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원인과 보습제 사용법, 연고와 생활 관리까지
By Dr. Kim5 min read

아토피 피부염은 한 번 좋아졌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가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고를 바르면 가라앉는데 왜 며칠, 몇 주 후에 같은 자리가 또 붉어지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부장벽이 약해진 상태와 면역 반응이 예민해진 상태가 함께 있고, 이 둘이 서로를 자극하면서 악순환을 만듭니다. 장벽만 관리하거나 염증만 가라앉힌다고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원리를 하나씩 풀어봅니다.
아토피는 왜 가라앉았다가 다시 올라올까?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피부는 겉보기에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는 수분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피부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이 벽돌과 시멘트처럼 세포와 지방 성분이 촘촘히 쌓여야 하는데, 이 구조가 원래부터 느슨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구조가 느슨하면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생깁니다. 하나는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의 먼지, 세균,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안으로 더 쉽게 들어오는 것입니다. 문이 헐거운 집은 난방도 새고 벌레도 들어오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겉으로 증상이 가라앉아도 장벽 자체가 회복되지 않으면 자극이 다시 들어와 염증이 재발합니다.
게다가 피부 표면에는 원래 다양한 상재균이 균형을 이루며 살고 있는데, 장벽이 약해진 자리에서는 이 균형도 함께 흔들립니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라는 세균이 정상보다 훨씬 많이 자리 잡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이 균은 피부에 붙는 힘이 강하고, 붙은 자리에서 염증을 더 자극하는 물질을 내놓기 때문에 증상을 오래가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됩니다.

필라그린 부족으로 처음부터 약한 피부장벽
이 장벽 약화의 중심에는 필라그린(filaggrin, 각질세포 안에서 케라틴 섬유를 단단히 뭉쳐주고 이후 분해되어 천연보습인자가 되는 단백질)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 중 상당수는 이 필라그린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어서 처음부터 장벽이 촘촘하지 못한 채로 태어납니다.
필라그린이 부족하면 각질층이 수분을 붙잡는 힘도 함께 떨어집니다. 필라그린이 잘게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천연보습인자(NMF)가 각질세포 안에서 물을 머금은 스펀지처럼 수분을 붙잡아주는데, 필라그린이 부족하면 이 스펀지 역할이 함께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래서 아토피 피부는 같은 습도에서도 다른 피부보다 수분을 더 빨리 잃고, 더 쉽게 건조해집니다.
세라마이드가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각질층 사이사이를 채우는 지방 성분인 세라마이드(ceramide, 피부 세포 사이를 메워 수분이 새지 않게 막아주는 지질)도 아토피 피부에서는 양이 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벽돌 사이 시멘트만이 아니라 벽돌과 벽돌 사이를 메우는 충전재 자체가 부족한 셈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겹칩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IL-4라는 신호 단백질이 세라마이드를 만드는 과정 자체를 방해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즉 염증이 생기면 장벽이 더 약해지고, 장벽이 약해지면 자극이 더 잘 들어와 염증이 다시 심해지는 순환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아토피 피부염은 한 번의 악화로 끝나지 않고 같은 부위에서 되풀이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가려움과 긁음은 왜 서로를 키울까?
장벽이 약해진 틈으로 먼지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들어오면, 몸의 면역세포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반응을 시작합니다. 이 반응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신호 물질이 IL-4와 IL-13입니다. 두 물질 모두 몸이 원래 기생충 같은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쓰는 신호인데, 아토피 피부염에서는 이 반응이 지나치게 강하게, 자주 켜집니다.
이 신호는 가려움을 일으키는 신경도 함께 자극합니다. 가려워서 긁으면 각질층이 물리적으로 상하고, 상한 자리로 자극 물질이 더 쉽게 들어오면서 염증 신호가 다시 커집니다. 이렇게 가려움과 긁음, 염증이 서로를 부추기는 흐름을 흔히 가려움-긁음 순환이라고 부릅니다. 순환의 어느 한 지점만 끊어도 전체 흐름이 조금씩 잦아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순환은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밤에는 체온이 오르면서 피부 혈류가 늘고, 가려움을 억누르는 낮 동안의 여러 자극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려움이 더 도드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면 중 자신도 모르게 긁는 일이 반복되면 낮에 관리를 잘해도 밤사이 다시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보습제는 언제 얼마나 바를까?
보습제는 아토피 피부염 관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도구입니다. 부족한 지질과 수분을 밖에서 채워 넣어, 무너진 벽을 임시로라도 메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몇 가지 원칙이 도움이 됩니다.
- 씻은 직후 3분 안에 바르기: 피부가 촉촉할 때 발라야 수분이 위에 남은 채로 갇히기 때문입니다. 마른 피부에 바르면 흡수가 늦고 효과도 떨어집니다.
-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이 포함된 제품 선택: 각질층 지질 구성과 비슷한 성분일수록 장벽을 실제로 메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하루 2번 이상, 충분한 양으로: 얇게 바르면 금방 마르고 다시 수분이 빠져나갑니다. 손끝 마디 하나 분량을 기준으로 삼는 방법이 흔히 권장됩니다.
- 향료, 알코올이 적은 제품 우선: 향료와 알코올은 예민해진 피부에는 또 다른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고와 생활 관리법
보습만으로 가라앉지 않는 염증에는 국소 스테로이드나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tacrolimus, pimecrolimus, 스테로이드가 아니면서 면역 반응을 눌러주는 연고 성분)를 함께 사용합니다. 염증 신호 자체를 줄여서 가려움-긁음 순환을 끊는 역할을 합니다.
증상이 넓고 심한 경우에는 IL-4와 IL-13 신호를 직접 막는 생물학적 제제(dupilumab 등)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 두 신호가 만나는 통로 하나를 차단하는 방식이라, 염증 반응이 시작되는 문턱 자체를 높이는 셈입니다. 실제로 이런 치료를 받은 뒤에는 장벽의 세라마이드 구성이 회복되는 소견도 함께 보고됩니다.
생활 관리도 함께 필요합니다.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고, 땀과 먼지를 자주 씻어내고, 실내 습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안내됩니다. 모두 장벽에 가해지는 자극을 줄이는 방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옷의 소재도 자주 간과되는 부분입니다. 양모나 거친 합성섬유는 피부 표면을 미세하게 긁는 자극이 되어 가려움을 더 쉽게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면 소재를 헐렁하게 입는 것이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안내됩니다. 새로 산 옷은 한 번 세탁한 뒤 입는 것도 표면에 남은 가공 성분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증상이 눈에 띄게 가라앉기까지는 보통 4주에서 12주 정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됩니다. 다만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보다는 조절이 목표인 만성 질환이라서, 증상이 없는 시기에도 보습과 장벽 관리를 6개월에서 12개월 이상 이어가는 것이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References
Korean Dermatological Association,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AD), and 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MF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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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article
진료하는 미용 의사가 작성했으며 일반적인 교육 목적입니다. 개인별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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