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스킨케어 방법, 자외선차단제와 retinol 사용법
By Dr. Kim4 min read

20대 피부는 아직 탄탄해 보입니다. 며칠 늦게 자도, 트러블이 나도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정작 관리를 뒤로 미루기 쉬운 나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피부 안에서는 20대 중반을 지나면서부터 이미 조금씩 변화가 시작됩니다. 피부를 아래에서 받쳐주는 콜라겐을 만드는 힘이 서서히 느려지고, 세포가 새로 태어나 각질로 떨어지는 주기도 10대 때와는 달라집니다. 이 시기에 어떤 습관을 들이는지에 따라 30대, 40대의 피부 상태가 갈립니다. 20대 피부관리의 기초를 원리부터 하나씩 짚어봅니다.
20대부터 스킨케어가 필요한 이유
20대 초반까지는 피부 스스로 회복하는 힘이 강합니다. 상처가 나거나 트러블이 생겨도 세포가 빠르게 새로 만들어지고, 오래된 각질도 금방 떨어져 나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20대 중반을 지나면서 이 회복 속도가 조금씩 느려진다는 점입니다. 피부 속에서 콜라겐과 엘라스틴(피부에 탄력을 주는 단백질 섬유)을 만드는 섬유아세포의 활동이 서서히 둔해지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티가 나지 않지만, 이 시기에 자외선과 자극을 얼마나 덜 받았는지가 나중에 고스란히 차이로 드러납니다.
또한 20대에는 피지 분비가 활발해 트러블이 잦은 반면, 각질이 떨어져 나가는 주기 자체는 이미 10대보다 조금씩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여드름 같은 트러블이 먼저 눈에 띄지만, 그 아래에서는 노화의 첫 신호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20대 피부관리는 무언가를 새로 더하기보다,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지켜주는 데서 시작하는 편이 맞습니다. 자극을 줄이고 손상을 예방하는 쪽이, 나중에 무너진 피부를 되돌리려 애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세안은 하루 몇 번이 적당할까?
피부 관리의 시작은 화려한 성분보다 세안입니다. 세안은 하루 동안 쌓인 먼지와 피지, 화장품 찌꺼기를 씻어내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피부 겉면의 피지막도 함께 씻겨 나갑니다.
이 피지막과 그 아래 ceramide(각질세포 사이를 채워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주는 지질 성분)는 피부장벽을 이루는 핵심 재료입니다. 세안을 너무 자주 하거나 세정력이 강한 클렌저를 쓰면 이 장벽까지 함께 벗겨지면서 피부가 오히려 건조해지고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저녁 하루 두 번, 미지근한 물과 순한 클렌저로 씻는 정도가 20대 피부에는 충분합니다. 세안 후 당기는 느낌이 든다면 세정력이 너무 강하다는 신호로 보고 클렌저를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자외선차단제는 왜 가장 먼저일까?
20대 피부관리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자외선차단제입니다. 자외선 중 UVA는 파장이 길어서 피부 표면을 지나 진피층(피부 속 콜라겐이 자리 잡은 층)까지 파고듭니다.
UVA가 진피에 닿으면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matrix metalloproteinase)가 늘어나면서 콜라겐 섬유가 조금씩 끊어집니다. UVB는 에너지가 더 강해 피부 표면의 멜라닌 생성을 자극하고 기미, 잡티, 화상의 원인이 됩니다. 다만 유리창을 그냥 통과하는 쪽은 파장이 긴 UVA뿐이고, 파장이 짧은 UVB는 일반 유리창에서 대부분 걸러집니다.
그래서 실내에 있어도 창가 자리라면 UVA로 인한 콜라겐 손상이 조용히 쌓이고, 흐린 날에도 구름을 뚫고 들어오는 자외선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한 번 바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야외 활동이 길어지면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차단 효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외선차단제를 고를 때는 자외선차단지수와 함께 발라도 답답하지 않은 제형인지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꾸준히 바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본인 피부 타입에 맞아 매일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편이 이론적으로 완벽한 제품보다 실제로는 더 낫습니다.
retinol은 언제 어떻게 시작할까?
retinol은 비타민 A 유도체로, 피부 세포에 있는 레티노산 수용체에 결합해 세포 재생 속도를 끌어올리고 콜라겐 생성을 자극하는 성분입니다. 20대 후반부터 예방 목적으로 많이 찾는 이유입니다.
다만 처음 쓰면 세포 재생이 갑자기 빨라지면서 피부가 그 속도에 미처 적응하지 못해 붉어지거나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적응 기간은 보통 2주에서 6주 정도 이어지다가 잦아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 1~2회, 소량만 바르고 피부 반응을 지켜본 뒤 서서히 횟수를 늘리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자극이 걱정된다면 보습제를 먼저 바르고 그 위에 얹는 방법도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콜라겐 밀도가 실제로 늘어나는 변화가 눈에 보이기까지는 최소 12주 이상 꾸준히 써야 한다고 보고됩니다. 그리고 이 성분을 쓰는 기간에는 낮 동안 피부가 자외선에 더 예민해지므로 자외선차단제를 더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niacinamide와 항산화 성분의 역할
niacinamide(비타민 B3의 한 형태)는 피부 속에서 ceramide 합성을 돕고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성분입니다. 피부장벽을 채우는 재료를 늘려주는 역할이라, retinol처럼 자극이 있는 성분과 함께 쓰면 자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 C 같은 항산화 성분은 결이 다른 역할을 합니다.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 속에서 활성산소(불안정한 산소 분자로, 주변 세포와 콜라겐을 손상시키는 물질)가 늘어나는데, 항산화 성분은 이 활성산소를 먼저 붙잡아 콜라겐이 덜 손상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아침에는 항산화 성분과 자외선차단제로 하루 동안의 손상을 줄이고, 밤에는 niacinamide나 retinol로 재생을 돕는 식으로 시간대를 나누어 쓰는 방식이 많이 권장됩니다.
생활습관은 피부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피부에 바르는 성분 못지않게 생활습관도 노화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결국 피부에도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 수면 부족: 잠자는 동안 피부 세포의 재생과 회복이 가장 활발해지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이 재생 시간 자체가 줄어들어 피부가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합니다.
- 흡연: 담배 연기 속 물질이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에 산소와 영양이 덜 전달되게 하고,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동도 늘려 탄력이 더 빨리 떨어지게 만듭니다.
- 당분 과다 섭취: 혈액 속 당이 콜라겐 단백질에 들러붙는 당화(단백질과 당이 결합해 뻣뻣해지는 반응) 과정을 거치면, 콜라겐이 본래의 탄력을 잃고 딱딱해집니다.
- 만성적인 스트레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오래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피부장벽을 이루는 지질 합성이 줄어들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예민해집니다.
이런 습관들은 하루아침에 피부를 망가뜨리지는 않지만, 20대 내내 쌓이면 30대 이후 피부 상태에서 그 차이가 드러납니다. 그래서 바르는 관리와 생활습관을 같이 챙기는 것이 20대 피부관리의 기본입니다.
결국 20대 피부관리는 세안으로 피부장벽을 지키고, 자외선차단제로 손상을 막고, retinol과 niacinamide로 회복력을 조금씩 끌어올리면서, 잠과 식습관 같은 기본 생활을 함께 챙기는 일입니다. 특별한 시술 없이도 이 순서만 지켜도 30대 피부의 출발선이 달라집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이 글이 도움이 되었나요?
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Read next

30대 스킨케어 성분, retinol과 niacinamide는 뭐가 다를까?
30대에 접어들면 피부가 갑자기 나빠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20대부터 쌓여온 변화가 이 시기에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콜라겐이 줄어드는 원리와 retinol, niacinamide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30대 관리에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By Dr. Lee

레티놀 적응기, 처음 바르면 왜 피부가 뒤집어질까?
레티노이드가 피부 세포를 빨리 교체시키고 콜라겐을 더 만들게 하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주름과 여드름에 함께 작용하는 원리를 짚어봅니다. 처음 바를 때 유독 각질이 일어나고 붉어지는 이유와, 자극 없이 단계적으로 적응하는 방법까지 쉽게 정리했습니다.
By Dr. Kim

콧볼 보톡스 효과는 언제 나타나고 얼마나 갈까?
콧볼 보톡스는 웃거나 크게 숨을 쉴 때 코 옆이 벌어지게 만드는 작은 근육의 힘을 줄이는 시술입니다. 코를 깎거나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움직임만 조절한다는 점에서 다른 코 시술과 원리가 다릅니다. 어떤 근육이 문제이고 보톡스가 그 근육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정리했습니다.
By Dr.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