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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과 유제품, 당분 섭취가 인슐린과 IGF-1 분비를 자극해 악화시키는 원리

By Dr. Kim4 min read

여드름이 났을 때 초콜릿이나 우유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근거 없는 속설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최근 연구들은 특정 음식이 여드름이 만들어지는 경로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고 보고합니다. 특히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과 유제품이 반복해서 언급됩니다. 왜 하필 이 두 가지가 자주 지목되는지, 몸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하나씩 풀어봅니다.

여드름과 음식, 정말 인과관계가 있을까?

여드름은 피지선이 막히고 그 안에서 염증이 생기는 피부병입니다. 오랫동안 피부과에서는 음식과 여드름이 별 상관없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당지수(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많이 올리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높은 식단과 유제품 섭취가 여드름 발생이나 악화와 관련 있다는 보고가 쌓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관계는 담배와 폐암처럼 하나의 원인이 하나의 결과를 딱 만드는 단순한 구조는 아닙니다. 음식은 몸속 호르몬 신호를 살짝 밀어주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그 신호가 피지선과 모공에 어떻게 전달되는지 알면, 왜 특정 음식이 자꾸 지목되는지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이 피지선을 자극하는 원리

흰쌀밥, 흰 빵, 단 음료처럼 소화가 빨라 혈당을 급하게 올리는 음식을 고당지수 음식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훅 오르고, 몸은 이를 낮추려고 인슐린을 평소보다 많이 내보냅니다.

인슐린이 많아지면 IGF-1(인슐린과 사촌 격인 성장 신호 물질로, 세포를 자라고 늘어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도 함께 늘어납니다. IGF-1은 피지를 만드는 피지세포를 자극해 피지 생산을 늘리고, 모공 안쪽 세포가 과도하게 쌓이는 각질화를 부추깁니다. 모공이 기름과 각질로 좁아지면 여드름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인슐린과 IGF-1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피지선에서 더 활발히 작용하도록 거들기도 합니다. 안드로겐은 원래도 피지 생산을 늘리는 호르몬인데, 인슐린 신호가 겹치면 이 작용이 한층 더 세집니다. 그래서 같은 양의 안드로겐이 있어도 혈당이 자주 튀는 사람에게서 피지가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 잡곡이나 채소, 통곡물 등으로 바꾸면 이 신호 자체가 덜 튀어 오릅니다. 실제로 저당지수 식단으로 몇 주간 바꾼 뒤 여드름 병변이 줄었다고 보고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우유가 여드름 논쟁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

우유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여드름 관련 연구에서 유제품이 꾸준히 언급되는 데는 따로 이유가 있습니다. 우유 자체에 들어 있는 호르몬 성분과, 우유 속 단백질인 카세인과 유청단백이 몸속에서 인슐린과 IGF-1을 자극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혈당이 아니라 단백질 성분이 문제라는 뜻입니다. 유청단백은 헬스장에서 흔히 먹는 보충제 원료이기도 합니다. 이 단백질이 근육을 키우는 경로와 같은 방식으로 인슐린과 IGF-1 신호를 끌어올립니다. 그 신호가 피지선까지 이어지면서 여드름 경로를 함께 자극하는 것입니다.

우유에는 또 소가 임신 중일 때 나오는 미량의 호르몬 성분도 섞여 있습니다. 사람이 마시는 양은 매우 적지만, 이 성분들도 몸속에서 안드로겐 계열 신호와 맞닿아 있어 피지선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됩니다. 우유 한 잔에 이런 여러 자극 요인이 겹쳐 있는 셈입니다.

탈지우유가 전지우유보다 더 문제 되는 배경

여러 연구에서는 지방을 뺀 탈지우유 쪽이 여드름과 더 자주 연관됩니다. 지방이 많은 전지우유보다 오히려 탈지우유가 문제라는 결과는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가설은 이렇습니다. 우유에서 지방을 빼는 가공 과정을 거치면서 지용성 성분들의 균형이 달라지고, 상대적으로 유청단백과 호르몬 성분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인슐린과 IGF-1을 자극하는 힘이 오히려 더 세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가설 단계이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는 반응도 아닙니다. 같은 양의 우유를 마셔도 유제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계속 연구되고 있습니다.

요구르트나 치즈 같은 가공 유제품은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약하게 보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효나 가공 과정에서 자극 성분의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액체 형태의 우유만큼 자료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유제품이라고 다 같은 정도로 묶어 판단하기보다는, 어떤 형태로 얼마나 자주 먹는지를 함께 살피는 편이 정확합니다.

정제당과 단순당이 피지 성분을 바꾸는 과정

설탕이 많이 든 음식도 결국 혈당과 인슐린 경로로 돌아갑니다. 정제된 설탕은 소화 과정이 짧아서 혈당을 특히 빠르게 올립니다.

혈당이 자주 크게 출렁이면 몸은 인슐린을 반복해서 많이 내보내는 상태에 익숙해집니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피지선은 더 많은 피지를 만들고, 그 피지 안의 지방산 구성도 염증을 잘 일으키는 쪽으로 조금씩 바뀐다고 보고됩니다. 기름 자체의 질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여기에 모공 속 각질세포가 서로 잘 안 떨어지고 뭉치는 경향까지 겹치면, 기름과 각질이 함께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정제당은 이 과정에 염증 반응도 더합니다. 혈당이 급하게 오르내리는 상태가 반복되면 몸속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 물질이 함께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드름은 막힌 모공 안에서 세균이 번식하며 염증으로 번지는 병이라, 몸 전체의 염증 성향이 조금만 높아져도 이미 막힌 모공에서 붉고 아픈 여드름으로 진행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여드름 있는 피부가 식단에서 먼저 점검할 부분

식단을 한 번에 다 바꾸기보다는 아래 항목부터 순서대로 점검해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 단 음료와 디저트: 혈당을 가장 빠르게 올리는 항목이라 인슐린 반응도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 흰쌀밥, 흰 빵 같은 정제 탄수화물: 통곡물보다 소화가 빨라 같은 원리로 혈당을 급하게 올립니다.
  • 탈지우유를 포함한 유제품: 혈당과 별개로 IGF-1 신호를 직접 자극할 수 있습니다.
  • 유청단백 보충제: 운동 목적이라도 여드름이 심한 시기라면 섭취량을 한 번 점검해볼 만합니다.

한 가지를 완전히 끊기보다는 양을 줄여보면서 피부 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방식이 부담도 적고 이어가기도 쉽습니다.

식단 조절만으로 여드름이 좋아질 수 있을까?

식단 조절이 여드름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는 쌓이고 있지만, 식단만으로 여드름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드름은 호르몬과 유전, 피부 자체의 염증 반응, 세균, 각질 대사가 함께 얽혀 나타나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단 조절은 여드름 치료를 돕는 보조 수단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이미 처방받은 약이나 관리법이 있다면 그대로 유지하면서,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식단과 유제품 섭취량 조절을 함께 시도해 보는 정도가 균형 잡힌 접근입니다.

몸에 맞는 조합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몇 주간 식단을 바꿔보고 피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식단만으로 반응이 더디다면 억지로 더 오래 참기보다는, 피부과 진료를 통해 다른 관리 방법을 함께 병행하는 편이 결과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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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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