위에 들어 있는 신경독소 단백질의 양을 잰 결과로, 보톡스가 0.73, 디스포트가 0.65, 제오민이 0.44나노그램이어서 제오민이 가장 적습니다. 하지만 진짜 차이는 이 숫자 밖에 있는데, 보톡스와 디스포트는 신경독소 주위를 감싸는 복합단백질을 함께 담고 있는 반면 제오민은 이 포장지를 벗겨 내고 실제로 일하는 150킬로달톤짜리 순수 신경독소만 남겼습니다.
복합단백질이 거슬리는 이유는 그 자체가 면역계를 자극하는 항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톡신을 감싼 포장지가 많을수록 몸이 이걸 외부 침입으로 인식할 빌미가 늘어난다고 보시면 되는데,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환자의 약 40%가 이 복합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 이 항체는 효과를 직접 떨어뜨리는 중화항체가 아니라, 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중화항체였습니다.
두 종류의 항체를 갈라 보면, 하나는 효과를 직접 무력화하는 중화항체이고 다른 하나는 단백질에는 반응하지만 효과에는 손대지 않는 비중화항체입니다. 복합단백질이 주로 자극하는 건 후자이지만 면역계를 자꾸 건드린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며, 제오민은 그 자극원 자체를 줄인 제형입니다. 그래서 제오민의 복합단백질 제거는 면역계를 자극할 여지를 줄였다는 이론적 근거가 분명하고, 동물실험에서도 다른 제품보다 항체를 적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정제 방식의 차이와 이론, 동물 데이터이고, 사람에서 이 차이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내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효과 자체는 보톡스와 같은가?
내성에 유리해도 효과가 약하면 의미가 없으니, 효과부터 따져야 합니다. 위 그래프는 제오민과 보톡스를 같은 용량으로 미간주름에 주사해 직접 비교한 무작위 연구인데, 시술 4주째 반응률이 제오민 96.4%, 보톡스 95.7%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고 통계적으로도 제오민이 보톡스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연구를 믿을 만하게 만드는 건 설계입니다. 381명을 대상으로 평가자가 어느 제품을 맞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한 비열등성 시험이었고, 효과의 크기뿐 아니라 작용 시점과 지속 기간도 두 제품이 비슷했습니다. 경부 근긴장이상 같은 치료 영역의 다른 비교 연구에서도 결론은 같았습니다.
효능이 같다는 건 선택의 부담을 덜어 주는데, 제오민으로 바꾼다고 용량을 새로 환산하거나 효과가 약해질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위당 효과가 거의 1대 1로 환산되니 시술 경험 자체는 그대로이고, 차이가 벌어지는 지점은 내성처럼 장기적인 요소입니다.
실제로 제오민과 보톡스를 맞은 환자들이 보고하는 효과 발현 시점과 지속 기간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일부 환자는 제오민이 더 빨리 퍼진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개별 경험의 차이이지 제품 간 구조적 차이는 아닙니다. 효능 면에서 두 제품이 동등하다는 건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는 뜻이 아니라, 효과 이외의 기준으로 제품을 고를 여지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효과가 동등한 두 제품 중 굳이 면역 자극이 더 큰 쪽을 오래 쓸 이유는 없습니다.

정말 내성을 덜 만들까?
가장 궁금한 대목인 항체 발생부터 보면, 제오민만 꾸준히 맞은 환자를 6년 추적한 연구에서 중화항체가 생긴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보톡스도 현재 제형으로는 대규모 분석에서 항체 발생률이 0.5% 수준으로 아주 낮으니, 요즘 제형에서는 두 제품 모두 내성이 드뭅니다.
제오민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이미 내성이 생긴 환자입니다. 위 그래프는 중화항체로 효과를 잃은 환자를 제오민으로 바꾼 뒤를 본 연구인데, 최대 4년 추적에서 84%는 항체 수치가 떨어졌고 62%는 항체가 아예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면역 자극이 적은 제오민으로 갈아타자 몸이 만들던 항체가 서서히 줄어든 것입니다.
제오민이 보톡스보다 내성을 덜 만든다고 말하려면 두 제품을 같은 조건에서 길게 맞혀 항체 발생을 비교한 직접 시험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시험은 아직 없습니다. 미간주름처럼 적은 용량을 쓰는 미용 영역에서는 두 제품 모두 항체가 거의 안 생겨서, 복합단백질 제거가 미용에서의 내성 예방까지 입증된 단계는 아닙니다. 항체가 생겼다고 다 효과를 잃지는 않습니다. 양성 27명 중 실제로 효과가 사라진 건 5명이었습니다.
내성 마케팅이 불안을 자극하기 쉬운 건 이 빈틈 때문입니다. "내성 없는 톡신"이라는 광고는 과장이고, 그 문구 하나에 더 비싼 선택을 강요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고용량을 자주 맞는 분이라면 이론과 동물 데이터, 전환 연구라는 근거가 분명히 있는 만큼 면역 자극이 적은 제오민 쪽이 합리적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의미가 있을까?
이 차이가 진짜 의미 있는 경우는 먼저 많은 용량을 자주 맞는 분들입니다. 사각턱이나 다한증, 근긴장이상처럼 미간주름보다 훨씬 많은 용량을 반복해 쓰는 경우는 항체가 생길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면역 자극이 적은 제오민을 우선 고려할 이유가 있습니다. 보톡스를 오래 맞아 오면서 효과가 짧아지거나 약해진다고 느끼는, 즉 내성이 의심되는 분도 제오민으로 바꿔 볼 만합니다.
반대로 미간이나 눈가에 적은 용량을 몇 달 간격으로 맞는 일반적인 미용 사용에서는 두 제품 다 항체가 생기는 일이 드무니, 내성 차이를 체감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미용 목적이라면 제오민은 반드시 더 낫다기보다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건 제품보다 맞는 방식입니다. 내성을 줄이는 원칙은 단순한데, 효과를 내는 선에서 최소한의 용량을 쓰고, 주사 간격을 보통 3개월 이상으로 충분히 두고, 효과가 조금 빠졌다고 자주 덧맞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제품을 쓰든 이 원칙을 지키는 게 내성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진료실에서 보면 이 셋만 지켜도 대부분 문제가 없습니다.
특히 고용량을 쓰는 치료에서 이 원칙은 더 무겁습니다. 같은 부위를 자주 덧맞을수록, 누적 용량이 많을수록 항체가 생길 여지가 커지기 때문인데, 한 보고에서는 특정 제형을 반복한 환자 가운데 상당수에서 치료 저항성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효과가 도는 동안에는 정해진 간격을 지키는 게 길게 보면 더 오래 잘 듣게 하는 길이고, 이는 제품 종류와 상관없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거울 보면 좀 풀린 것 같아도, 정해진 간격을 지키는 쪽이 같은 제품으로 더 오래 갑니다.

시술은 어떻게 받고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시술 자체는 다른 보툴리눔 톡신과 다르지 않아서, 미간, 눈가, 이마, 사각턱 등 부위에 맞춰 정해진 용량을 여러 지점에 나누어 주사합니다. 가는 바늘을 쓰니 통증은 크지 않고 시술 시간도 짧으며, 효과는 보통 사나흘에서 일주일 사이에 나타나기 시작해 한두 주에 또렷해지고 3개월에서 4개월쯤 유지된 뒤 서서히 풀립니다.
제오민은 다른 일부 제품과 달리 냉장 보관이 필수가 아니라는 유통상의 차이가 있지만, 시술받는 입장에서 느끼는 과정은 보톡스와 거의 같습니다. 효과가 나타나고 풀리는 흐름, 유지 기간, 다음 시술 시점 모두 비슷해서 제품을 바꾼다고 시술 경험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부작용도 보툴리눔 톡신 계열의 공통적인 것들로, 주사 부위의 일시적인 멍이나 붓기, 가벼운 두통이 있을 수 있고, 용량이나 위치가 적절하지 않으면 눈꺼풀이 처지거나 표정이 어색해질 수 있으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됩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 근무력증 같은 신경근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을 피해야 하니 시술 전 반드시 알리셔야 합니다.
제오민이든 보톡스든 효과와 안전은 정품을 적절한 용량으로 해부를 아는 의료진이 정확한 위치에 놓는 데서 나옵니다. 내성을 줄이려는 목적이라도 무작정 자주 맞기보다 간격을 지키는 게 핵심이고, 본인이 어떤 목적과 용량으로 맞는지에 따라 제품 선택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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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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