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해 보이는 주근깨와 기미, 치료 방법이 정반대로 갈리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By Dr. Lee4 min read

거울을 보다 보면 광대나 코 주변에 자잘한 갈색 점이 있는데, 이게 주근깨인지 기미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둘 다 갈색이고, 둘 다 얼굴 중앙부에 잘 생기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두 가지가 한 얼굴에 같이 있는 경우도 많아서, 육안으로만 구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피부과에서 이 둘을 다루는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어떤 반점에는 강한 레이저를 바로 쏘고, 어떤 반점에는 훨씬 약한 시술을 1주 간격으로 5회에서 10회 나눠서 합니다. 심지어 똑같은 레이저를 잘못된 반점에 강하게 쐈다가 오히려 색소가 더 짙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정반대로 접근하는지 알면, 내 얼굴의 반점이 어느 쪽인지 가늠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주근깨는 왜 얕은 곳에만 콕콕 박혀 있을까?
주근깨는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 그중에서도 표피 맨 아래 기저층에만 자리 잡습니다. 표피는 우리 눈에 직접 보이는 얇은 겉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기저층에는 멜라닌세포라는, 색소를 만드는 작은 공장 같은 세포가 있습니다.
주근깨는 유전적으로 이 멜라닌세포가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서 잘 생깁니다. 볕을 쬐면 그 자리의 멜라닌세포가 색소를 유독 진하게 뿜어내면서, 좁쌀만 한 갈색 점이 표피 얕은 층에만 콕콕 박히듯 나타납니다. 깊이가 얕고 위치가 표피 한 층에 국한돼 있다는 점이 주근깨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기미는 왜 유독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할까?
기미는 주근깨보다 자리 잡는 깊이가 더 애매하고, 넓게 퍼진 얼룩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표피뿐 아니라 그 아래 진피 쪽 얕은 부분까지 색소가 걸쳐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진피는 표피 바로 아래,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는 층입니다.
기미가 자극에 예민한 이유는 이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 자체가 유독 흥분하기 쉬운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자외선은 물론이고, 열, 마찰, 심지어 염증 반응 하나에도 멜라닌세포가 과하게 반응해서 색소를 더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됩니다. 그래서 기미가 있는 피부에 강한 자극을 주면, 오히려 그 자극 자체가 색소를 더 짙게 만드는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호르몬과 자외선은 기미에 왜 이렇게 큰 영향을 줄까?
기미는 임신, 경구 피임약 복용, 폐경기 전후 호르몬 변화와 함께 잘 나타나거나 짙어지는 경향이 알려져 있습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여성 호르몬이 멜라닌세포를 자극하는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자외선 역시 기미의 중요한 악화 요인입니다. 자외선을 쬐면 멜라닌세포가 색소를 만들라는 신호를 더 강하게 받는데, 이미 예민해져 있는 기미 멜라닌세포는 같은 양의 햇빛에도 주근깨보다 더 과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기미가 있는 경우 자외선 차단이 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강한 레이저와 약한 토닝,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주근깨는 위치가 표피 한 층에 얕게 국한돼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정확히 겨냥해서 한 번에 강하게 파괴하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대표적으로 큐스위치 레이저(Q-switched laser)라는 장비를 씁니다. 이 레이저는 아주 짧은 순간에 강한 에너지를 쏴서 색소만 순간적으로 부수는 방식입니다. 목표가 얕고 뚜렷하기 때문에 4주에서 8주 간격으로 1회에서 3회의 시술만으로도 반응이 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미는 반대로 접근합니다. 강한 레이저를 한 번에 쓰면 그 열 자극 자체가 예민한 멜라닌세포를 흥분시켜서 색소가 더 짙어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은 계열의 레이저라도 에너지를 훨씬 낮춰서 1주 간격으로 5회에서 10회 반복하는 토닝(laser toning) 방식을 씁니다. 토닝은 한 번에 강하게 부수는 대신, 이렇게 여러 회차에 걸쳐 낮은 자극을 나눠서 멜라닌세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색소만 서서히 옅어지게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강도와 자극 여부를 얼마나 견디는 피부인지에 따라 시술 방식이 완전히 갈린다고 보면 됩니다.
왜 기미는 시술 후에 오히려 짙어지기도 할까?
기미를 다룰 때 가장 조심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강한 레이저를 쓰거나, 시술 간격을 너무 짧게 잡으면 그 자극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 염증이 다시 멜라닌세포를 자극해서 색소를 더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염증 후 색소침착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피부가 방어적으로 색소를 더 뿜어내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기미 치료는 처음부터 강도를 최대치로 올리기보다, 낮은 에너지로 시작해서 피부 반응을 보며 서서히 조절하는 방식이 안전하다고 권고됩니다. 시술 간격도 최소 1주 이상은 두고 피부가 충분히 가라앉을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주근깨는 애초에 이런 자극 민감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걱정 없이 비교적 화끈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재발은 왜 기미 쪽에서 유독 잦을까?
주근깨는 시술로 없앤 자리는 대체로 잘 유지되는 편입니다. 이미 자외선에 민감한 멜라닌세포가 원래 있던 자리이므로 관리 없이 볕을 계속 많이 쬐면 새로 생길 수는 있지만, 지운 자리 자체가 저절로 다시 짙어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기미는 다릅니다. 색소를 만드는 근본 원인, 즉 예민해진 멜라닌세포와 호르몬, 자외선 노출이라는 배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겉으로 보이는 색소만 옅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술 후에도 자외선 차단을 소홀히 하거나 호르몬 변화가 있으면 같은 자리에 다시 색소가 올라오는 경우가 흔하다고 보고됩니다. 특히 일상 속 자외선은 흐린 날에도 피부에 닿기 때문에, 맑은 날만 신경 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됩니다. 이런 이유로 기미는 한 번의 시술로 끝내기보다, 꾸준한 자외선 차단과 유지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됩니다.
내 반점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두 색소 질환을 구분하는 몇 가지 단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반점 크기가 좁쌀처럼 작고 경계가 뚜렷하다면 주근깨 쪽에 가깝습니다. 표피 한 층에만 자리 잡아 경계가 선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 반점이 넓은 얼룩처럼 퍼져 있고 경계가 흐릿하다면 기미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색소가 표피와 진피 얕은 층에 걸쳐 있어 가장자리가 자연스럽게 번지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 여름에 짙어지고 겨울에 옅어지는 패턴이 뚜렷하다면 자외선에 민감한 주근깨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외선 노출량에 따라 색소 생성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 임신이나 피임약 복용 시기와 맞물려 새로 생겼거나 짙어졌다면 기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르몬 변화가 멜라닌세포를 자극하는 시점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눈으로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두 가지가 함께 섞여 있는 얼굴도 적지 않습니다.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가 진단만으로 레이저 강도를 정했다가는 오히려 색소가 짙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시술 강도를 정하는 일은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안전한 방향입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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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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