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차단제 SPF와 PA 차이, 얼마나 발라야 할까?
By Dr. Kim5 min read

여름이 되면 자외선차단제를 챙기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자외선이 정확히 피부에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타니까 바른다" 정도로만 생각하면 관리가 반쪽에서 끝납니다.
자외선은 크게 자외선A와 자외선B로 나뉘고, 두 빛이 피부에 하는 일은 서로 다릅니다. 하나는 표면을 태우고 하나는 깊은 곳을 서서히 바꿔 놓습니다. 그래서 여름 자외선 관리는 단순히 화상을 막는 것을 넘어, 피부 속 구조까지 함께 지키는 일입니다. 그 원리를 하나씩 짚어보고, 실제로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정리합니다.
자외선A와 B는 피부에 어떻게 다를까?
자외선B는 파장이 짧아서 피부 표면인 표피에 주로 흡수됩니다. 표피 세포의 DNA를 직접 건드려서 손상을 일으키고, 그 결과로 피부가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일광화상이 생깁니다. 여름 바닷가에서 하루 만에 피부가 벌겋게 익는 것이 바로 이 반응입니다.
자외선A는 파장이 더 길어서 표피를 지나 진피까지 파고듭니다. 진피에는 피부를 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는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외선A는 이 콜라겐을 직접 부수는 대신,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matrix metalloproteinase)의 활동을 늘려서 콜라겐이 서서히 깎여 나가게 만듭니다.
그래서 자외선B는 그날 바로 티가 나는 반응이고, 자외선A는 눈에 잘 안 보이게 몇 달, 몇 년에 걸쳐 쌓이는 변화입니다. 한여름에 며칠 놀러 다녀왔다고 주름이 바로 생기지는 않지만, 매년 반복해서 자외선A에 노출되면 콜라겐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탄력이 떨어지고 잔주름이 자리를 잡습니다. 벽돌집 기둥이 비바람에 조금씩 삭아 가는 것과 비슷한 속도의 변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기미와 잡티가 짙어지는 과정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는 멜라닌세포(피부색을 만드는 세포)를 자극해서 멜라닌 색소를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멜라닌은 원래 자외선을 흡수해서 그 아래 세포를 보호하려는 몸의 방어 반응입니다. 우산을 펴서 비를 막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이 방어 반응이 얼굴 전체에 고르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원래 기미나 잡티가 있던 자리, 여드름이 지나간 자리는 멜라닌세포가 이미 예민해져 있어서 같은 양의 자외선에도 색소를 더 많이 만듭니다. 그래서 여름을 지나면 기존에 있던 기미나 색소침착이 더 진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한 자외선은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을 산화시켜서 색을 더 진하게 만드는 역할도 합니다. 사과를 깎아 두면 공기에 닿아 갈색으로 변하는 산화 반응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래서 색소 관리를 하는 사람일수록 여름철 자외선 차단이 더 중요하다고 안내됩니다.
SPF 숫자는 무엇을 알려줄까?
SPF는 Sun Protection Factor의 줄임말로, 자외선B를 얼마나 막아주는지를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국내에서는 SPF 50까지는 숫자 그대로 표시하고, 50을 넘으면 SPF50+로 표시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숫자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SPF 지수는 자외선B로 인한 일광화상을 막아주는 정도를 나타낼 뿐, 자외선A 차단력과는 별개입니다. 그래서 SPF 지수만 높은 제품을 발라도 자외선A로 인한 콜라겐 손상은 그대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한 SPF 지수는 바르는 양과 두께에 따라 실제 효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얇게 바르면 표시된 지수보다 실제 차단력이 훨씬 떨어지는데, 이는 자외선을 막는 성분층 자체가 얇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SPF 숫자보다 충분한 양을 제대로 바르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안내됩니다.
PA 등급은 진피 쪽 지표
PA는 Protection Grade of UVA의 줄임말로, 자외선A를 막아주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PA+부터 PA++++까지 + 기호가 많을수록 자외선A 차단 효과가 좋다는 뜻입니다.
SPF가 표피의 화상을 막는 지표라면, PA는 진피 속 콜라겐을 지키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여름 자외선차단제를 고를 때는 SPF와 PA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만 높고 다른 하나가 낮으면 어느 한쪽 손상은 그대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여름철 야외 활동이 많다면 SPF50 이상, PA+++ 이상 제품이 흔히 권장됩니다. 실내 위주 생활이라도 창문을 통해 자외선A는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자외선A를 막아주는 차단제를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안내됩니다.
자외선차단제는 얼마나 바르고 덧발라야 할까?
자외선차단제는 성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산화아연이나 이산화티타늄 같은 성분은 피부 위에서 자외선을 반사하거나 산란시켜 막아내고, 아보벤존 같은 성분은 자외선을 흡수해서 열에너지로 바꾸어 내보냅니다. 두 방식 모두 결국 자외선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목적은 같습니다.
바르는 양이 부족하면 이 두 방식 모두 제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양을 얼굴 전체에 바르는 것이 임상에서 권장되는 기준입니다. 이보다 얇게 바르면 성분층 사이에 빈틈이 생겨서 자외선이 그 틈으로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재도포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땀과 피지, 마찰로 인해 차단막이 조금씩 벗겨지기 때문에, 야외에서는 2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권장됩니다. 물놀이를 하는 경우에는 지속내수성 제품이라도 물에 젖고 마르는 과정이 반복되면 차단력이 떨어지므로 역시 2시간 간격으로 다시 발라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항산화 성분을 함께 쓰면 좋을까?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 속에서는 활성산소라는 불안정한 분자가 만들어집니다. 활성산소는 주변 세포막과 콜라겐을 공격하는 성질이 있어서, 자외선이 직접 주는 손상 외에도 추가적인 손상을 일으킵니다. 녹이 슨 쇠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빨리 부식되는 것과 비슷한 연쇄 반응이라고 보면 됩니다.
비타민C나 비타민E 같은 항산화 성분은 이 활성산소를 붙잡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자외선차단제만 쓰는 것보다 항산화 성분을 함께 쓰면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한 단계 더 줄여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산화 성분은 자외선을 직접 막지는 못하지만, 이미 뚫고 들어온 자외선이 남기는 뒤처리를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niacinamide 역시 여름철에 많이 쓰이는 성분입니다. niacinamide는 피부 장벽(피부 표면을 감싸는 보호막)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자외선으로 자극받은 피부의 붉은 기와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는 데도 쓰입니다. 장벽이 튼튼해야 외부 자극이 덜 스며들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쓰면 서로 도움이 되는 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단제 밖에서 챙길 네 가지
자외선 관리는 차단제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부분들이 함께 챙겨져야 실제 효과로 이어집니다.
-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 피하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는 자외선이 하루 중 가장 강한 시간대입니다. 이 시간에는 그늘이나 모자, 양산으로 물리적으로 가려주는 것이 차단제와 함께 이중으로 방어하는 방법이 됩니다.
- 모자와 선글라스 활용: 챙이 넓은 모자는 얼굴에 닿는 직사광선의 양 자체를 줄여줍니다. 자외선차단제가 화학적,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막는 방식이라면 모자는 아예 도달하는 양을 줄이는 방식이라 서로 겹치지 않고 보완됩니다.
- 피부 진정 관리 병행: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날에는 피부가 예민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 자극이 강한 제품을 새로 시도하기보다는, 수분과 진정에 집중한 관리로 피부가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권장됩니다.
- 차단제 유통기한 확인: 자외선차단제 속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변질됩니다. 성분이 변질되면 반사나 흡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년도에 쓰다 남은 제품을 그대로 다시 쓰기보다는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새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네 가지는 각각 따로 봐도 되지만, 실제로는 서로 겹쳐서 작동합니다. 시간대를 피하고 모자를 쓰는 것은 자외선이 피부에 닿는 양 자체를 줄이는 일이고, 차단제와 항산화 관리는 그럼에도 닿은 자외선이 남기는 손상을 줄이는 일입니다. 두 층을 함께 챙겨야 여름 한 철을 넘기고도 피부 속 콜라겐과 색소 상태가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여름 자외선 관리는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라 매년 쌓이는 결과라서, 그날그날 조금씩 챙기는 습관이 결국 몇 년 뒤 피부 상태를 가르는 차이가 됩니다. 거창한 방법보다는 위에서 정리한 기본을 여름 내내 꾸준히 지키는 쪽이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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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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