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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좁쌀인 줄 알았던 피지샘 증식증, 여드름과 대체 뭐가 다르고 또 어떻게 없앨까?

By Dr. Kim5 min read

거울 앞에서 이마나 관자놀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좁쌀처럼 작고 노르스름한 알갱이가 오돌토돌 만져질 때가 있습니다. 짜 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연고를 발라도 2주에서 4주가 지나도록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걸 여드름으로 오해하지만, 사실 이 알갱이의 정체는 피지샘이 스스로 커지면서 생기는 피지샘 증식증인 경우가 흔합니다. 왜 하필 그 자리에, 그런 모양으로 생기는지, 그리고 여드름과는 어떻게 구분하고 없앨 수 있는지 하나씩 짚어 드립니다.

피지샘은 원래 어떤 일을 할까?

피부 속에는 털이 자라는 모낭마다 피지샘이라는 작은 샘이 붙어 있습니다. 이 샘은 피지, 즉 기름 성분을 만들어 모낭을 통해 피부 겉으로 내보내는 일을 합니다. 피부에 기름칠을 해서 물기를 붙잡아 두고 겉이 트지 않게 막아 주는, 작은 윤활유 공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마나 코, 뺨처럼 피지샘이 유독 많고 큰 부위를 흔히 티존이라고 부르는데, 피지샘 증식증도 바로 이 부위에 잘 생깁니다.

세안을 마치고도 얼굴이 심하게 당기지 않는 건 이 피지 덕분입니다. 반대로 피지가 거의 안 나오는 부위는 겨울철에 쩍쩍 갈라지기 쉬운데, 그만큼 피지샘 하나하나가 매일 조용히 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피지샘이 커지면 왜 볼록한 알갱이가 생길까?

피지샘도 다른 세포처럼 오래되면 자연히 새 세포로 바뀝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 교체 속도가 느려지고, 하나의 피지샘 둘레로 작은 소엽, 그러니까 포도송이처럼 뭉친 작은 주머니 구조들이 여러 개 더 자라나 뭉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소엽 하나하나가 풍선처럼 부풀며 개수까지 늘어나니, 피부 겉으로 볼록하게 도드라진 노란빛 알갱이로 만져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샘 자체가 양적으로 늘어나는 변화라 증식증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암과는 무관한 양성 변화입니다.

풍선 하나에 바람을 넣는 것과, 풍선 여러 개를 한 다발로 묶어 함께 부풀리는 것을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소엽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다발이 굵어지듯 알갱이도 점점 도드라지기 때문에, 처음엔 작던 것이 5년에서 10년 지나면 좀 더 커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운데가 옴폭 파인 것은 왜 그럴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갱이 한가운데가 살짝 옴폭 파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리는 원래 피지가 빠져나가던 통로, 즉 모낭 입구가 있던 자리입니다.

피지샘 소엽들이 이 통로를 빙 둘러싸듯 부풀어 오르면서 가운데 구멍만 남기고 도넛처럼 자라기 때문에, 중심부가 상대적으로 낮게 눌린 모양이 됩니다. 이 가운데 파임은 피지샘 증식증을 알아보는 가장 확실한 단서 중 하나입니다.

빨대 여러 개를 다발로 묶으면 가운데 구멍은 그대로 남고 둘레만 두꺼워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손끝으로 살살 눌러 보면 가장자리는 볼록하고 정중앙은 살짝 꺼진 게 만져지는데, 돋보기가 없어도 밝은 조명 아래에서 눈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드름과는 무엇이 다를까?

여드름 구진도 작고 볼록하게 만져져서 둘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생기는 이유부터 다릅니다. 여드름은 모낭이 막히고 염증균이 자라면서 붉게 부어오르는 염증성 변화이고, 피지샘 증식증은 염증 없이 샘 자체가 서서히 커지는 변화입니다. 3가지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색깔과 붉기: 여드름은 염증 때문에 빨갛게 부어오르지만, 피지샘 증식증은 노랗거나 살구빛을 띠고 잘 붉어지지 않습니다. 염증 여부가 색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 가운데 모양: 여드름은 가운데가 볼록하거나 고름이 찬 뾰족한 모양인 반면, 피지샘 증식증은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여 있습니다. 통로를 둘러싸고 자라는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짜 보았을 때: 여드름은 짜면 피지나 고름이 나오지만, 피지샘 증식증은 짜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안에 고여 있던 것이 아니라 샘 조직 자체가 불어난 것이라 짜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3가지만 확인해도 두 질환을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뾰루지인 줄 알고 1주에서 2주를 기다려도 붉기가 가라앉지 않고, 손으로 짜 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여드름보다는 피지샘 증식증 쪽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 중년 이후, 지성 피부에 잘 생길까?

피지샘 증식증은 주로 40대 이후, 그리고 피지 분비가 원래 많던 지성 피부에서 잘 나타납니다.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에 대한 피지샘의 반응성이 달라지고, 오래된 세포가 새 세포로 바뀌는 속도, 즉 세포 교체율도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피부, 그리고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복용한 분들에게서도 더 잘 생긴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어, 부모나 형제 중에 비슷한 것이 있다면 더 신경 써 살펴볼 만합니다.

쉽게 말하면 젊을 때는 낡은 세포가 빠르게 새것으로 바뀌어 자리를 정리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정리 속도가 느려져 오래된 소엽이 그 자리에 계속 쌓이는 셈입니다. 그래서 유독 이십 대보다 사십 대 이후 얼굴에서 이 알갱이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입니다.

여러 개가 한꺼번에 많이 생기면 다른 신호는 아닐까?

대부분의 피지샘 증식증은 그 자체로 걱정할 병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에 한두 개, 많아야 5개에서 10개 정도 생기는 흔한 변화입니다.

다만 아주 드물게, 젊은 나이에 얼굴과 몸통 여러 곳에 걸쳐 유난히 많은 피지샘 종양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양상은 뮤어토레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증후군은 대장암이나 자궁내막암 같은 다른 장기 암의 위험이 함께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족력이 있으면서 피지샘 병변이 유독 많다면 피부과 진료에서 한 번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은 나이와 피부 타입만으로 생기는 흔한 변화이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기소작으로 없애는 원리

피지샘 증식증은 대부분 건강에 해롭지 않은 양성 변화라 반드시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미용적으로 신경 쓰인다면 전기소작, 즉 전기로 조직을 지져 없애는 시술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가느다란 전극에 고주파 전류를 흘려 열을 발생시키고, 그 열로 커진 피지샘 소엽 조직만 태워 응고시키는 방식입니다. 통로 주변을 얕게 지지면 부풀었던 소엽이 가라앉으면서 알갱이가 납작해집니다.

풍선처럼 부풀어 있던 조직에 바늘 대신 열을 대어 바람을 빼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다만 진짜 바늘로 찌르는 게 아니라 소엽 세포를 익혀 굳히는 방식이라, 상처가 덧나거나 피가 나는 일 없이 조직만 조용히 줄어듭니다.

레이저, 이산화탄소 레이저나 어븀야그 레이저처럼 조직을 정밀하게 태우거나 깎아 내는 장비로도 같은 원리로 제거가 가능합니다. 개수가 많고 넓게 퍼져 있다면 이소트레티노인, 비타민 A 계열 성분으로 피지샘 자체를 작게 줄여 주는 먹는 약을 저용량으로 쓰기도 합니다.

시술 직후에는 지진 자리에 작은 딱지가 앉았다가 5일에서 7일 안에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그 아래로 매끈한 피부가 새로 드러납니다. 지져서 없앤 소엽 조직은 그 자리에서 다시 자라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위치에 똑같은 알갱이가 재발하는 일은 드뭅니다.

재발이 잦은 이유와 관리법

전기소작이나 레이저로 없앤 자리는 대체로 깔끔하게 정리되지만, 문제는 다른 자리에서 새로 생기는 경향입니다. 시술은 이미 커진 소엽을 없애는 것이지, 피지샘이 또 커지려는 체질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성 피부, 자외선 노출, 나이에 따른 호르몬 변화 같은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다른 부위에 비슷한 알갱이가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시술로 완전히 끝낸다기보다, 새로 생기는 것을 2년에서 3년 주기로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마에 났던 것을 깔끔하게 없앴다고 해도, 그것이 관자놀이나 뺨에 새로 생기는 것까지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마치 잡초 하나를 뽑았다고 옆자리에 다른 잡초가 안 나는 게 아닌 것과 비슷해서, 몸의 체질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 자외선 차단을 챙기는 이유: 자외선 노출이 피지샘 증식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꾸준한 자외선 차단이 새로운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무리하게 짜지 말아야 하는 이유: 짜도 나오는 것이 없을뿐더러, 억지로 압출하면 피부에 상처와 자국만 남길 수 있습니다.
  • 갑자기 늘어나면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 드물게 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피부 병변과 헷갈릴 수 있어, 짧은 기간에 여러 개가 새로 생기거나 모양이 이상하면 피부과에서 확인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러니 피지샘 증식증은 급하게 없애야 하는 병이라기보다, 여드름과 잘 구별해 알아 두고 신경 쓰이는 부위만 필요할 때 정리하는 것으로 충분한 변화입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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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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