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ttytime
Pigment

루비 레이저 694nm가 검버섯과 오타모반에 잘 듣는 이유, 멜라닌 흡광도 곡선으로 본 원리

By Dr. Kim6 min read

검버섯이나 오타모반처럼 진하게 자리 잡은 색소는 토닝을 여러 번 받아도 잘 옅어지지 않아 답답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색소 병변을 처음부터 겨냥해 만든 레이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694nm 파장을 쓰는 루비 레이저입니다.

루비 레이저는 색소를 강하게 깨부수는 큐스위치 색소 레이저입니다. 핵심은 694nm라는 파장에 있는데, 이 파장이 멜라닌에는 잘 흡수되면서 혈관이나 수분에는 덜 흡수돼 색소만 골라 때리기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버섯과 일광 흑자, 오타모반, 문신처럼 또렷한 색소에 오래 쓰여 왔습니다. 왜 하필 694nm인지, 멜라닌 흡광도 곡선과 실제 연구 수치로 담담히 풀었습니다. 아시아 피부에서 신경 써야 할 색소침착 위험도 솔직하게 짚었습니다.

색소 병변을 겨냥하는 큐스위치 색소 레이저 장비

루비 레이저는 어떤 레이저이고 왜 694nm를 골랐을까?

루비 레이저는 이름 그대로 루비 결정을 매질로 쓰는 레이저입니다. 사실 루비는 1960년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빛을 낸 레이저 재료이기도 합니다. 피부과에서는 이 루비가 내는 694nm 붉은빛을 아주 짧게 끊어 쏘는 방식으로 색소를 다룹니다.

여기서 짧게 끊어 쏜다는 것이 큐스위치입니다. 큐스위치는 에너지를 수십 나노초, 그러니까 10억분의 1초 단위로 압축해 한순간에 터뜨리는 기술입니다. 색소 알갱이는 이렇게 순식간에 강한 에너지를 받으면 열이 주변으로 퍼지기 전에 잘게 부서집니다. 쉽게 말하면 얼음을 천천히 녹이는 대신 망치로 순간에 깨는 방식이라, 주변 피부는 덜 데우면서 색소만 골라 깨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694nm인지가 중요합니다. 멜라닌은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더 강하게 흡수하는데, 694nm는 멜라닌이 여전히 잘 흡수하는 영역에 있으면서도 혈관 속 헤모글로빈이나 피부 속 수분에는 덜 흡수됩니다. 그래서 색소에는 에너지가 몰리고 주변 조직은 덜 다치는, 색소 전용에 가까운 파장입니다. 루비 레이저가 문신과 색소 병변을 지우는 초창기 대표 장비로 자리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멜라닌은 파장이 짧을수록 더 잘 흡수한다, 1064nm를 1로 보면 532nm는 약 11배 694nm는 약 4.4배로 694nm가 색소를 노리기 좋은 자리에 있다
멜라닌은 파장이 짧을수록 더 잘 흡수한다, 1064nm를 1로 보면 532nm는 약 11배 694nm는 약 4.4배로 694nm가 색소를 노리기 좋은 자리에 있다

흡광도 곡선은 왜 694nm를 가리킬까?

레이저가 색소를 지우려면 그 빛이 멜라닌에 잘 흡수돼야 합니다. 흡광도 곡선은 파장별로 멜라닌이 빛을 얼마나 빨아들이는지를 그린 그래프인데, 파장이 짧을수록 곡선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초록빛에 가까운 532nm가 멜라닌 흡수가 가장 강하고, 파장이 길어질수록 흡수는 줄어듭니다.

문제는 흡수가 강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532nm는 멜라닌뿐 아니라 혈관 속 헤모글로빈에도 잘 흡수돼서, 색소를 치는 동안 주변 혈관까지 자극해 붉어지거나 멍이 들기 쉽습니다. 게다가 파장이 짧으면 피부 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해 표면 색소에만 닿습니다. 반대로 토닝에 쓰는 1064nm는 깊이 들어가지만 멜라닌 흡수가 약해 한 번에 강하게 깨부수기는 어렵습니다.

694nm는 그 사이에서 균형이 좋습니다. 멜라닌 흡수는 1064nm의 약 4.4배로 여전히 높은데, 헤모글로빈과 수분에는 덜 흡수돼 색소를 골라 때리기 좋습니다. 색소와 혈관을 견주는 선택성으로 봐도 532nm는 멜라닌과 혈액의 흡수 비가 2.4 대 1에 그쳐 혈관 손상이 잦은 편이지만, 694nm처럼 조금 더 긴 파장은 멜라닌 쪽으로 확실히 기울어집니다. 아래 표로 파장별 성격을 견주면 이렇습니다.

파장멜라닌 흡수침투 깊이잘 맞는 색소
532nm가장 강함얕음표면 잡티, 혈관 함께
694nm높음중간검버섯, 오타모반
755nm중간중간에서 깊음진피 색소, 문신
1064nm약함깊음토닝, 깊은 색소

694nm에서는 멜라닌 흡수는 높은데 혈관 속 헤모글로빈과 물의 흡수는 낮아 색소만 골라 때리기 좋은 자리다
694nm에서는 멜라닌 흡수는 높은데 혈관 속 헤모글로빈과 물의 흡수는 낮아 색소만 골라 때리기 좋은 자리다

검버섯과 오타모반, 문신 가운데 무엇에 강할까?

루비 레이저가 가장 잘하는 것은 표면 가까이에 진하게 자리 잡은 색소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햇볕에 오래 노출돼 생기는 검버섯, 곧 일광 흑자입니다. 한 연구에서 피부 타입 2형에서 4형까지 환자들의 검버섯 병변 91곳을 루비 레이저로 치료했더니 모두 깨끗하게 없어졌습니다. 주근깨도 표면 색소라 대체로 잘 반응합니다.

오타모반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오타모반은 색소가 표면이 아니라 진피 깊은 곳에 파랗게 박혀 있어, 한 번에 지워지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서서히 옅어집니다. 그래도 루비 레이저는 오래전부터 오타모반 치료에 쓰여 온 장비이고, 회를 거듭하면 상당히 밝아집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들에서는 좋아지는 비율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신도 루비 레이저의 오랜 영역입니다. 694nm는 검정과 남색 계열 잉크에 잘 흡수돼서, 한 연구에서는 검푸른 문신의 상당수가 75%가 넘게 지워졌습니다. 다만 빨강이나 노랑 같은 색은 694nm로는 잘 빠지지 않아 다른 파장이 필요합니다. 색소마다 잘 맞는 정도가 다르니, 표로 간단히 견주면 이렇습니다.

색소 질환반응회차
검버섯 일광 흑자대체로 완전히 소실적은 횟수
주근깨잘 반응적은 횟수
오타모반여러 번 걸쳐 옅어짐여러 회
검정 남색 문신상당수 75% 이상 제거여러 회

오타모반 치료 반응을 레이저별로 비교한 그래프, 큐스위치 루비 54% 엔디야그 64% 알렉산드라이트 58% 피코초 100%
오타모반 치료 반응을 레이저별로 비교한 그래프, 큐스위치 루비 54% 엔디야그 64% 알렉산드라이트 58% 피코초 100%

실제 연구에서 색소는 얼마나 옅어졌을까?

수치로 보면 색소 종류에 따라 반응이 꽤 갈립니다. 표면 색소인 검버섯은 앞서 본 것처럼 대부분 깨끗하게 빠지는 반면, 진피에 박힌 오타모반은 눈높이를 조금 달리 잡아야 합니다.

오타모반을 다룬 여러 연구를 한데 모은 분석이 있습니다. 57개 연구, 환자 1만 3천여 명을 정리한 자료인데, 큐스위치 루비 레이저로 치료했을 때 뚜렷하게 좋아진 비율이 약 54%였습니다. 같은 큐스위치 계열인 엔디야그 1064nm는 64%, 알렉산드라이트 755nm는 58%로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루비 레이저는 보통 2회에서 3회 안팎으로 나눠 받고, 회를 더할수록 색이 옅어집니다.

더 새로운 피코초 레이저는 반응이 거의 100%에 가까울 만큼 강했습니다. 다만 그만큼 부작용 보고도 44%로 높아, 효과와 안전을 함께 저울질해야 합니다. 루비 레이저는 오래 검증돼 온 색소 레이저답게 부작용이 14% 정도로 관리 가능한 편이라, 여전히 믿을 만한 선택지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어떤 색소를 지우느냐에 따라 맞는 장비가 갈리니, 시술 전에 내 색소의 깊이부터 진단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레이저로 검버섯을 치료해 갈색 반점이 옅어진 시술 전과 후의 모습

시술은 몇 번 받고 회복은 어떻게 흐를까?

시술 자체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마취 크림을 바르고 기다린 뒤, 색소 부위에 레이저를 톡톡 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검버섯 하나 정도면 몇 분이면 끝나고, 쏘는 순간 고무줄로 튕기는 듯한 따끔함이 있습니다. 색소가 강한 에너지를 받으면 그 자리가 순간적으로 하얗게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을 프로스팅이라고 하고 색소가 잘 반응했다는 신호입니다.

회복 과정은 색소가 딱지로 올라왔다 떨어지는 흐름을 따릅니다. 시술 직후에는 그 자리가 거뭇하게 변하거나 미세한 딱지가 앉고, 보통 1주에서 2주에 걸쳐 새 피부가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딱지를 억지로 뜯지 않는 것입니다. 새살이 다 차기 전에 떼면 흉이나 색소침착이 남기 쉽습니다.

검버섯이나 주근깨는 이 과정을 한두 번만 거치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오타모반처럼 깊은 색소는 여러 달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반복합니다. 딱지가 떨어진 직후의 피부는 분홍빛으로 여리고 자외선에 약하니, 이때 자외선 차단을 꼼꼼히 하는 것이 다음 색소를 막는 데 중요합니다. 그래서 시술만큼이나 시술 뒤 관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같은 루비 레이저라도 세게 쏘면 색소침착이 33%까지 오르지만 출력을 부드럽게 낮추면 7%대로 떨어진다는 아시아 피부 연구 그래프
같은 루비 레이저라도 세게 쏘면 색소침착이 33%까지 오르지만 출력을 부드럽게 낮추면 7%대로 떨어진다는 아시아 피부 연구 그래프

아시아 피부의 색소침착 위험은 어떻게 줄일까?

색소 레이저에서 가장 솔직하게 짚어야 할 부분이 색소침착입니다.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피부는 멜라닌이 많아, 레이저 자극이 과하면 지우려던 색소 대신 오히려 거뭇한 색소침착이 새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것은 루비 레이저를 포함한 강한 색소 레이저가 공통으로 안고 가는 위험입니다.

다행히 위험의 크기는 시술 방식으로 꽤 달라집니다. 아시아 피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루비 레이저를 세게 쏜 경우 색소침착이 약 33%에서 나타났지만 출력을 부드럽게 낮추자 7%대로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강하게 한 번에 빼기보다, 피부 타입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고 여러 번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술자의 경험이 결과를 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 새로운 피코초 레이저는 같은 색소라도 색소침착 보고가 더 적은 편이라, 색소침착이 걱정되는 피부라면 함께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루비 레이저도 출력만 잘 맞추면 충분히 안전하게 쓸 수 있습니다. 색소가 진행 중인 기미가 함께 있거나, 빛에 예민한 약을 먹는 경우, 최근 피부가 많이 그을린 경우, 임신 중인 경우에는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술 뒤 자외선 차단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토닝으로 잘 빠지지 않던 진한 색소도 루비 레이저로 또렷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었나요?

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Read next

Pigment

점 빼기 CO2 레이저 기화 원리와 재발률 흉터 색소침착 관리, 흑색종 의심 신호 ABCDE까지

점이 어떤 병변이고 검버섯이나 쥐젖, 사마귀와 어떻게 다른지, CO2 레이저가 점을 어떻게 기화시켜 지우는지, 재발과 흉터, 색소침착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깊고 큰 점은 왜 펀치 절제로 접근하는지, 그리고 흑색종을 가려내는 ABCDE 신호까지 실제 연구 수치로 쉽게 정리합니다.

By Dr. Kim

Back to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