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늘어나 버린 모공은 왜 저절로 안 줄고 아무리 관리해도 도로 커진다고 하는 걸까?
By Dr. Kim4 min read

거울을 가까이 대고 보면 코 옆이나 볼 부위 모공이 유독 크게 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화장을 아무리 꼼꼼히 해도 그 부분만 유독 덮이지 않고, 조명 아래에서는 점처럼 그림자가 지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모공은 관리만 잘하면 다시 작아질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한번 벌어진 모공이 저절로 좁아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모공이 커지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안에서 밀어내는 힘과, 밖에서 붙잡아주는 힘이 있는데, 이 두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모공이 넓어집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왜 저절로는 잘 돌아오지 않는지 원리를 하나씩 풀어서 정리했습니다.
모공은 원래 왜 있는 걸까?
모공은 피부에 뚫린 구멍이 아니라, 털을 만드는 모낭과 피지를 만드는 피지샘이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피지샘에서 만들어진 기름 성분이 이 통로를 타고 피부 표면으로 올라와야 피부가 마르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통로의 굵기가 늘 일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통로 안쪽에 쌓이는 것이 많아지거나, 통로 벽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면 입구가 넓어지면서 눈에 보이는 모공이 커집니다. 즉 모공 확장은 통로 자체가 새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원래 있던 통로가 여러 이유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피지가 왜 모공을 안에서 밀어낼까?
피지샘은 피부 부위마다 크기와 활동량이 다른데, 코와 이마, 볼처럼 피지샘이 크고 많은 부위일수록 모공도 눈에 잘 띕니다. 피지샘이 활발하게 움직여 기름을 많이 만들어낼수록 통로를 채우는 양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풍선에 바람을 넣으면 벽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것처럼, 피지가 많이 만들어지는 모낭은 안쪽에서부터 압력을 받아 통로 벽이 서서히 늘어납니다. 여기에 오래된 각질세포가 제때 떨어져 나가지 못하고 통로 안에 함께 쌓이면, 피지와 각질이 뒤엉켜 덩어리를 이루면서 안쪽 압력이 한층 더 세집니다.
이렇게 늘어난 통로는 피지 분비가 줄어든다고 해서 곧바로 원래 굵기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미 늘어난 벽 조직은 어느 정도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피지 자체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모공이 눈에 띄게 좁아지기 어렵습니다.
탄력이 떨어지면 왜 모공이 커질까?
모공 벽 주변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라는 섬유 단백질이 그물처럼 얽혀서 통로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콜라겐을 피부를 받치는 기둥이라고 생각하면, 엘라스틴은 그 기둥 사이를 이어주는 고무줄에 가깝습니다. 이 기둥과 고무줄이 튼튼할 때는 모공 통로가 좁게 유지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거나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콜라겐을 잘게 잘라내는 효소인 MMP(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 콜라겐을 자르는 가위 같은 물질입니다)의 활동이 늘어나고, 반대로 새 콜라겐을 만드는 능력은 떨어집니다. 기둥이 서서히 줄어들고 고무줄도 탄력을 잃으면, 모공 벽을 붙잡아주던 힘이 약해지면서 중력과 피부 자체의 무게에 못 이겨 모공이 아래로 늘어지듯 넓어집니다.
이 과정은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확장과는 결이 다릅니다. 피지형 모공은 안에서 밀어내는 힘 때문에 생기고, 탄력저하형 모공은 밖에서 붙잡는 힘이 약해져서 생깁니다. 실제로는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젊을 때는 피지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는 탄력 저하가 더해지며 모공이 점점 더 뚜렷해지는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모공은 왜 저절로 다시 줄어들지 않을까?
멍이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몸이 알아서 회복시켜 주는데, 모공은 왜 그렇게 되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모공 확장이 급성 손상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는 구조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 통로 벽을 이루는 콜라겐 섬유가 한번 끊어지거나 얇아지면, 몸이 이를 완전히 새 섬유로 다시 채워 넣는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상처처럼 즉각적인 회복 신호가 발동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늘어난 피지샘 자체의 크기도 쉽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피지 생산을 억제하는 관리를 해도 이미 커진 샘의 물리적 크기가 원래대로 돌아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 반복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노화가 계속 진행되면 MMP 활동은 오히려 꾸준히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회복보다 손상이 앞서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세안이나 모공 수축 화장품 같은 일상 관리만으로는 이미 벌어진 통로의 물리적인 구조까지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설명입니다. 다만 피지 조절과 자외선 차단을 꾸준히 이어가면 모공이 더 커지는 속도를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관리와 치료는 각각 무엇을 겨냥할까?
일상적인 관리와 시술 기반 치료는 겨냥하는 지점이 다릅니다. 관리는 주로 피지와 각질이라는 안에서 밀어내는 힘을 조절하는 데 집중하고, 치료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라는 밖에서 붙잡는 힘을 다시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살리실산이나 레티노이드 같은 성분은 모공 통로 안에 쌓인 각질이 잘 떨어져 나가도록 도와서, 안에서 밀어내는 압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성분이나 생활 습관 관리는 통로를 채우는 재료 자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 RF(고주파, 전기 에너지로 피부 안쪽에 열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나 미세침을 이용한 시술은 진피층에 자극을 주어 콜라겐이 새로 만들어지도록 유도하는 접근으로, 탄력저하형 모공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고됩니다.
- 레이저 시술은 표피와 진피 일부에 조절된 손상을 주어 재생 과정에서 콜라겐이 다시 채워지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지형과 탄력저하형이 섞인 경우에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이미 늘어난 통로 벽 조직에 새로운 콜라겐을 채워 넣어야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즉각적인 효과보다는 시술 후 4주에서 12주에 걸쳐, 길게는 6개월까지 점진적으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모공이 부위마다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같은 얼굴 안에서도 코는 모공이 크고 볼은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부위마다 피지샘의 밀도와 크기, 그리고 피부를 받치는 콜라겐 조직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코 주변은 원래 피지샘이 크고 촘촘하게 몰려 있어서 피지형 모공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고, 볼이나 눈가는 나이가 들면서 탄력저하형 모공이 상대적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부위별 차이 때문에 얼굴 전체에 같은 관리를 똑같이 적용하기보다, 부위별 원인을 나눠서 접근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이 많습니다. 코는 피지 조절에 무게를 두고, 볼이나 눈가는 탄력을 키우는 쪽에 더 신경 쓰는 식으로 나눠 생각하면 관리 방향을 잡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결국 모공이 커 보이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안에서는 피지와 각질이 밀어내고 밖에서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힘을 잃어 붙잡아주지 못하는 두 가지 흐름이 겹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 원인만 떠올리기보다 두 힘의 균형이라는 큰 그림으로 이해하면, 왜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왜 치료가 콜라겐 재생 쪽을 겨냥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됩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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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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