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트고 나서 생기는 튼살, 붉은 줄이 흰 줄로 변해가는 원리와 치료를 시작할 적절한 시점
By Dr. Kim5 min read

배나 허벅지, 팔뚝에 결 따라 죽죽 그어진 줄무늬를 보면 언제 이게 생겼는지부터 헷갈립니다. 처음엔 붉거나 보랏빛이던 줄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하얗고 은은한 줄로 바뀌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색 변화가 그냥 흐려지는 게 아니라 피부 속에서 실제로 조직 상태가 바뀌는 신호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튼살은 피부가 짧은 기간에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흔적입니다. 성장기 급성장, 임신, 급격한 체중 변화, 근육량이 빠르게 느는 시기에 잘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하필 그런 줄무늬 모양으로 남는지, 색이 왜 변하는지, 언제 치료를 시작해야 반응이 좋은지 원리 중심으로 짚어봅니다.
피부는 왜 늘어나면서 끊어질까?
피부는 크게 표피와 진피 두 층으로 나뉘는데, 튼살이 생기는 곳은 진피입니다. 진피 속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라는 단백질 섬유가 그물처럼 얽혀 있습니다. 콜라겐은 피부를 받치는 기둥, 엘라스틴은 그 기둥 사이를 이어주는 고무줄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피부가 천천히 늘어날 때는 이 기둥과 고무줄이 여유 있게 재배치되면서 버텨냅니다. 문제는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빠를 때입니다. 임신 후반부처럼 배가 8주에서 12주 사이에 눈에 띄게 커지거나, 단기간에 체중이나 근육량이 급증하면 콜라겐 기둥이 재배치될 시간을 벌지 못하고 팽팽하게 당겨지다가 끊어집니다.
기둥이 끊어진 자리는 정상 조직으로 매끈하게 메워지지 않습니다. 대신 그 틈을 급하게 메우는 얇고 약한 조직으로 채워지는데, 이 부위가 주변 피부보다 얇고 결이 다르게 남아 우리가 보는 줄무늬, 즉 튼살이 됩니다.
배와 허벅지에 유독 잘 생기는 이유는 뭘까?
튼살이 온몸에 고르게 생기지 않고 배, 허벅지, 엉덩이, 가슴에 몰리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단순한 물리적 이유입니다. 이 부위들이 실제로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늘어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배는 임신 후반부인 8주에서 12주 사이에 둘레가 크게 늘고, 허벅지와 엉덩이는 성장기나 체중 변화기에 지방과 근육이 먼저 붙는 자리입니다.
다른 하나는 호르몬입니다. 임신 중이나 성장기에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은 콜라겐을 만드는 세포인 섬유아세포의 활동을 억누르는 성질이 있습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위축되듯, 콜라겐 생산도 코르티솔 앞에서는 잠시 주춤하는 셈입니다. 하필 피부가 가장 빨리 늘어나야 할 시기에 콜라겐 보강은 오히려 더뎌지니, 이 부위들이 다른 곳보다 쉽게 끊어지는 것입니다.
붉은 줄과 흰 줄은 뭐가 다를까?
막 생긴 튼살이 붉거나 보랏빛을 띠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피 속 콜라겐이 끊어진 자리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그 부위로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가 몰리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얇아진 자리로 혈관이 비쳐 보이는 것이라, 이 시기의 붉은 튼살을 스트리애 루브라(striae rubra)라고 부릅니다. 루브라는 라틴어로 붉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부위는 서서히 흰 줄로 바뀝니다. 초반의 염증 반응이 가라앉으면서 혈관이 줄어들고, 동시에 손상된 자리를 메웠던 조직이 콜라겐 밀도가 낮고 색소도 옅은 섬유질로 안정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스트리애 알바(striae alba), 흰 튼살이라고 부릅니다. 알바는 라틴어로 희다는 뜻입니다.
즉 붉은 줄에서 흰 줄로의 변화는 색이 옅어지는 착시가 아니라, 염증이 잦아들고 조직이 섬유화되어 굳어가는 실제 변화입니다. 이 변화는 보통 6개월에서 12개월, 길게는 2년까지 걸쳐 서서히 진행됩니다.
만지면 왜 옴폭 들어간 느낌이 들까?
튼살 부위를 손끝으로 쓸어보면 주변 피부보다 살짝 꺼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도 우연이 아니라 진피 구조가 바뀐 결과입니다.
정상 피부는 진피 속 콜라겐 기둥이 촘촘하게 얽혀 표피를 아래에서 탄탄하게 받쳐줍니다. 하지만 튼살이 생긴 자리는 이 기둥이 끊어진 뒤 성긴 섬유질로 급하게 메워졌기 때문에, 받쳐주는 힘이 약해 표피가 살짝 가라앉습니다. 두께 자체도 정상 피부보다 얇아서, 손끝으로 만지면 결이 다르고 약간 눌린 듯한 질감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튼살 치료에서는 색을 옅게 하는 것 못지않게 두께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색이 옅어져도 눌린 질감이 그대로면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붉을 때 치료하면 왜 더 잘 들을까?
튼살 치료가 붉은 시기에 유리하다고 알려진 이유는 이 시기의 조직 상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붉은 튼살은 아직 염증이 진행 중이고 혈관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새로운 콜라겐을 만들어내는 세포인 섬유아세포도 상대적으로 활동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이 시기에 피부 자극을 주는 치료를 하면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섬유아세포가 콜라겐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반응하기 쉽습니다. 반면 흰 줄로 완전히 굳어진 뒤에는 혈관이 줄고 조직이 섬유화되어 있어서, 같은 자극을 줘도 세포 반응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나는 경향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물론 흰 튼살이라고 해서 치료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 임상 경험에서 붉은 시기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가 흰 줄로 완전히 굳은 뒤 시작한 경우보다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되도록 이른 시기에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레이저 치료는 어떤 경로로 튼살을 개선할까?
튼살에 쓰이는 레이저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혈관에 반응하는 혈관 레이저이고, 다른 하나는 피부 조직 자체를 자극하는 프랙셔널 레이저입니다.
혈관 레이저는 붉은 튼살에 많이 쓰이는데, 원리는 간단합니다. 레이저 빛이 혈관 속 헤모글로빈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면서 그 열이 확장된 혈관을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혈류가 몰려 붉게 보이던 부위의 혈관이 가라앉으면서 붉은기가 옅어지는 효과를 냅니다.
프랙셔널 레이저는 색보다 결과 두께를 개선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피부에 아주 작은 미세 손상을 규칙적으로 만들면, 그 자리를 메우려고 피부가 새로운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만들어내는 회복 반응이 일어납니다. 프랙셔널이라는 말 자체가 피부 전체가 아니라 부분적인, 조각난 영역에만 미세하게 자극을 준다는 뜻입니다. 이 회복 과정을 거치며 얇아졌던 튼살 부위 조직이 조금씩 두꺼워지고 결이 매끈해지는 방향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붉은 튼살은 혈관 레이저와 프랙셔널 레이저를 함께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흰 튼살은 조직 두께와 결 개선에 초점을 맞춰 프랙셔널 레이저를 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치료 시기를 판단할 때 무엇을 함께 봐야 할까?
튼살 치료를 고민할 때는 색깔만이 아니라 여러 조건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튼살이 생긴 지 얼마나 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붉은 시기일수록 치료 반응이 좋다고 보고되어 있어서, 발생 시점을 아는 것이 치료 계획을 세우는 첫 기준이 됩니다.
- 튼살이 생긴 부위의 피부 두께도 살펴야 합니다. 배나 허벅지처럼 두꺼운 부위와 겨드랑이나 가슴처럼 얇은 부위는 조직 반응 속도가 달라서, 같은 치료라도 결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경우는 치료 시기를 조정해야 합니다. 레이저 치료 자체가 태아나 영유아에게 직접 위험을 준다는 근거보다, 이 시기 피부가 계속 변화하는 중이라 치료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이유로 꼽힙니다.
- 평소 피부가 켈로이드성 흉터를 잘 만드는 체질인지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체질에서는 레이저 자극이 오히려 다른 흉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서, 치료 전 상담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항목입니다.
튼살은 예방이 가능할까?
튼살은 유전적 요인, 즉 콜라겐이 얼마나 탄력 있게 늘어나는 체질인지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막기는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피부가 늘어나는 속도를 조절하는 방향의 관리는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임신 중 체중이 급격히 늘지 않도록 페이스를 조절하거나, 근육량을 키울 때 단기간에 무리하게 증량하기보다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피부가 늘어나는 속도가 완만할수록 콜라겐 기둥이 재배치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보다는 서서히 변화하는 쪽이 튼살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보습제나 튼살 크림이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해할 만합니다. 크림 자체가 콜라겐 기둥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부가 건조하면 탄력이 떨어져 같은 힘에도 더 쉽게 미세하게 갈라지는 경향이 있어서, 충분한 보습으로 피부 표면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크림은 튼살을 막아주는 방패라기보다, 피부가 갈라지기 쉬운 조건을 조금 줄여주는 보조 역할에 가깝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이 글이 도움이 되었나요?
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Read next

머리를 자주 감아도 비듬과 가려움이 반복되는 지루성 두피, 그 원인이 대체 무엇일까?
지루성 두피는 피지와 곰팡이, 그리고 그에 대한 염증 반응이 맞물려 생기는 현상입니다. 왜 유독 기름진 부위에서 비듬이 생기고, 왜 아무리 감아도 2일에서 3일 만에 다시 가려워지는지 그 과정을 쉽게 풀어 설명합니다.
By Dr. Lee

쥬베룩이 처음엔 물광처럼 촉촉하게 시작해 6주 뒤 콜라겐이 차오르는 원리와 유지 기간
쥬베룩 시술 직후 느껴지는 물광 효과와, 6주에서 6개월에 걸쳐 서서히 차오르는 콜라겐 볼륨은 사실 전혀 다른 원리로 생깁니다. 이 글은 쥬베룩의 핵심 성분인 PDLLA가 몸속에서 콜라겐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쉬운 비유로 하나씩 풀어 설명합니다.
By Dr. Kim

에이치피엘 지방용해술이 약물로 부분 지방을 분해한다는 원리와 부위별 회차, 주의점
에이치피엘(HPL) 지방용해술이 주사한 약물로 어떻게 지방세포막을 무너뜨리고, 무너진 지방이 몸 밖으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원리 중심으로 풀어 설명합니다. 부위별로 용량과 회차가 왜 달라지는지, 붓기와 다운타임은 어느 정도인지도 함께 정리합니다.
By Dr.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